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 제정한 SDG에 높은 수용성 보이나, 이행 현황 아직 미미한 수준’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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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오전 인천광역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9 UN 아시아-태평양지역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심포지엄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오전 인천광역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9 UN 아시아-태평양지역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심포지엄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유엔 SDG를 통한 북한 보건의료 개선 방안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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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천시는 최근 송도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속가능개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는데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내외 고위인사, 학자, 민간기구 대표 등 64개국 2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SDGs 이행상황 점검, SDG 이행촉진을 위한 효과적 공공제도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는데요, 요즘 열리는 여러 토론회에서 화두는 단연 SDG입니다.

SDG는 2016~2030년까지 시행되는데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필요를 채우면서도 미래 세대가 자원을 사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구체화시켜 2015년 세계 유엔회원국가들이 모여 합의한 17가지 목표입니다. 이와 관련해, 아주대학교 아주통일연구소의 구애림 연구원에게 SDG에서 보건, 의료, 복지 비중이 높은 편이냐고 물었는데요, 이 분야는 3번째 목표에 포함된다는 답이 돌아오네요. 구 연구원의 설명 한번 들어보시죠.

(구애림) 목표 3번이기는 하지만, 17개 목표 중에서 세 번째로 중요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어떤 국가에서는 보건의료가 정말 취약하고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다뤄야 하는 목표인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충분히 잘 이뤄지고 있어서 중요도가 높지 않을 수가 있거든요. 어떤 목표의 비중이 크다, 작다고 일반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다만, 특정국가 내 의료보건 취약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먼저 확인하고, 이에 따라 우선순위나 국가 차원의 비중을 논할 수 있습니다.

북한도 유엔 회원국인데요, 유엔이 제정한 SDG 이행에 적극적일까요? 구 연구원의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앞서, 구 연구원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유엔 SDG 목표 3과 북한주민의 건강권'이라는 제목의 회의에 참석해 이와 관련된 발표를 하기도 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구애림) MDG에서는 공여국과 수혜국의 틀이 강한 편이었습니다. 더 잘 사는 나라가 어려운 저개발 국가들을 지원해주는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면, SDG는 동등한 파트너쉽을 강조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수용하기에 더 용이할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오르면서, SDG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는 국제사회와 북한이 함께 작성한 개발목표와 관련된 공동문서를 보면, SDG에 관한 게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유엔에서도 SDG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있기에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할 때 SDG에 대한 수용도가 더 높아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MDG는 ‘밀레니엄개발목표’의 줄임 말인데요, 지난 2000년 189개국 세계정상들이 미국 뉴욕 UN 본부에 모여 만장일치로 채택한 의제입니다. 이들은 세계의 절대 빈곤자 수를 반으로 줄이기 위해 2015년까지 실행해 나갈 8대 목표로 ▲유아 사망률 감소 ▲임산부 건강 개선 ▲에이즈, 말라리아, 기타 질병 퇴치 등을 제시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7년 '유엔전략계획 2017~2021 지속가능하고 복원력을 갖춘 인간개발을 향해'라는 문서에 유엔기구들과 공동 서명했는데요, 각 부문에서 북한 당국과 유엔기구들의 협력방향을 설정하는 등 이전에 비해 진일보한 부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유엔에 제출할 '국가 자발적 보고서'를 준비 중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북한이 SDG에 높은 수용성을 보이지만, 북한의 이행 현황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각국의 SDG 이행 정도를 점검하기 위해 해마다 발간하는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162개국 중 18위를 기록했는데요, 북한의 순위는 어땠을까요? 구 연구원의 말입니다.

(구애림) 보고서를 보면 여러 다른 요소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게 자료가 어느 정도 모이느냐에 따라서 각각의 요소들의 표기가 되는 부분이 달라집니다. 북한의 경우 2018년 보고서에 처음 포함됐는데요, 2018년 보고서와 2019년 보고서에서도 순위를 매길 수 있는 충분한 정보가 수집되지 않아서 순위는 없습니다

북한의 SDG 이행 정도에서,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서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짚어달라고 부탁했는데요, 구 연구원은 크게 3가지를 꼽습니다.

(구애림)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영유아들의 건강 실태입니다. 유엔 북한 팀이 매년 발간하는 ‘북한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가 있는데요, 보고서에서는 영유아들의 건강 실태를 늘 가장 긴급한 사안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북한의 의료시스템을 볼 수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봤을 때 북한의 의료체계는 이점이 많습니다. 의료서비스가 무료이고, 지역마다 담당의사가 있어서 예방을 강조하는 의료적 특징을 가집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 상황이 많이 열악해지면서 의료진의 인건비도 지급되지 않고, 약품배급도 중단되다 보니 의사들이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개인적으로 진료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의료지원을 요구할 때 최신식 의료기기나 장비를 요청하는 경우 많은데, 이런 장비를 지원할 때는 많은 주의를 요합니다. 북한이 의료협력을 포함해 무엇인가 요청할 때, 평양을 우선시해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료지원이 평양으로 들어갑니다. 이런 점들이 오히려 지역간의 의료혜택 격차를 심화해서 평양과 주변 다른 지역간 의료혜택의 양극화를 낳습니다.

현재, 구 연구원은 그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SDG를 달성하려면 가장 필요한 게 뭐냐고 물었더니 주민들의 직접 참여와 제재 환경 개선을 듭니다.

(구애림) 개발협력적 차원에서 SDG 달성에 필요한 북한의 여건을 생각해 봤을 때,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북한 당국이 아니라 개발협력의 당사자들인 주민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제재 환경이 어느 정도 개선돼야 합니다. 이게 꼭 외교안보적 측면이 아니라,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지금의 제재상황으로는 인도적 지원에 대한 수용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개발협력으로 나아가기에는 제재로 제한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환경이 조금 개선돼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얼마 전 국제구호단체 '컨선 월드와이드'가 북한에서 진행하는 인도적 지원사업에 필요한 물품에 대북제재 면제 조치를 내렸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단체는 식수·위생 개선 사업에 쓰일 트랙터, 태양광 펌프, 식수용 파이프, 여과장치 등 30여개 품목을 반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울러 대북제재위원회는 세계보건기구가 북한 내 활동가들의 이동 용도로 신청한 스포츠실용차 (SUV) 3대의 북한 반입도 허용했습니다.

오늘은 유엔 SDG를 통한 북한 보건의료 개선 방안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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