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의 블랙北스] 북 장기 억류 6인 현재 상황은?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4.10.30
[류현우의 블랙北스] 북 장기 억류 6인 현재 상황은? 북한인권단체 대표들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5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과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및 재중 탈북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후속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류현우의 블랙북스,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에 대한 제4차 보편적정례인권검토, UPR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인 억류자 및 납북자 문제 등도 거론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에는 3명의 한국인 선교사와 3명의 탈북민 출신 한국인 등 모두 6명이 억류돼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최장 기간 억류자는 김정욱 선교사로 구금 4,000일이 지났고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는 올해로 억류 10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더해 많은 납북자들도 오랜 시간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와 함께 북한이 이들을 납치, 억류하는 이유와 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류현우 전 대사대리 나오셨습니다.

 

[진행자] 오늘 다룰 주제는 북한에 구금돼 있는 억류자 6인과 납북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억류자와 관련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북한은 왜 이들을 억류했을까요? 북한이 특별한 목적을 갖고 이들을 억류했다고 봐야 할까요?

 

[류현우] 현재 북한에는 6명의 한국인이 생사도 모른 채 억류되어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주장하는 이들의 억류 사유를 보면 한국 국가정보원의 지령을 받은 간첩으로서 반국가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북한 형법에 따르면 국가전복음모죄, 간첩죄, 비법국경출입죄는 무기노동교화형 혹은 사형입니다. 이들에 대한 재판결과를 보면 국정원 요원의 지령을 받고 북한주민들을 유인해 남쪽으로 빼돌리는 엄중한 범죄를 감행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을 무기노동교화형에 처한 것은 탈북자들의 남한행을 돕는 한국인들은 살아서 북한땅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 그들의 선교활동과 탈북민 구출 시도를 완전히 차단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남북관계에서 그들을 인질로 활용하려는 음흉한 목적도 있다고 봅니다.

 

[진행자] 이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됐을 때 특이한 점은 북한이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 등의 체포 사실과 혐의, 이에 대한 형량 등을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한 반면 탈북민 출신의 3명에 대해서는 공개한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류현우] 북한의 입장에서 탈북민 출신의 3명은 사실상 민족반역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북한 당국은 탈북자들을 저들을 배신한 반역자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탈북민을 한국 국적자가 아닌 민족반역자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들은 북한 형법에 따라 조국반역죄로 이미 사형됐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 형법 62조에 따르면 조국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거나 투항, 변절하였거나 비밀을 넘겨준 조국반역행위를 한 경우에는 중량에 따라 무기노동교화형(무기징역) 혹은 사형에 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탈북민 출신 3명을 조국반역죄로 사형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난 2014년 탈북해 한국의 종합편성 방송에 출연했던 탈북민 임지현 씨나, 그밖에 재입북한 탈북민들의 경우도 극형에 처해진다고 봐야 할까요?

 

[류현우] 그들은 위에서 언급된 탈북민 3명과는 사정이 다릅니다. 억류된 3명의 탈북민출신 한국 국적자들은 선교활동을 했거나 혹은 북한주민들의 탈북을 도운 사람들입니다. 한마디로 북한당국이 말하는 국가전복음모죄를 범한 반역자, 간첩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재입북한 탈북자들과 달리 처리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재입북한 탈북민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의사에 따르거나 혹은 북한 국가보위성의 회유에 따라 북한으로 들어간 사람들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3명의 억류된 탈북자들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들은 북한 당국의 목적에 의해 내부 주민들을 상대로 선전, 선동에 활용됩니다. 제가 알고 있기론 이들은 북한을 한번 배신했던 전적이 있기 때문에 당국의 감시와 통제를 (지속적으로)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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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전쟁이 끝난 뒤 북한은 여러 방법으로 한국인들을 납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 가운데 516명 정도가 여전히 귀환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당시 이렇게 한국인들을 납치한 의도는 뭐라고 보십니까?

 

[류현우]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인 김영남씨의 경우를 보면 1977년 해상에서 납북된 후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에서 한국의 사투리, 지형, 문화 등을 가르치는 교관으로 있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북한이 한국인들을 납치한 원인은 여러 가지로 존재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북한당국은 한국인들을 납치해 자기들의 정치적 목적에 활용했습니다. 납북자들 중 김영남씨처럼 북한당국에 의해 스카우트되어 교관으로 있는 사람들도 있고 또 아우지탄광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김영남씨와 같은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나머지는 모두 출신성분, 사회성분, 계급적 토대 등으로 사회의 최하층 계급으로 전락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엇보다도 궁금한 것은 북한에 의해 납치, 억류된 이들이 북한에서 어떤 삶을 사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을까요?

 

[류현우] 우리가 알다시피 북한은 항시적인 굶주림과 병마, 기근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열악한 국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반 주민에게도 주기 힘든 식량을 죄인들에게 줄리 만무합니다. 우선 억류된 한국인, 외국인들을 관리하는 기관은 국가보위성입니다. 국가보위성은 반당, 반혁명, 반체제와 같은 정치범들을 취급하는 악명높은 통치 기관입니다. 한국인들은 국가보위성이 따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과 일반 죄인들을 함께 놓을 수 없습니다. 우선 이 곳의 식사는 묽은 죽이나 두 숟가락이면 없어질 양의 옥수수밥입니다. 국가보위성이 관리하는 감옥에 들어가면 보통 몸무게가 40kg정도로 됩니다. 한마디로 뼈에 가죽만 씌어 놓은 몸으로 변합니다. 대부분 무기노동교화형은 석방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사회와 격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제 상식으로는 이 분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한국인 억류자, 납북자들을 빼내 올 수 있는 방안, 무엇이 있을까요?

 

[류현우] 저는 좌와 우를 막론하고 우리 정부가 납북자들에 대한 송환요구를 지속적으로 줄기차게 벌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이든 자국민의 생명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제일가는 책무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 점은 2018년 문재인 정부가 3차례씩이나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도 납북자들을 데려오기 위한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자국민 3명을 데려오기 위해 CIA 국장이 북한을 다녀왔는데 우리는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 둘씩이나 대통령 특사로 평양에 다녀오면서 도대체 뭘 했다는 겁니까? 정부가 바뀐다고 해서 정책이 바뀌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납북자, 억류자 송환 문제는 초당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납북자 송환에 대한 국제적 여론도 확산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진행자] 오늘 류 전 대사대리께서 북한에 억류된 탈북민 출신 한국인들의 생존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말씀하셨는데요. 이 같은 말씀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사실 한국 정부는 이들을 구할 계기가 수차례 있었다는 대사님의 말씀에도 공감이 갑니다. 향후 한국 정부는 북한과 마주할 기회가 생기면 한국 국민들을 어떻게든 집으로 데리고 올 협상부터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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