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피부를 만들려면? (1)

서울-이현주 leehj@rfa.org
2017-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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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장배 미용페스티벌 대회' 얼굴관리부문 참가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장배 미용페스티벌 대회' 얼굴관리부문 참가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진행자 : 반갑습니다. 이현주입니다. 동서고금 시대를 막론하고 여자라면 모두 외모에 관심이 크잖아요? 여성분들께 여쭤볼게요. 외모 중 어디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시나요? 저도 여자인지라 관심이 많은데 저는 특히 피부에 자꾸자꾸 눈이 갑니다. 피부가 고우면 일단 예뻐 보이는 것 같아요. 아마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은데 이 피부 관리가 영 쉽지가 않지요. 요샌 북한 여성들도 피부에 관심이 크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 ‘돈주의 황금알’은 여성들의 피부와 관련된 장사 얘깁니다. 바로 ‘피부 관리방’. 피부 관리방을 꿈꾸는 이 분을 만나보시죠. 안녕하세요?

이서연 :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 피부 관리방을 한다고 그래서 그런가요? 피부가 참 곱디고운 분이네요. 자기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이서연 : 네, 제 이름은 이서연 이라고 합니다. 올해 스물 세 살이고요. 양강도 혜산이 고향입니다. 한국에 온 지는 1년이 채 안됐습니다. 내년에 대학 입학 예정인데요. 그래서 현재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영어도 배우고 말입니다.

진행자 : 이서연 씨가 하고 싶은 일이 ‘피부 관리방’인데요. 이름만 들어도 대충 알 것 같아요. 그래도 ‘피부 관리방’이 어떤 곳인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 좀 해주세요.

이서연 : 네, ‘피부 관리방’이란 말 그대로 피부 관리를 해주는 가게입니다. 남한의 피부관리샵과 같은 거죠. 제가 생각하는 피부 관리방은요. 몸 전체의 마사지도 하지만 주로 얼굴 위주로 피부 관리를 하고자 합니다. 백옥 같은 피부를 위한 미백관리나 얼굴 크기를 작게 해주는 경락마사지 같은 것 말입니다. 이 얼굴경락 마사지는 턱 밑선을 뾰족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요. 남한에서는 이 뾰족한 턱선을 V라인이라고도 말하죠. 또 주름살 생기지 않게 해주는 것, 피부에 탱탱한 영양을 주는 영양관리 등등 그런 것들을 하고 싶어요.

진행자 : 이서연 씨는 피부가 참 맑고 곱습니다. 정작 이서연 씨는 본인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는 지 궁금해요. 북한에 있을 때랑 남한에 와서 하는 거랑 달라진 게 많나요?

이서연 : 당연히 많지요. 남한에 와보니까 화장품 천국인거예요. 미백이나 주름제거 같은 기능성 화장품부터 색조 화장품까지 너무 다양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북한 화장품과는 천지차이죠. 기능도 더 좋은 것들이 많이 들어있고 하니까요. 이런 좋은 화장품들이 있다면 당연히 피부 관리 쉽지 않을까요? 그래서 남한 여성들은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 그러면 피부 관리방을 해보고 싶단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어요?

이서연 : 남한엔 좋은 화장품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피부 관리까지 받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길 가다보면 ‘피부관리샵’, 피부관리 가게가 많죠. 또 텔레비전 같은 걸 보면 아주 멋지게 꾸며진 피부관리샵이 나오더라고요. 누워만 있으면 직원들이 알아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피부 관리를 해주잖아요. 그런 피부관리샵이 꽤 잘 되는 걸 보니까 북한에서도 통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북한 여성들도 피부에 되게 관심 많아요.

진행자 : 북한여성들도 피부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이유가 있다고 들었어요.

이서연 : 네, 그런 이유가 있죠. 일단 북한은 겨울에 아주 춥잖아요. 저 있던 혜산도 그랬고요. 피부가 건조해서 트거나 빨갛게 홍조 같은 것들이 얼굴에 생기기 쉬워요. 또 뜨거운 여름에 장마당에 오랜 앉아 있다 보면 얼굴이 까맣게 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피부에 관심을 쏟게 되는 거지요. 그리고 요새 북한의 분위기가 진한 화장보다 자연스런 화장이 유행입니다. 두껍게 덧칠하는 화장보다 자연스럽게 보이는 게 인기다보니까 민낯의 피부가 보일 수밖에 없잖아요? 나름 이런 이유들 때문에 북한 여성들도 피부에 관심이 큰 것 같아요.

진행자 : 보통 남한 여성들은 평상시 피부 관리를 할 때 스킨, 북한에선 ‘살결물’이라고 하죠. 그런 스킨이나 로션 같은 기초 화장품부터 영양크림과 눈가 주름살을 막아준다는 아이크림, 피부재생을 돕는다는 재생크림까지 뭐 별 거 별 거 다 찍어 바르거든요. 북한 여성들은 평소에 어떻게 피부 관리를 하나요?

