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 안녕하십니까? 김충성입니다. “아이 없이 둘만 재미나게 살아보자” 하는 젊은 부부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분위기다보니 남한의 출산율은 역대 최저로 큰 근심거리인데요. 보통 여성 한 명이 아이 하나 낳는 정도입니다. 재미난 것은요. 아이 수는 이렇게 주는데 육아용품 시장은 해마다 쑥쑥 자란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요. 집안의 하나 뿐인 귀한 아이를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이 다 지갑을 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최고급, 가장 좋은 것만으로요. 육아용품 시장은 어쩌면 마르지 않는 샘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북한 역시 아이는 하나만 낳자는 추세인데요. 그래서 오늘 ‘돈주의 황금알’, ‘육아용품 가게’는 귀가 솔깃한 얘깃거리인데요. 지난주에 이어서 김유진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유진 :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 지난주 우리가 나눴던 얘기가요. 육아용품이 그만큼 필요와 쓸모가 있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 했잖아요. 앞서 나온 “아이 하나만 낳아서 잘 키워보자!” 하는 분위기도 육아용품 시장에선 좋은 신호라고요.
김유진 : 네. 그렇다네요. 지난 시간에 육아용품이 그 절실한 필요성이나 쓸모 때문에 육아용품 시장이 성장할 만한 이유가 있었단 말씀드렸는데요. 이렇게 “아이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 하는 사회적 현상이나 분위기도 육아용품 시장엔 좋은 기회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하나면 가장 좋은 걸로 가장 비싼 걸로 사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거든요. 두 아이한테 나눠줄 걸 한 아이한테 몽땅 다 해주고 싶은 거지요. 중국도 최근에야 둘째 낳는 걸 완전히 허용했지만 예전에 하나만 낳으라고 강요했을 땐 그 아이를 두고 ‘소황제’라고 불렀다잖아요. 황제처럼 키운다고 소황제라고 불렀겠죠. 남한이 지금 그런 분위기라고 봐요. 집안 가족들이 한 아이한테만 매달려요. 할아버지고 할머니고 고모나 친척들이 아이를 위해 비싼 옷이나 장난감들을 서슴없이 사줍니다. 그러니 육아용품 시장은 해마다 커지는 거고요.
진행자 : 북한도 요새 애 하나만 낳자는 분위기예요. 먹고살기 힘든데 많이 낳아봐야 고생이란 거죠. 그러니까 애 하나 잘 키우자는 마음은 남한과 똑같을 거예요.
김유진 : 어쨌든 북한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내 손주 잘 키워보겠단 마음도 다 똑같거든요. 그래서 북한 역시 육아용품 시장이 잘 될 수 있는 분위기, 환경은 갖춰져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진행자 : 이렇게 한 아이만 낳는 풍조도 그렇고요. 지난 시간 남한에서 육아용품이 왜 잘 팔리는지 그 모습을 살펴봤는데요. 간단하게 짚고 넘어갈까요.
김유진 : 일단 육아용품들이 육아 힘든 걸 많이 덜어줍니다. 편리하다는 거죠. 가령 아기 의자나 식탁, 침대, 카시트, 이 카시트는 차량에 장착하는 아기의자 같은 거예요. 안전벨트가 있어서 아이를 안전하게 차에 태우고 다닐 수 있어요. 이런 육아용품들이 계속 아기를 안고 있어야 하는 고생스러움을 덜어줍니다. 또 장난감 같은 육아용품의 경우는요. 아이들의 창의력이나 공간 지각력 같은 두뇌 개발을 해줍니다. 책 역시 아이들 언어발달이나 감성지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요. 이런 이유 때문에 육아용품에 대한 관심이 멈추지 않는 겁니다. 특히 남자들도 육아에 많이 참여하는 분위긴데요. 아이에게 밥 먹이거나 목욕을 시키는 일들이 이런 편리한 육아용품 덕분에 수월해졌어요. 요새 부부들은 맞벌이하면서 같이 아이를 키우느라 바쁜데요. 이런 육아용품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진행자 : 김유진이 해보고 싶다는 육아용품 가게는 새 육아용품을 파는 게 아니라요. 육아용품을 대여해주거나 중고 육아용품을 매매하는 가게예요? 이유가 있었죠?
김유진 : 네. 육아용품 시장이란 게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금방 쑥쑥 크잖아요. 그래서 육아용품을 쓸 수 있는 시간들이 잠깐일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새 육아용품은 굉장히 비쌉니다. 가령 카시트 같은 경우 싼 게 10만원, 약 백 달러부터 비싼 건 백 만 원, 천 달러가 넘는 것들도 많고요. 아기 식탁도 보통 10만원 백 달러정도 입니다. 아기를 안고 다닐 수 있는 아기띠도 기본 10만원 약 백 달러가 넘고요. 가장 많이 쓴다는 유모차는 가격이 정말 다양해요. 기본 몇 십 만 원, 몇 십 달러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빌려 쓰면 3만 5천 원 정도 약 35달러면 됩니다. 가장 비싸다는 아기 침대나 카시트도 약 4, 5만원 미화로는 4, 50달러 주면 빌려 쓸 수 있고요. 그래서 남한에서도 육아용품을 대여해주거나 또 중고 육아용품을 거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잠깐 쓸 건데 빌리거나 중고를 사 써도 된다는 거죠. 저는 북한 역시 그런 값비싼 육아용품보다 빌려 쓰거나 중고를 사서 쓰는 게 맞는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육아용품이 그렇게 비싼 거군요. 애 하나 키우는데 도대체 얼마나 들어가는 거예요??? 육아용품은 그렇게 돈이 몰리는 곳이네요.(웃음) 그럼 김유진이 하고 싶다는 육아용품 가게, 어떻게 꾸려갈지 궁금합니다. ‘김유진의 육아용품 가게는 이렇게 하겠다!’ 하는 계획이나 방법 생각해봤어요?
