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얼굴] 실향민 시인 이경주 씨

미국에 사는 실향민들은 민족 고유의 명절이 되면 더욱 고향이 그립다고 말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인 재미교포 실향민 이경주 시인은 어린 시절 함께한 친구가 미국에 함께 살았는데 먼저 하늘나라에 가 아쉽다고 했습니다.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09.09.30
kee kyungjoo 220
실향민 시인 이경주 씨.
RFA PHOTO/ 이현기
보고 싶은 얼굴 오늘은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그리는 실향민 이경주 시인을 만나봅니다.

질문: 이경주 시인은 고향이 어디십니까?

답변: 함경북도 청진군입니다. 성장하기는 함경남도 함흥에서 성장했습니다.

질문: 고향에서 몇 살까지 사셨습니까?

답변: 고향에서는 7살 때까지 살고 함흥으로 이사 나와서 살았습니다. 그래 함흥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녔습니다.

질문:
지금도 고향생각하시면 어린 시절이 가장 그리우실 것 같아요?

답변:
참 찡하지요. 그리고 그립지요. 가장 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동네에서 고등학교까지 쭉 같이 자랐습니다. 저는 어찌하다가 먼저 이남으로 가게 되고 그 친구는 고향에 있었는데 제가 이남에 온 것 때문에 헤어졌습니다. 못 만날 줄 알았는데 6.25사변이 나자 그 친구는 1.4 후퇴때 남한으로 와 부산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부산에서 만나서 가깝게 지냈습니다. 부산에서도 한 이불에서 지내고 그러다 어찌어찌 하다가 미국에 먼저 왔습니다. 저는 10년 후에 미국에 이민을 와서 만났습니다. 그 친구가 미국에 와서 부인이 소천하고 외로우니까 다시 자식들 있는 서울로 갔습니다. 2년 만인 재작년에 죽었습니다. 정말 입에 있는 것도 서로 나눠 먹을 수 있는 친구였는데 참 죽마고우고 서로 힘이 되었고 서로 의지하던 친구인데 재작년에 타계했습니다. 친구로서는 안타까운 처지이지요.

질문:
통일이 된다면 고향땅은 밟으시겠지요?

답변: 그거야 뭐 물론이지요. 고향을 떠난 지 벌써 65년이 넘습니다. 그러니까 그저 꿈에도 그리던 고향이지요. 통일이 된다면 걸어서라도 가겠지요.

질문:
혹 실향민이어서 시인이 되지는 않았습니까?

답변:
실향 시인이지요.

질문: 그동안 몇 편의 시를 쓰셨습니까?

답변: 한 300편 됩니다. 그중에는 고향이나 실향의 한이 담긴 시들이 많이 있습니다.

질문: 시는 주로 어느 시간에 쓰십니까?

답변:
글 쓰는 것을 젊을 때도 참 좋아했어요. 혼자서 남한으로 와서 고학하며 공부하고 군에도 갔다 오고 또 직업을 갖고 결혼도 하고 자녀 키우느라 시와는 멀어졌지요. 그러다 미국에 와 시간이 있으니까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에 한국 문단 조선문학에 시로 등단 됐지요. 그래서 열심히 시를 쓰기 시작했지요. 3권의 전집이 나왔어요.

그럼 여기서 이경주 시인의 ‘망향’ 시 함께 듣습니다.

한으로
나그네 60성상
서러움 서러움 가슴 저리고
고향산천 가슴에 묻고
맞파람에 두둥실
철책선 넘나드는 뜬구름에
부모형제 안부 띄우고
폐에서 터진 각혈을 토합니다.
이제는 이 세상에 안 계실
어머니 아버지의 영안을 그리며
물 마른 호수의 눈물로 통곡하여 웁니다.
나그네로 이별했다가 나그네로 다시 만날 줄 알았는데
망향의 한은 영전에
분묘도 못하는 불효의 한은 하늘 않고 영영 한이 되려는가?
이제는 미움도 원망도 없습니다.
고향땅 밟지 못한 영혼 구천에 울고 8질서리밭에 허리 굽은 노구
노을진 하늘 바라보며 생의 마지막 소원
고향땅 밟기를 애절하게 기도합니다.
한 맺힌 내 고향 함경도여
내 고향 함경도여


질문:
실향민 시인으로서 앞으로의 소망을 들려주세요?

답변:
이제 자꾸 나이가 들어가니까 마음이 조급하지요. 언제 고향에 가볼는지 남북의 현실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어쨌든지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남북통일을 위해서 온 우리 겨레가 소망을 이룰 때까지 희망의 끝을 놓지 않고 열심히 서로 살아가다가 신의 은혜 가운데 통일이 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그때까지 살아야 될텐데, 그게 마음대로 됩니까.

자유아시아방송의 ‘보고 싶은 얼굴’ 제작 구성에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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