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의 블랙北스] 북 외교관의 리얼라이프① ‘최고연봉’ 뉴욕 주재 외교관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4.07.03
[류현우의 블랙北스] 북 외교관의 리얼라이프① ‘최고연봉’ 뉴욕 주재 외교관 뉴욕 유엔북한대표부 외교관들.
/미주국제탈북민연대 마영애 대표

안녕하세요. 류현우의 블랙북스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오늘은 국제 무대의 최전방에서 북한 외교의 실무를 담당하는 외교관들은 현지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또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그들의 리얼라이프(실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리얼라이프는 앞으로 몇차례에 걸쳐 나눠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와 함께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제 북한 외교관들의 삶에 대해서 좀 얘기를 좀 들어볼 건데요. 제가 직장인이라 월급에 대해서 제일 궁금합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월급은 어느정도 되나요?

류현우: 나라마다 또 지역마다 월급은 차이가 납니다. 일반적으로 평균 월급은 400~1200달러 사이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린다면 뉴욕 (주재 외교관이)이 제일 많이 받는데, 대체로 1000~1200달러 정도 됩니다. 뉴욕은 물가가 비싸니까 거기에 상응하게 월급을 책정해 주는 겁니다. 그 다음으로 스위스 주재 대표부가 월급이 좀 높습니다. 800유로 정도 됩니다. 그 다음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물가가 높이 책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월급을 그만큼 상응하게 주는 겁니다.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나라들 순서대로 월급을 받습니다. 대체로 월급을 책정하는 주기가 한 3년 정도 됩니다. 그런데 재정성에서 대표단이 나와서 해당 나라들을 돌면서 물가를 조사합니다. 물가 조사 결과를 기초로 거기에 상응하게 월급을 책정하는 시스템입니다.

 

진행자: 월급은 현지 화폐로 지급합니까?

류현우: 현지 화폐로 지급을 할 수도 있고 달러로 지급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달러로, 혹은 유로로 많이 제공합니다.

 

진행자: 해외 주재 외교관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복지 혜택이 있을까요?

류현우: 전혀 없습니다. 한국을 비롯해서 자본주의 나라들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 같은 나라들도 이제 외교관들의 자녀들에 한해서는 교육비를 국가가 절반 이상 부담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비 지원도 굉장히 잘해줍니다. 그런데 북한 외교관들은 의료 혜택이라든가 교육비 지원이라든가 등을 하나도 받지 못합니다. 병이 나도 병원에 가서 일체의 비용을 본인이 모두 지불해야 합니다. 사람 중심의 주체사상을 지도 사상으로 한다는 북한이 아이러니하게도 황금 만능의 자본주의 사회라고 욕하는 자본주의 나라들보다 의료 혜택이 전혀 없습니다. 아이러니하죠.

진행자: 현지 외교관들 월급을 책정할 때 현지 물가 조사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물가 조사 기준은 뭐가 있습니까?

 

류현우: 기준점을 대체로 쌀로 합니다. 기준점인 쌀값을 비롯해서 야채, 고기값 등도 이거 다 (조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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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 /연합뉴스

 

진행자: 해외로 파견된 북한 외교관들의 업무는 어떤가요?

류현우: 대사, 공사, 참사, 서기관 등 직급에 따라 임무가 각이 합니다. 그러니까 이제 외교관에 따라서 당 관계를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외교관이 따로 있고 내각과 외무성을 비롯해서 정부 기관을 담당하는 외교관들도 따로 있고, 주재국의 정세와 의전을 맡아보는 외교관들도 따로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과 다른 점이 총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외교관들 같은 경우에는 해외에서 총화를 어떻게 진행하나요?

