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명학의 남북문학기행] 한국의 어린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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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도명학의 남북문학기행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오늘은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 어린이들을 위한 동시와 동화를 접하고 난 뒤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그리고 북한의 그것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탈북 소설가 도명학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MC: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도명학: 네, 안녕하십니까.

MC: 한국에 오셔서 '동시'를 접할 기회가 있으셨는지요?

도명학- 많이 접하진 못했습니다. 제 입장에선 아이들을 위한 작품보다는 어른들 시를 빨리 파악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입니다. 북에서 시인이었으니 남한에서도 시인으로 살아갈 목적이었죠. 우선 시부터 알고 그 다음 소설, 희곡 등을 알아볼 생각이었습니다. 아동문학은 맨 나중에 봐도 늦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동시를 보게 된 것은 북에서 저의 딸들을 데려오고 나서입니다. 막내딸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보니 교과서에 동시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동시를 접하게 된 거죠. 애가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살펴야 하니까 보게 자연스레 보게 되었습니다.

MC: 남한의 동시를 읽어 보시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도명학-상당히 재밌고 피곤이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북한에서도 좋은 동시는 어른들의 피곤을 풀리게 해준다고 했습니다. 남한 동시는 정치색갈이 전혀 섞여있지 않고 순수한 동심이 녹아있어 참 좋았습니다. 특히 동시는 엉뚱한 소리가 있어야 들어가야 좋은데 모두 그렇더라구요. 차라리 아동문학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본래 동시를 좋아했고, 어릴 때 동시를 쓰는 것으로부터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되었으니까 애착이 있습니다.

MC: 요즘 남한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대중문화에 노출이 많이 되면서, 아이답지 않다는 말들을 많이 듣는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도명학- 네 사실 그런 것 같습니다. 티비에도 대여섯 살 정도밖에 안 되는 아이들이 나와 노인들이나 부르는 트로트를 부르는 프로그램이 자주 나오는데 잘 부르긴 하더군요. 시청률도 꽤 나오는 것 같구요. 그런데 그걸 보면서 드는 생각이 왜 하필 아이들이 어른들이 부르는 노래를 부를까, 하는 거였습니다. 아마 대중문화 영향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나 춤 같은 것이 크게 장려되는 환경이라면 아이들이 자기들 나이와 감정에도 맞는 것을 선호할 텐데 그렇지 않다보니 아이 어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다릅니다. 북한에선 아이들이 어른들 노래를 잘 부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들 노래를 어른들이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북에선 어른들 노래와 춤보다 아이들 것이 약간 더 인기 있는 것 같습니다. 새해 설맞이공연 같은 때 아이들이 부르는 신곡이 나오곤 하는데 어른들도 따라 부를 정도입니다.

MC: 그래도 아이들이 순수함을 잃지 않게 하려는 어른들의 노력도 여전히 있다고 보는데요. 혹시 어린이들의 순진함과 순수함을 잘 나타내는 작품 기억 나시는게 있다면 한 편 소개해 주시죠.

도명학- 당연히 아이들의 순수함, 동심을 잃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있겠죠. 특히 아동문학작가들이 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죠. 동시를 보면 그걸 알 수 있습니다.

기억나는 작품은 앞에서 말했듯 저의 딸 교과서에서 본 동시 몇 개 정도입니다. 그중에 먼저 동시 “아빠 발”이 무척 재밌고 와 닿았는데 한번 읊어드리겠습니다.

아빠 발

아빠 구두는 불쌍해

아빠 운동화 불쌍해

아빠 슬리퍼 불쌍해

아빠 양말은 불쌍해

날마다 고랑내에 묻혀 지내야 하니.

