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북한의 전자기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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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때 그 시절 속으로"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문성휘 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책임지고 체류하던 중 2천년 초에 한국으로 망명한 김태산 선생과 함께 합니다.

기자: 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

김태산: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그때 그 시절 속으로” 지난 시간 우리는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의 전자제품, 텔레비죤과 통신기기의 발전역사, 북한이 전자제품이나 통신기기를 이용한 ‘황색바람’ 차단에 얼마나 골몰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오늘도 역시 텔레비죤이나 통신기기를 통한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얼마나 주민들을 탄압하고 있는지, 또 그런 북한 당국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영리하고 용감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지난 시간에도 잠깐 이야기를 드렸지만 북한은 2016년부터 일체 기관기업소들에서 노트북, 북한 주민들은 노트컴이라고 부르죠. 이런 노트북의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김태산: 왜 말입니까?

기자: 공장 기업소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니까 자꾸 도둑을 맞힌다는 거예요. 노트북을 자주 도난당하니까 그 속에 저장했던 비밀자료들의 외부 유출을 우려해 요즘엔 공장, 기업소들에서 노트북을 사용 못하게 한다.

김태산: 그러면 공장 기업소에서 노트북을 훔쳐다 파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군요.

기자: 엄청 많대요. 그리고 없는 사람들이야 욕심이 나기 마련이죠. 그러다 나니까 국가 주요 비밀이 담겨져 있는 노트북들을 자주 도난당한다는 거예요.

김태산: 아, 노트북들에 저장들을 다 해놓겠죠. 말하자면 통계숫자들을 저장해 놓으면 그게 다 비밀이니까.

기자: 그러니까 북한이 말하는 남조선 안기부의 손에 들어갔는지, 어느 도둑놈이 훔쳐갔는지 알아낼 재간이 없다는 거죠.

김태산: 아, 노트북 웬만한 군사기관이나 기관의 것을 하나 가져다 이쪽(남한)으로만 팔게 되면 돈 벌이 될 수 있겠네요. 노트북은 들고 나가기도 쉬우니까. 물론 그것도 도둑질하는 사람이 있긴 있겠지만 그렇게 자유롭지 못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북한에서 데스크톱은 탁상컴이라고 부릅니다. 노트북을 노트컴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데스크톱은 탁상위에 놓고 쓰는 컴퓨터라는 의미에서 탁상컴이라고 부르는 거죠. 데스크톱은 자물쇠를 잠가서 책상 같은데 고정시켜 놓으면…

김태산: 맞아요, 맞아. (전기) 코드선만 연결해 놓고 뽑지 못하게 만들어 놓으니까.

기자: 네, 그러면 뭐 훔칠 방법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제는 데스크톱을 써라, 그리고 태블릿, 이건 북한에서 ‘휴대용 컴퓨터’라고 하죠? 그거하고 노트컴은 기관기업소들에서 사무용으로 절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또 개인이 가지고 있는 노트컴이나 휴태용 컴퓨터는 절대로 기관기업소 내부에 들여오지 못한다. 개인의 노트컴이나 휴대용 컴퓨터를 기관기업소 내부에 들여오면 자칫 중요한 국가 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북한이 어리석다는 게 그런 방법으로 과연 내부 비밀 유출을 막을 수 있을까? 지금은 USB가 너무 발전해서 손전화에 쓰는 메모리칩은 콧구멍 속에 감출 수 있다고 해서 ‘콧구멍 카드’라고 하지 않습니까?

김태산: 네, 맞아요.

기자: 누군가 중요한 비밀을 빼내기로 결심을 했다면 그런 ‘콧구멍 카드’ 같은 걸 몰래 기관기업소에 반입해서 자료를 복사만 하면 되겠는데. 얼마든지 가능하죠.

김태산: 자료나 훔쳐서 팔자구나 하면 얼마든지 자리도 안 나게 할 수 있지 않아요. 빼내간 흔적도 안 나게. 그런데 노트북을 훔친다는 건 순수 가지고 싶으니까, 아니면 그걸 팔아서 돈을 쓰자니까 가져가는 거겠는데.

기자: 네, 그래도 북한에선 국가비밀이 나간다고.

김태산: 그렇죠. 말하자면 문건 잃어 먹은 거나 마찬가지가 아니에요. 통계자료들, 비밀문건들을 잃어 먹은 거나 마찬가지니까 대단히 위험한 거죠.

