통일 대비, 남북한 인구정책 공동 노력 시급해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3.26
hospital_baby-620.jpg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병원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

(INTRO)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포용적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보건 비영리기관인 ‘지구촌보건의료연구소’의 탁상우 박사와 함께 남북한의 낮은 출산 문제를 짚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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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쪽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 6900명입니다. 지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어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 받고 있습니다.  1970년엔 100만 명을 넘었지만, 2002년 들어 50만 명 선, 2017년에는 40만 명 선이 붕괴됐습니다. 탁상우 박사는 그 주요 원인을 이렇게 분석합니다.

(탁상우) 이 문제는 1980년대부터 있어왔는데,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보건이나 복지상의 문제는 많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기본적으로 노동력의 부족으로 발생해, 일인당 부담하는 복지 책임이 늘어나니까 결국 적어진 인구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먹고 사는 문제’라고 다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왜 어느 특정 인구집단에서 출산이 줄어들고 있느냐를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데요, 요즘 추세로 보면 자녀를 갖기 시작한 가족은 자녀를 더 낳으려고 하는 반면, 아예 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가 많아지고 또 최근의 경향으로 보여지는 것은 아예 가족을 만들지 않는다, 즉 결혼을 하지 않는 성인 남녀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발생하는 출생률의 감소가 가장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셈인데요, 2015년 1.24명을 기점으로 계속 줄어, 지난해 0.98명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OECD는 '경제 협력 개발 기구'로 세계 경제의 협력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입니다.

(김진) OECD 회원국 국가 중에서는 1.0 미만으로 떨어진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 여성의 출산율 역시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한국 통계청이 공개한 ‘2018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북한의 2015~2020년 합계출산율은 1.89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1975~1980년 이후 합계출산율 2명대를 유지해오다 2005~2010년부터 1명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2005~2010년 1.99명, 2010~2015년 1.95명으로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탁 박사의 설명입니다.

(탁상우) 사회적 원인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먹고 사는 원인이죠. 하지만, 북한의 출산율은 아직 걱정해야 하는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두 명 선에서 약간 내려온 상황이고, 다만 출산율의 변화가 언제 급격히 이루어졌느냐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1990년대 후반에 있던 유례없는 기근이나 가뭄으로 인해서 초래가 되면서 그 이후에 경제제재도 동시에 이뤄지고, 그러면서 급격히 감소가 되기 시작하는 것을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간에 다른 개발도상국들은 인구증가를 경험한 곳이 많습니다. 북한의 출산율 감소는 어떻게 보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한이 겪는 사회적 원인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실제로, 20세기 후반 이후 세계 인구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인데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인도는 자연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25년에는 인구 최대국인 중국을 앞질러 인도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또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에서도 출산율이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복지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작년 4분기에는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1500명 더 많아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초로 인구가 줄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북한의 인구는 2천5백여 만 명으로 남한의 1/2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남북한의 인구가 줄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탁 박사는 부정적 파급 효과의 성격은 남북한이 다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탁상우)  남한의 경우, 기본적 사회적 노동력이 감소되면서 한 명의 경제인구가 부담해야 될 사회적 노동적 책임이 커지는 부분이 상당한 부담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노동력의 부재로 발생하는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결국은 이민 인구를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북한의 경우 출산율이 떨어지면 현재도 굉장히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그런 사회구조인데, 기본적 노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면,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경제력이 떨어지는 효과와 똑 같은 게 생깁니다. 그렇다고 북한이 이주민을 받아들여 그 노동력의 부족분을 채운다던가 하는 정책적 변화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노동력의 부재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출산을 늘리려면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손에 잡히는 출산장려책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탁 박사는 통일한국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남북한이 함께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탁상우) 통일 한국이 바라봐야 되는 인구문제는 분명히 현재 남북정부가 따로 추진하는 인구정책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통일한국은 사실 이상적인 개념으로 많이 보여지고 있고요, 통일을 준비하는 인구정책은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 지금부터라도 복지에서 구현할 수 있는 몇 가지 노력들이 있습니다. 남한 같은 경우는 북한을 통해서 유입되는 노동력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그것들을 포용할 수 있는 것을 만들 것인가인거죠. 가령 다른 문화이고, 언어도 많이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이런 인구 유입을 사회적으로 잘 수용해서 노동시장에 적절히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적 노력들이 있어야 합니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사실 통일을 준비하기 전에 남북간에 교류가 이뤄지면서 노동력의 교류도 이뤄질 텐데, 노동력이 남한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나 부작용에 대해서 미리 교육한다든가 적응도를 높일 수 있는 그런 노력들을 정책적으로 한번 만들어볼 수 있는데, 결국 이런 것들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대응하는 복지문제로 연결된다고 봅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오늘은 남북한의 저 출산 문제 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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