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사업가! 다사랑 웰빙나라, 김명희 씨(1)

서울-김인선 xallsl@rfa.org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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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열린 '봄맞이 씨앗 전(展)'에서 시민들이 다양한 종류의 농산품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열린 '봄맞이 씨앗 전(展)'에서 시민들이 다양한 종류의 농산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탈북민이 생각하는 성공은 어떤 것일까요? 이 시간에는 남한에서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탈북민들의 국민 엄마,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김인선: 네. 얼마 전에 이런 기사를 읽었어요. 성공한 사업가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성공하는 여성 사업가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고 보니 저희가 소개해드리는 분들 중에서도 성공한 여성 사업가가 많으시잖아요.

마순희: 맞습니다. 오늘의 주인공도 성공한 여성 사업가입니다. 한국에 정착하는 탈북민들 중 70%이상, 많을 때에는 80% 가까이가 여성이다 보니 자연히 성공사례에서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충청남도 부여에서 농업법인인 ‘다사랑 웰빙나라’를 운영하는 김명희 씨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한국에 온지 15년 차가 되는 명희 씨는 40대 후반의 나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앳된 모습인데요. 초면에 예쁘고 참하게만 보이는 외모만 봐서는 잘 나가는 농업법인의 대표라는 직함이 선뜻 연결이 안 되기도 하더라고요.

김인선: 농업법인이라면 체계도 갖추고 사업 규모도 크다는 얘기잖아요. 이제 한국생활 13년차인데 가능한 일인가요? 부여에 친인척이라도 있었으면 모를까…

마순희: 네. 친인척보다 더 가까운 사람, 남편을 부여에 와서 만났죠. 김명희 씨에게 부여는 친할머니의 고향이라서 익히 들었던 곳이었다는데요. 오직 그 이유 하나로 초기 정착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거주지 신청을 할 때에 부여를 신청해서 주택배정도 받은 거죠. 그러면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났는데요. 명희 씨의 남편은 영양액(건강즙) 임가공을 하던 사람으로 남편은 건강원을 운영하고 있던 사장님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원이라는 게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에 기록된 요법을 참고해서 몸이 잘 기능하게 해주는 원료나 성분이 든 식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업체라고 설명할 수 있겠는데요. 명희 씨의 남편 역시 손님들이 가지고 오는 호박이나 배, 양파, 칡, 포도 등의 재료들을 가지고 농축액(즙)을 만들어 주는 건강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건강원에서 명희 씨가 함께 일을 하게 됐고 지금은 대표가 된 겁니다.

김인선: 그렇다면 명희 씨가 성공한 사업가가 아니라 성공한 사업가의 부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마순희: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맞는 말도 아닌 것 같습니다. 잘사는 남한 남편을 만난 것으로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스스로의 성공은 아니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명희 씨의 경우에는 능력있는 남편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업을 함께 하면서 키워 나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명희 씨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 사는 남편을 만나 편안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명희 씨는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에 경제활동을 하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일거리를 찾기 시작했는데 남편이 ‘바깥에서 할 거 뭐 있냐, 건강원에서 같이 영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 것입니다.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명희 씨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는데요.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사회주의 사회에서처럼 계획경제가 아닌 자본주의 경제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제품을 알리지 않고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명희 씨는 제품 홍보에 전력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다사랑 웰빙나라의 제품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홈쇼핑에도 진출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명희 씨와 남편, 두 사람의 합작으로 오늘의 성공을 이루게 되었다고 말해야 정확할 것 같아요.

김인선: 남편이 명희 씨의 영업 실력을 인정하고 일을 제안했을 정도라면 분명 경험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북쪽에서 장사를 하셨나봐요?

마순희: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명희 씨는 북한에서 사범대학을 졸업한 전도유망한 작가 유망주였습니다. 중학교시절부터 문학소조에서 글을 썼고 북한에서 창작경연대회로 유명한 ‘4.15문학상’을 두 번이나 받을 정도로 명희 씨의 재능은 누구나 인정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던 명희 씨는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집에서 쉬고 있다가 친구들과 함께 장마당구경을 나갔었는데 그때 처음 고난의 행군의 실상을 접하게 됐다고 합니다. 집안이 잘 살았고 대학생활을 했던 명희 씨에게는 너무도 충격적이었고 사회주의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게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중국이 좀 더 잘 산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으로 중국에 있는 친척을 만나러 갔는데 그곳에서 남한의 신문을 접하게 됐고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남한사회의 모습이 너무 좋게 보였답니다. 그래서 한국까지 오게 됐고, 남편을 만났고, 작가 지망생이었던 명희 씨의 글 솜씨로 홍보에 두각을 보이면서 대표라는 자리까지 오르게 된 것입니다. 다재다능하고 능력이 뛰어났던 명희 씨의 능력이 남편의 지지를 받으면서 사업능력으로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인선: 명희 씨는 타고난 사업가인가 보네요.

마순희: 타고난 재능도 있었지만 부단한 노력까지 보태지면서 더 큰 성장을 한 것 같습니다. 명희 씨는 건강원에서 일하면서도 농업대학, 연구회, 군청 등에서 무료로 하는 농업기술수업은 빼놓지 않고 참여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나갔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얻으면서 명희 씨는 건강원을 운영하던 남편에게 농산물을 활용한 농축액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상품화까지 시킨 것입니다.

김인선: 명희 씨가 일하기 시작하면서 남편이 하던 건강원의 규모가 더 커진 거네요.

마순희: 네, 맞습니다. 원래 남편이 하던 건강원의 주 판매품목이 생 칡즙이었는데요. 산에서 캔 거라 굿뜨레 농산품 인증을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굿뜨레 농산품 인증이란 부여에서 믿고 먹을 수 있는 대표 농산물이라고 인증을 해주는 걸 말하는데요. 당시 충남 부여에서 생산되는 대표 농산품으로는 방울토마토를 비롯해서 8개 품목이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17년에 애호박과 취나물을 포함해서 10가지로 늘어났다고 하더군요. 명희 씨는 방울토마토의 전국 생산량 1위가 부여라는 점에 착안해서 방울토마토 즙을 생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인선: 아니 저는 토마토즙은 먹어봤는데, 메추리알만큼 작은 방울 토마토로 즙을 만든단 얘기는 처음 들어봤어요.

마순희: 그래서 다른 토마토즙보다 특별한 거죠. 명희 씨가 생각해낸 기발한 제품인데요. 일반 주스는 당분이 많아서 당뇨가 있는 분들은 잘 드시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분을 첨가하지 않은 건강주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토마토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고 암, 당뇨, 혈압에도 좋은 건강식에 속하기 때문에 판매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명희 씨 부부는 주원료인 토마토를 100%를 통째로 갈아서 건강주스인 웰빙즙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굿뜨레 인증까지 받게 됐습니다. 결국 명희 씨네 ‘다사랑 웰빙나라’에서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상품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여지방의 1등 생산품인 방울토마토를 가지고 건강주스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김인선: 토마토는 세계 3대 채소, 남새에 꼽힐 만큼 풍부한 영양소를 갖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섭취하죠. 저도 토마토를 그냥 생으로 먹거나 갈아서 먹기도 하는데요. 귀찮아서 자주는 안 먹게 되더라고요. 미리 토마토를 갈아 두면 맛이 변하던데 김명희 씨는 어떻게 토마토즙을 상품화 시킬 수 있었을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집니다. 함께 해주신 마순희 선생과도 여기에서 인사드릴게요. 마순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김인선: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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