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 시작되면, 북 시급한 건강 문제 개선에 간호사 투입이 가장 비용효과적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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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옥류아동병원 간호원의 모습.
북한 옥류아동병원 간호원의 모습.
사진-AP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의 간호사 실태와 남북한의 간호 협력 가능성을 들여다 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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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북한의 보건의료 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보건의료가 정치상황을 떠나 남북교류의 기본 토대로 적합한 분야라서 그렇겠죠? 이런 가운데, 간호 분야가 점차 주목 받고 있는데요, 고려대학교 간호대학의 신나미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은 인구 천명당 간호사 비율이 3.9명으로 매우 낮다면서, 북한 간호사의 양적,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고려대학교 간호대학 신나미 교수.
고려대학교 간호대학 신나미 교수. 출처: 고려대학교 웹사이트

(신나미) 양성기관은 있지만, 남한에 견줄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북한에서는 ‘간호사’라고 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간호원’을 사용합니다.  양성체계를 보면, 북한 9개도와 평양, 개성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1개 기관에서 간호원을 양성하는 2년제 과정이 있습니다. 또, 남한의 ‘조무사’에 해당하는 사람도 똑같이 ‘간호원’이라고 하는데요, 이들은 ‘양성소’라는 곳에서 교육받습니다. 이렇게 해서 여러 유형의 교육기관이나 양성소 형태의 교육 체제에서 간호원을 배출합니다. 한국은 간호대학이 있고 4년제도 있고, 3년제도 있지만, 간호조무사는 완전히 다릅니다. 북한에서는 간호사나 조무사 구별하지 않고, 2년제이든 1년제든, 6개월 양성소든 똑같이 간호원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전문직 내에 포함되지 않은 체계라고 봅니다.

이처럼 간호사 수가 모자라고 간호사 교육수준이 남한보다 낮지만, 더 시급한 문제는 모성사망률과 아동사망률이 높은 점이라고 신 교수는 지적합니다. 예컨대, 북한의 모성사망률은 남한의 8배 수준이라면서, 15세 여성 기준으로 모성 관련으로 사망의 위험을 따졌을 때 북한은 660명 중 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신나미) 국제보건을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지표로 언급되는 게 모자보건입니다. 가임기 여성의 사망률, 즉 모성사망률이라고 하죠. 또 5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 5세 미만 아동 중에서도 신생아 사망률 등이 한 국가의 보건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들입니다. 어려운 나라들일수록 가장 취약한 인구는 여성과 아동입니다. 이 모자보건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봅니다. 많은 경우, 우리가 음식을 주던, 건강 문제를 도와주던 결국 지원 물자들이 다 북한 군인들한테 갑니다. 왜냐면 북한이 군인들을 우선시하는 구조니까요. 가게 되면 우리의 선의가 오히려 전쟁 준비하는데 쓰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모자보건 쪽을 신경 쓰면,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12년 국제기구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발간한 간행물을 보면, 북한 여성들이 임신 중 산전진찰을 4회 이상 받은 경우가 93.5%입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는 산모가 출산 전에 최소 네 번은 의사를 만나도록 임신부에게 권장하는데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북한의 건강 자료를 분석할 때 액면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신나미) 올해 여름에 북한에서 오래 유니세프 조사관으로 활동했던 이집트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북한을 많이 다녔고 상주하는 기간도 가장 길었던 조사관이었음에도 활동에 상당한 제한을 당했습니다. 본인들이 직접 조사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고, 그러다 보니 북한 측에서 제공해주는 자료들을 토대로 발표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또, 유엔 세계식량계획도 나름 좋은 자료들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북한이 아무래도 자기들의 치부를 가리는 경향이 많기 많아서요.

단순히 치부를 가리는 게 아니라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국가여서일 것이라고 신 교수는 지적합니다. 사실, 이는 신 교수의 생각이라기보다는 북한에 있을 때 간호원으로 일했던 탈북 학생의 증언입니다.

(신나미) 간호원을 2년 가량 하다가 탈북을 한 학생이 고려대학교 간호대학에 재학 중입니다. 제가 물었어요. ‘최소 1회 이상 의사를 보는 임산부들이 100%이고, 최고 4회까지 의사를 만나는 임산부도 93.5%’라고 했는데 믿어지지 않아’ 그랬더니 웃더라고요. 그렇지 않다고요. 생명을 경시하는 문화가 만연하다면서, 마취과 의사가 별로 없어서 산부인과 의사가 제왕절개하는 경우만 병원에서 해주고, 나머지는 대부분 가정분만이라고 합니다. 제왕절개를 하면 마취를 하는데 미국이나 한국만 해도 전신 마취하는데, 척추 쪽으로 마취하다가 사고가 많아서 죽는 여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의사가 별다른 처벌을 받지조차 않습니다.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유물론, 공산주의 국가이다 보니 자신이 병원에서 일하면서 ‘이것은 너무나 옳지 않다’ 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모든 가임 여성들이 산전 간호를 100% 받는다는 수치가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고 오히려 제게 되물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얼마 전 한국의 건강의료사이트인 ‘코메디닷컴’이 탈북 대학생들이 남한에서 가장 많이 선택한 전공 중 하나가 간호학이라고 전했는데요, 고려대학교에서 간호학을 공부하는 탈북 학생들에 대해 신 교수에게 물었는데요, 이들에 대한 기대와 우려, 직접 들어보시죠.

(신나미) 이 학생들이 정원 외로 들어오죠. 고려대학교에 들어오는 일반 남한 쪽 학생들하고는 똑같이 경쟁해서 들어올 수가 없죠. 그래서 정원 외로 북한에서 오는 학생들을 받아주고 있거든요. 다 받아주는 것은 아니고, 그 중 심사해 ‘이 정도면 들어와 할 수 있겠다 싶은 학생들을 뽑는데, 안타까운 것은 양극화 현상입니다. 반 가량은 열심히 공부해 남한 학생들을 따라가는데, 나머지 반은 잘 따라오지 못하고, 성적이 안돼 퇴학을 당하거나 휴학합니다. 간호학은 생명을 다루는 분야라서 공부하는 양도 많고 열심히 해야 합니다. 간호학이 의학과도 그렇지만 의학용어가 다 영어이다 보니, 북한 출신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많이 어려워합니다.

남북 교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북한의 보건 문제를 해결할 단기적 개선 방안이 무엇이겠냐는 질문에, 신 교수는 의료 인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간호사를 투입하는 것이라고 답합니다.

(신나미) 북한 의료문제, 가령 의사를 키워서 배출하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간호사들은 이에 비해 훨씬 비용효과적입니다. 만연한 건강문제가 꼭 의사들에 의해서만 해결되지 않는 영역도 상당히 많습니다. 위생, 기본적 영양 등등. 오히려, 교육을 통해 대상자들에게 건강교육을 실시해 예방 가능한 질병들도 많습니다. 이런 데 기여할 수 있는 게 간호학 분야입니다. 급성질환, 중증질환 등은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예방 가능한 많은 부분은 간호사에 의해서, 교육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교육에 간호사들이 투입되면 좋겠다고 봅니다. 양질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간호사를 육성해내는 교육기관들을 목표로 해, 도와줘야 될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오늘은 북한의 간호사 실태와 남북한의 간호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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