저는 이 동시를 보고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런 것이 동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 또 아침 저녁 일하느라 온종일 신발 한번 벗을 새 없이 일하는 아버지들의 처지를 이렇게 진솔하게 표현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 북에서라면 동시를 이렇게 쓰면 안되죠. 우선 발고랑내라는 표현이 미학적으로 안좋다고 할 것이고, 또 당과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버지들을 응원하는 애국심 가진 어린이의 동심이 아니라고 하겠죠. 그런데 남한에선 동시를 이렇게 쓰는 것이 무방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C: 동화는 어떻습니까? 미국과 일본만화에 물들어 우리만의 이야기가 뒷전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명학- 동화 역시 좋습니다. 그것도 동심세계를 잘 그래내고 있습니다. 북한과 비교되죠. 북한은 동화창작에서 동심을 늘 강조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북한 동화는 차라리 동물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그만큼 동심이 짙은 동화가 적습니다. 동심을 잘 드러내라고 강조하긴 하지만 동화 주제 자체가 대개 반미교육, 체제찬양 위주니까 거기에 동심을 담는 다는 것이 쉽지 않죠. 북한 동화에 벌써 승냥이가 등장하면 미국을 상징하는 것이고 여우가 나오면 일본이고 개가 나오면 남조선입니다. 돼지가 나오면 지주고 족제비가 나오면 자본가입니다. 고슴도치는 인민군, 곰이 나오면 소련이나 중국입니다. 너무 상투적이어서 등장하는 동물만 보면 딱 알 수 있습니다. 일상을 담은 동화도 마찬가집니다. 한때 동화에 너구리를 많이 등장시켰습니다. 지겨울 정도로 온통 너구리 판이 되자 오죽하면 제2차 작가대회에서 한 동화작가가 연단에서 "동지들, 우리 모두 이제는 너구리 동산에서 떠납시다"라고 호소했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 후 너구리가 좀 사라졌는데 훗날 다시 등장한 것이 본래의 너구리와 다른 성품을 가진 너구립니다. 원래는 너구리가 멍청하고 잘 속고 승냥이, 여우, 늑대 같은 제국주의 침략자들에게 늘 당하는 동물이었는데 영리한 너구리로 거듭났죠. 더욱이 만화영화 "영리한 너구리"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부터는 누가 영리한 행동을 하는 걸 보면 "와~ 너 진짜 영리한 너구리다야" 이렇게 말할 정도가 됐습니다.

이런 북한 동화에 비하면 남한 동화는 미국과 이론만화에 물들었다는 소리를 듣던 아니던 제가 보기엔 별 상관 없어보입니다. 원래 동화, 우화는 국적이 불분명한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이솝우화 같은 것도 북한 교과서에 실리는데 북한 사람들도 그것이 이솝우화인지 자국 우화인지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MC: 저 같은 경우, 어린 자녀가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동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요. 텔레비전에서도 동화 프로그램은 보기 어렵고요. 무엇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도명학- 동화프로그램이 적긴 한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가 아동교육열이 높다곤 하지만 대개 입시제도를 겨냥한 교육이다보니 인격형성과 꿈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되는 동화프로그램 같은 것은 소홀해진 것 같습니다. 티비 채널을 한참 돌려보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아동을 위한 전문 채널들도 여럿이고 동화프로그램들이 꽤 나옵니다. 재밌던데, 아이들이 온종일 눈을 못떼고 봅니다. 어른들이 공부를 하라고 보는 것을 제한해서 그렇죠. 동화프로그램이 없어서가 아니라 거기에 시간을 들이는 것을 낭비로만 여기는 분위기가 문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떤 집은 아예 아이들을 공부에 집중케 한다며 티비 자체를 없애던데 과연 합당한 일인지 의문입니다.

MC: 동시나 동화가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도명학- 첫째도 둘째도 동심이 잘 드러나야겠죠. 다음으로 아이들 인성교육과 그들이 훌륭한 꿈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내용으로 창작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MC: 남한과 북한의 아동문학은 어떻게 다른가요?

도명학- 앞에서 약간 말씀 드렸지만 북한은 아동문학이 혁명사상, 애국주의 교육이 목적이고 남한은 순수한 아동의 동심을 드러내며 재미를 구가해 인성발달에 도움을 주는 아동문학이니까 그에 맞게 다릅니다. 같은 건 동물이 등장한다든가 가상세계가 펼쳐진다던가 하는 형식적 인 면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자유민주주의로 통일되기 전엔 같아질 수가 없습니다.

MC: 네, 오늘 남북문학기행은 여기까지입니다. 도명학 선생님 오늘도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도명학: 네, 수고하셨습니다.