이서연 : 남한 여성들에 비하면 북한 여성들은 정말 안타까워요. 특별한 화장품이란 게 없거든요. 보통 여기선 화장을 지우려고 세안할 때 폼클렌징이란 걸 쓰잖아요? 거품이 나는 이 세안제, 폼클렌징이 북한에는 없어요. 그냥 세수비누 쓰죠. 세안만 잘해도 피부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세수비누는 피부에 남아있는 화장기를 깨끗하게 못 닦아내잖아요? 반면에 아침, 저녁으로 세수 한 뒤에 ‘비숀’이란 걸 발라요. 비숀 바르는 정도가 다입니다. 결혼식 같은 집안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얼굴에 오이를 얇게 잘라서 붙이거나, 우유로 마사지하기도 하는데요. 그것도 남한의 TV를 보고 알 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달리 특별한 피부 관리란 게 없어요.

진행자 : 근데 우리는 남남북녀란 말을 하잖아요. 남한보다는 제품이 많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는 미인들이 많단 말이죠. 왜 그런 걸까요? 서연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서연 : 글쎄요. 저는 남한 여성들도 예쁘다고 생각해요. 길거리 가다 보면 정말 예쁜 여자들 많더라고요. 키도 크고 몸매도 예쁘고 얼굴도 예쁘고 말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북한과의 차이라면 아무래도 남한에선 화장 기술도 좋고 화장을 너무 예쁘게 잘 하더라고요. 또 웬만하면 성형수술도 많이 하고요. 그래서 예쁜 것 같습니다. 북한은 자연 미인이 많다면 남한은 나름 가꾸고 신경 써서 예쁜 여자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진행자 : 네 정말 그런 것도 같네요. 하지만 아무리 북한에 자연피부 미인이라도 많다고 해도 관리를 안 하면 다 소용 없죠? 강한 자외선이나 칼바람, 추위 이런 환경적 요인이 늘 여성들의 피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잖아요?

이서연 : 맞아요. 그렇습니다.

진행자 : 평상시 북한 여성들의 피부 관리 방법이란 게 별다른 게 없고, 하지만 피부에 신경은 써야 하고 그래서 “피부 관리방이 인기일 것이다!” 그런 얘기잖아요? (웃음) 그럼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사실 저도 피부 관리를 자주 받고 싶지만 비용이 부담스럽거든요. 남한에선 피부 관리 비용이 참 천차만별이니까요.

이서연 : 네, 피부 관리는 사실 꾸준하게 받는 게 중요합니다. 피부가 한순간에 좋아지지 않거든요. 남한에서 보니까 보통 피부 관리를 열 번, 10회에 얼마, 이런 식으로 하더라고요. 또 어떤 피부샵이냐, 얼마나 좋은 화장품을 쓰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양한데요. 보통 여성들이 하는 걸 보니까 10회에 30만원, 약 3백 달러에서 50만원, 약5백 달러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수백만원짜리 피부 관리를 받는 분도 있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경우를 말씀드린 겁니다.

진행자 : 돈 안들이고 혼자서 할 수 있음 딱 좋겠지만 그게 잘 안 되죠. 그래서 굳이 돈을 들여가며 피부 관리를 받는 건데요. 그런데 북한 여성들에게 그런 여유가 있을까요?

이서연 : 네, 있습니다. 요새 북한에서 경제권을 지닌 사람들은 여성들입니다.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버니까 여성들이 자기 피부를 위해 돈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진행자 : 그렇군요. 장마당 덕분에 경제력 있는 여성들이 많아졌으니까 피부 관리방, 충분히 될 만한 장사일 것 같은데요. 근데 그런 얘기도 들려요. 북한 여성들 사이에 피부에 관심이 높다보니까 요새 전문적으로 피부를 관리해주는 전문 ‘미안사’가 인기라고요. 전에 없던 일이 아니라 이서연이 하고 싶은 피부 관리방이 이미 북한에도 비슷하게 있다는 거죠? 이를 어쩌나요?

이서연 : 네, 피부관리사를 미안사라고도 하는데요. 근데 미안사란 직업이 북한에선 전문적으로 또 체계적으로 피부 관리 교육을 받아서 그런 일을 하는 게 아니에요. 다 알음알음 배워서 하는 거거든요. 성형수술 같은 경우도 병원에서 하는 게 아니라 “누구네 집이 쌍꺼풀 수술을 잘한다더라” 라고 소문나면 그 집 가서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남한에는 그렇게 피부 관리 일을 하려면 피부 관리 국가자격증을 따야 하잖아요. 사실 피부 관리를 하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러니 사람들은 일단 국가 자격증을 딴 사람을 더 믿지 않을까요? 문제가 없을 거라는 것을 미리 확신하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래서 전 그런 국가자격증을 내걸고 장사 하는 게 훨씬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그러니까 이서연의 첫 번째 차별화 방법은 ‘피부국가자격증을 따서 피부 관리방을 하겠다! 그럼 사람들이 믿고 더 찾아올 수 있지 않느냐’ 그런 ‘신뢰’를 말하는 거죠?

이서연 : 네 맞습니다.

진행자 :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북한도 이런 자격증 제도를 꼭 좀 생각해봤으면 싶네요. 그럼 여성들이 더 안심하고 피부 관리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마칠 시간이 되었네요. 다음 시간에는 피부 관리방을 꾸려가는 구체적 방법들을 더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서연 : 네, 그럴게요.

진행자 :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이서연 :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 저도 여자라 그런지 피부 얘기가 너무 재밌었는데요. 여성 청취자분들도 그랬나요? 그럼 다음 이 시간 꼭 찾아오세요. 저도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이 프로그램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단체 ‘나우’가 제작하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기술 지원하는 방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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