기자: 네, 기관기업소들에서 노트컴을 사용하지 못하고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노트컴이나 휴대용 컴퓨터를 자기가 일하는 기관기업소들에 반입할 수 없도록 조치한 것처럼 텔레비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현재 북한은 자체로 판형텔레비죤을 만든다고 하지만 대회 참가자들에게나 조금씩 주는 정도이고 웬만한 대회들은 애초 주지도 못합니다. 군수공업대회라든지 이런 큰 대회들은 아마 그런 걸 주겠죠. 그런데 그런 텔레비죤들은 애초 북한 주민들이 요구도 안하고 장마당에서 산다면 기왕이면 중고라도 중국산을 산다. 왜? 아니 순수 텔레비죤 기능밖에 없고 외부 연결을 할 수 있는 장치들이 하나도 없는 텔레비죤을 왜 사냐?

김태산: 아, 그런 차이가 있겠군요. 북한 자체로 만드는 텔레비죤들은 외부와 연결할 수 있는 구멍들을 싹 다 막아버리니까 문제가 된다는 거군요.

기자: 네, 그래서 북한에서 만든 텔레비죤들보다 중고이고 좀 질이 나쁘다고 해도 차라리 중국에서 나온 것들을 산다. 그리고 지금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들이 한국에서 만든 비싼 텔레비죤, 삼성, LG를 중국을 통해 엄청 사서 들여간대요. 그러니까 돈 있는 자들, 북한에서 큰 간부들은 몰래 불법영상물을 본다는 거죠. 북한 당국이 아무리 외부세계, 한국의 영화나 음악 같은 걸 단속을 한다고 해도 이를 앞장에서 집행해야 할 간부들이 오히려 이런 불법영상물을 더 많이 청취한다는 거죠.

김태산: 우리 집에 놓은 것 같은 텔레비죤을 가지고 (불법영상물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러니까 지금도 형편이 이런데 앞으로 세상이 더 발전하면 북한이 이런 걸 다 막아낼 수 있겠냐?

김태산: 못 막죠. 절대로 못 막아요.

기자: 자그마한 안테나 하나 가지고도 텔레비죤을 가동시킬 수 있고 지금 기술은 마우스, 북한 사람들도 컴퓨터 조종기를 마우스라고 하는데 마우스만한 위성전파를 받아 볼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위성 안테나죠. 위성 안테나가 마우스만합니다. 이걸 텔레비죤에 연결하고 내가 한국의 영상물을 시청하고 싶다면 한국의 텔레비죤 방송 통로(채널)에 맞추고 일본 걸 보고 싶다면 일본 텔레비죤 방송 통로에 맞추면 된다는 거죠.

김태산: 흔히 위성 안테나가 직경 50센티 정도 되지 않아요? 개인집들에 설치하는 것들 말이에요.

기자: 네, 그런데 이젠 그걸 더 간소화해서 휴대전화만큼 작게 만든다.

김태산: 그건 막을 수 없지 않아요?

기자: 네, 그리고 지금 세계적인 인터넷 상업망 ‘아마존’에서 실제 팔리고 있는 것, 이건 벽에다 붙이는 거예요. 나는 이게 북한에 들어간다면 그리고 반드시 들어가는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이게 미국의 전문가들이 만든 기기인데 주변 40km 밖에서 나는 아주 미세한 텔레비죤 전파까지 다 잡는다는 거예요.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지금 현재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은 텔레비죤을 보기 위해 각 통신사를 이용하지 않습니까? 예하면 한국의 SK통신, LG통신 이렇게 각 통신사별로 텔레비죤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무상으로 텔레비죤을 보고 싶다, 그런 사람들은 KBS 한국방송, MBC 한국문화방송, SBS 서울방송, 한국교육방송, 종교방송, 이런 많은 방송들을 텔레비죤 안테나나 유선케이블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젠 복잡한 안테나나 유선케이블도 필요 없다. ‘아마존’에서 파는 극 미세전파 안테나는 거울처럼 얇고 벽에 착 붙는 겁니다.

김태산: 안테나가?

기자: 네, 그 휴대전화만한 안테나를 벽에 붙이면 주변 40km밖에서 나는 텔레비죤 전파는 아주 선명하게 잡을 수 있다. 40km밖 80km 이내 텔레비죤 전파는 선명하지는 못해도 다 잡아 볼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현재 만들어진 전자기기들, 텔레비죤 안테나나 라지오(라디오)와 같은 극소형, 초소형 기술로 만들어진 전자 기기들이 북한에 들어가면 그것까지 다 막아 낼 수 있겠냐?

김태산: 그건 완전히 레이더네요.

기자: 네, 레이더 기술을 이용한 거조. 외부 세계와 연결할 수 있는 전자기기들, 지금 만들어진 그런 기술을 북한이 막아 낼 수 있냐? 또 앞으로 그 보다 훨씬 발전한 기술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면 북한이 무슨 수로 막아낼 수 있냐?

김태산: 못 막죠.

기자: 네, 오늘날 세계는 이렇게 무한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은 발전한 외부 세계의 소식들을 막는 데만 급급합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하는 법입니다. “그때 그 시절 속으로”, 김태산 선생님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태산: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