2부

오늘은 오랫동안 한국의 대표서점으로 자리잡은 서울의 종로서적이 선정한 베스트셀러, 그러니까 인기도서를 알아 보겠습니다. 자료는 종로서적이 자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지난 8월(8월 1일~8월 31일) 종합베스트 자료를 인용했습니다. 종로서적 베스트는 영업점과 인터넷에서 실적을 합산하여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순위입니다

8월의 베스트 셀러 1위는 출간 후 1년이 넘도록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소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입니다. 그리고, 베스트 셀러 2위는 소설가 김훈이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인생 과업으로 삼아왔던

특별한 작품 '하얼빈' 입니다. 종로서적은, '하얼빈'에서는 단순하게 요약되기 쉬운 안중근의 삶을 역사적 기록보다도

철저한 상상으로 탄탄하게 재구성하는 김훈의 글쓰기 방식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베스트셀러 3위는 불편한 편의점 2편이고, 4위는 무라세 다케시의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이, 그리고 . 마지막으로 자창이란 이름의 저자가 쓴, 소위 말하는 자기계발서인 인생공략집으로 '역행자'가 5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자유와 행복을 얻기까지 저자가 찾아낸 7단계의 성공원리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목차를 살펴보면, 역행자 1단계로 자의식 해체, 2단계 정체성 만들기, 3단계 유전자 오작동. 4단계 뇌 자동화, 5단계 역행자의 지식, 6단계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단계:여행자의 쳇바퀴 등으로 이 책은 구성돼 있습니다.

이렇게 자유와 행복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한 7단계의 성공원리는 저자 자신의 인생경험에서 비롯됐다는게 출판사의 설명입니다. 잠시 출판사 측의 소개글을 살펴 보겠습니다.

"95퍼센트의 인간은 타고난 유전자와 본성의 꼭두각시로 살아간다. 그래서 평생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불행하게 산다. 본성에 따라 결정된 인생을 사는 자, 이들은 ‘순리자’다. 그러나 5퍼센트의 인간은 다르다. 그들은 타고난 유전자와 본성을 역행해 경제적 자유와 행복을 쟁취한다. 이들이 바로 ‘역행자’다.

저자는 학창 시절, 성적 꼴찌이자 인생 꼴찌 수준으로 좀비처럼 살아갔다. 누구를 질투해본 적도 없다. 너무 큰 격차가 놓여 있을 때, 인간은 질투라는 감정 자체를 느끼지 않는다. 인생에 어떤 희망도 없었으며, 평생 월 200만 원 이상 벌 수 없을 거라 믿었다. 오로지 저자 꿈은 반월공단 공장에 취직한 후, 원룸에서 게임만 하는 삶이었다. 그게 행복이라 믿었다. 실제로 스무 살이 될 때까지, 깨어 있는 내내 게임만 하는 오타쿠로 살았다.

하지만 이 ‘역행자’라는 개념을 깨달은 이후, 그의 인생은 전혀 다르게 펼쳐진다. 인생에도 공략집이 있다는 걸 깨닫고 치트키들을 활용해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생은 혁신적으로 변해갔다. 4년이 지나자 매달 3000만 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후 더 많은 경험치를 쌓아 30대 초반이 되었을 때는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월 1억씩 버는 자동 수익이 완성됐다. 다시 몇 년이 지난 지금, 저자는 ‘이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매일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역행자』와 같은 책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부자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책을 보면 구체적인 방법론은 나오지 않는다.” 물론 그러하다. 어떤 베스트셀러를 보더라도 방법론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역행자』에서는 돈을 버는 마인드를 갖는 이론부터 구체적으로 돈 버는 방법과 흐름까지 모두 소개한다. 책에는 “자의식 해체의 3가지 단계”, “정체성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기”, “유전자 오작동을 이기는 역행자의 사고방식”, “뇌 최적화 1, 2, 3단계”, “기버 이론, 확률 거임, 타이탄의 도구, 메타인지 등의 개념이 정리된 역행자의 지식”, “돈을 버는 근본 원리”,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나를 역행자로 만들어준 책 리스트”, “곧바로 돈 버는 무자본 창업 아이템” 등의 내용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도 성공을 꿈꾸십니까? 주어진 환경과 여건은 다를 수 있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이 있듯,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시고 성공으로 가는 길을 찾아 보는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남북문학기행의 베스트셀러 소개 순서였습니다. 진행에 홍알벗이었습니다. 다음 시간까지 모두 안녕히 계십시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