김유진 : 네. 육아용품 종류가 너무 많으니까요. 빌려주는 것과 사고파는 걸 나눠봐야 할 것 같아요. 남한의 모습을 보면요. 아기 식탁이나 침대, 카시트 같은 비싸고 부피가 큰 것은 주로 대여를 하더라고요. 대여를 해 주는 방법은 당연히 신분이 보장돼야 하니까 계약서를 쓰고요. 그렇게 계약서를 쓰면 기간에 따라 얼마씩 돈을 내고 빌려 쓰는 겁니다. 가령 아기 의자 하나를 두 달 동안만 빌려 쓰겠다 하면 만 5천원, 약 15달러 내고 빌려 쓰면 됩니다. 저 역시 그런 방법으로 육아용품을 빌려 줄거고요. 제가 중점적으로 하고 싶은 건 사실 중고 육아용품을 사고파는 겁니다.
진행자 : 사고팔기 쉬우려면 아무래도 덩치가 작은 것들이 좋겠네요?
김유진 : 그렇지요. 주로 책이나 옷, 신발 같은 것들요. 북한에서도 내 아이가 안 입는 옷은 서로 물려주고 돌려 입기도 하는데요. 그게 여의치 않아서 옷장 속에만 있을 수도 있어요. 이게 돈이 될 수 있는 거죠. 저한테 팔면 됩니다. 그럼 저는 그 옷을 잘 세탁하고 손질해서 이 옷을 필요로 하는 사람한테 다시 팔면 됩니다. 평양이나 그런 잘 사는 사람들도 애 키우다 한 때 입히고 못 입히는 옷들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걸 제가 사서 팔면 됩니다.
진행자 : 이게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일이네요. 누구는 쓸모 없는 거 돈 받고 팔고 필요한 누구는 싼 값에 쓸 수 있으니까요.
김유진 : 요새 북한도 영어가 인기잖아요? 영어를 잘 해야 외화벌이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아이들 어려서부터 영어 공부시키는데 관심이 아주 높은데요. 중고 영어책을 구하려고 기를 쓴다고 해요. 주로 그런 영어책들은 중국을 통해서 어렵게 구한다고 하는데요. 여기서도 중고 육아용품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게 책이에요. 한글책 뿐만 아니라 영어책에 관심이 엄청 뜨거운데요. 책도 새 책을 사려면 많이 비쌉니다. 특히 전집이라고 하죠. 낱권이 아니라 한 주제의 책을 7, 80권 통으로 사는 거요. 사려면 훨씬 비쌉니다. 보통 7.8십 만원 약 7,8백 달러 줘야 해요. 이런 비싼 책들도 보는 시기 때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이들 커가면서 자꾸 바꿔 줍니다. 그러니 중고 책들이 자연스럽게 순환되는 거죠. 전 이런 유아 책들이 중고로써 잘 팔릴 거라고 생각해요.
진행자 : 저도 아이들 책이나 옷, 신발 같은 중고 육아용품들 사고파는 거 많이 봤어요. 벼룩시장요?
김유진 : 네. 맞아요. 내 아이에게 쓸 모 없어진 소소한 육아용품들을 파는 시장이죠? 개인들이 돗자리 하나 정도 펴놓고 아주 싼 값에 파는데요. 육아용품들이 이런 벼룩시장이 많더라고요. 북한 장마당에서도 돗자리 하나 펴놓고 중고 옷이나 신발, 책들을 팔아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진행자 : 벼룩시장에 내놓든, 중고 육아용품 가게를 하든 육아용품을 다루는데 꼭 신경써야할 점도 있죠?
김유진 : 네. 중고라고 해서 더럽고 지저분하면 안 돼요. 육아용품이잖아요? 아기의 건강과 직접 관련돼 있기 때문에 위생적이고 깨끗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육아용품을 빌려주든 또 사고파는 물건이든 반드시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건 기본이죠!!
진행자 : 위생, 청결이 생명이다!! 그렇게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네요. 우리의 소중한 아기들 물건이니까요.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방송 마쳐야 할 시간이 다 됐어요. 혹시 마지막으로 고향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김유진 : 네 제가 할 육아용품 사업 나중에 북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이용해줬으면 좋겠어요. (웃음) 그리고 거기 있는 친구들 너무 보고 싶은데 정말 언젠가 차 한잔 편하게 나누며 이야기 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 고향엔 앞으로 엄마가 될 친구들이 있네요. 그 친구들에게 이 방송이 꼭 도움이 됐음 싶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유진 : 네. 저도 고맙습니다.
진행자 : 그 좋은 육아용품을 보노라니 남한의 아이들은 다 왕자와 공주처럼 크는구나 싶더라고요. 더 없이 행복할 것 같고요. 북한 아이들도 ‘세상에 부러움 없어라’라고 외치지만 정말 진심일까요? 정말 그런 걸까요? 그러나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저도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프로그램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단체 ‘나우’가 제작하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기술 지원하는 방송입니다. 저는 김충성이었습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