류현우: 북한에서는 토요일에 토요학습을 하게끔 돼 있습니다. 이날에는 그 어떤 행정 업무도 하면 안 됩니다. 대체로 해외에 나와 있는 모든 북한 사람들도 토요일이 되면 대사관 안으로 다 들어옵니다. 토요 학습에 참가하기 위해서죠. 토요일 일과를 보면 당 생활 총화를 하고 그 다음에 교시 말씀 학습을 하고 그 이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노작 학습과 같은 정치 학습을 합니다. 그리고 강연회와 같은 학습들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이제 영화 문헌 학습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김정은의 혁명 활동 소식을 다큐로 찍어서 감상 및 시청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토요일에는 풀 코스로 오전부터 오후까지 그런 정치 학습만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내부에서 진행하는 총화와 해외 외교관들이 진행하는 총화랑 다른 점이 있을까요?

류현우: 없습니다. 똑같습니다. 북한 내부에서 하는 토요 학습이나 해외에서 하는 토요 학습이나 같은 학습 제강을 가지고 같은 날에 진행되는, 전 당적으로 똑같은 시스템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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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13층에 입주한 뉴욕 맨하탄 44가와 2애비뉴 소재 건물. /RFA PHOTO

 

진행자: 해외 외교관들도 분명 감시를 받을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감시를 받습니까?

 

류현우: 해외에 나와 있는 모든 외교관들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내용으로 면담을 했으며 또 어떤 내용으로 토의를 했다는 내용들을 행정적으로는 대사한테, 당적으로는 초급당 비서한테 보고합니다. 그런데 또 안전대표(국가보위성)한테도 보고해야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행정적으로는 대사 직속으로 돼 있었으니, 대사한테 보고하고 또 당 쪽으로는 초급당 위원회에 보고하게끔 돼 있었습니다. 안전대표한테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안전대표가 대사관의 안전을 책임졌다고 하면서 오라가라 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번거로우니 대체로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나서 어떤 내용을 얘기했다고 (안전대표에게) 가서 보고하고 나오는 게 제일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현지 생활을 하다 보면 실생활을 해야 되니 장도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장 같은 것도 누군가와 짝을 지어서 가는 건가요? 아니면 가족끼리 볼 수 있는 건가요?

류현우: 가족끼리는 못 보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사관에 근무하고 있는 외교관들의 부인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부인들이 하나의 차량에 집체적으로 타서 장을 보러 가는 거죠. 그래서 거기서 장을 보고 다시 돌아오는 겁니다. 그리고 대사관 안에서 살지 않고 밖에서 사는 그런 외교관들도 따로 있거든요. 그 사람들은 아마 자유롭게 가족끼리 쇼핑을 할 수도 있겠죠.

 

진행자: 다 같이 집체적으로 장을 보러 간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면 버스를 대절해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장을 보고 버스에 탑승하라, 이런 식으로 하는 건가요?

 

류현우: 버스라고 해서 대절하는 버스가 아니고 대사관 소속의 미니밴 같은, 한국에서는 승합차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 승합차에 충분히 다 탈 수 있습니다. 인원이 10, 20명 되지 않고 기껏해야 7, 8명 정도가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승합차에 다 타고도 남습니다. 예를 들어서 금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장보러 간다는 그런 스케줄이 따로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말씀해 주신 것을 들어보면 단독 행동은 거의 못 하는 건데요. 혹시 해외에서 단독 행동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나요?

류현우: . 그런 경우도 많죠. 사실 탈북하겠다고 결심하게 되면 그런 경우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틈도 많고요. 예를 들어서 가족별로 나가지 않아도, 대사관에서 집체적으로 장 보러 나간다고 하게 되면, 시장이나 마트에서도 다같이 장을 보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내가 사는 것이 따로있고, 또 다른이는 사는 게 다를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시장 안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개별적으로 쇼핑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탈북을 하겠다고 결심을 했으면 따로 움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진행자: 오늘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대리로부터 해외 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리얼라이프’, 실생활과 이모저모에 대해 들어봤는데요. 해외에 파견된 북한 외교관들은 정기적으로 생활총화와 정치학습을 해야 하고 지속적인 통제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관들은 되도록 현지에 오랜 기간 동안 머물고 싶어한다고 하는데요. 상대적으로 북한보다는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류현우의 블랙北스, 다음시간에도 해외 주재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 궁금했던 실생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류 전 대사대리와 함께 청취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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