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방북

워싱턴-전수일, 강철환 chuns@rfa.org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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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평양거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카페레이드를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평양거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카페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중국의 시진핑 즉, 습근평 국가주석이 20일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4차례의 김정은 중국 방문 끝에 이뤄진 방북이자 무려 14년만의 중국 지도자의 첫 방북이라서 김정은에게는 위신 세울 일이 된 것 같습니다.

강철환: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평양 방문 직전에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 천만금을 주고도 못 바꿀 중조 우호라는 말을 썼습니다. 조선반도 문제 해결의 조선 측 의견을 중국 측이 지지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김정은 집권 7년이 넘게 북한을 무시하다가 겨우 한번 평양을 방문하는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말로는 큰 선물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일박 2일이기 때문에 양측 모두 대단한 성과보다는 4번의 방중에 대한 한 번의 답례 정도로 보입니다. 그리고 큰 틀에서 북한의 대외적 정책을 지지하고 한반도 문제를 푸는데 조선 측 입장을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메시지를 줬을 것으로 봅니다.

전.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측의 주장을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건 중국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러시아도 그렇고. 한국 정부 역시 북측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를 선호하고 있지 않습니까?

강. 사실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국과 북한, 그리고 한국도 같은 입장이라고 봅니다. 한국은 겉으로는 미국의 입장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핵 문제가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음에도 대북지원을 하지 못해 안 달아 나 있습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을 미국에 내놓고 유엔제재를 풀려고 했습니다. 문제는 한국 측도 북한의 이런 선물이 일리가 있고 미국도 이 정도 선물에 유엔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뒤에서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김정은이 미국을 속여넘기기 위한 가짜 전략일 뿐 핵 문제 해결과는 전혀 무관한 것입니다. 실제적인 핵 은닉 시설들과 미사일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이미 고철화된 폐기물들을 받아 않고 유엔제재를 푸는 것은 예전처럼 또 속아서 북한의 핵 무력을 완성해 핵 보유 인정으로 가자는 것과 다른 바가 없는 것입니다. 중국도 북한 핵을 없애는 것은 중요한 대외정책 중의 하나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본, 한국, 대만이 연쇄적 핵 보유를 추진하지 않는 한 북한만 핵을 가지는 것은 중국 국익에도 이제는 큰 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미친 사냥개를 앞세워 미국을 물어뜯게 하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시진핑이 북한에 가서 김정은의 조선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하는 것은 주변국들이 그렇게 동의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김정은으로서는 이번 시진핑의 방북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 했을까요?

강. 김정은이 급한 것은 유엔제재 해제입니다.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습니다. 미 중간 지속되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쉽게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김정은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김정은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미북 간 정상회담으로 세운 자신의 권위를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굳건히 하는 것입니다. 중국이 적대국이 아니라 우방으로서 앞으로 북한을 살려주고 자신의 권력을 지켜주는 방패가 된다는 것을 각인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 김정은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시진핑을 통해 트럼프와는 실패한 평화협정 카드를 다시 꺼내서 궁극적인 목표인 주한미군 철수를 이뤄내기 위한 전략을 다시 가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한미군 철수는 사실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북한이 남한을 쳐서 통일해도 아무런 손해가 나는 것이 없으므로 굳이 한국 측의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김정은이 중국의 말을 잘 듣는 사냥개가 된다면 시진핑으로서는 굳이 김정은을 단기적으로 제거할 필요도 없고 정권을 교체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전. 과거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에 중국식 개혁개방을 제의해 왔지만 북한은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김씨 세습 정권들이 핵개발 보다는 중국식 개혁을 추구했더라면 아마도 지금처럼 유엔의 경제제재로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듭니다.

강. 그렇습니다. 90년대 후반 핵개발에 집중하는 대신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개혁 개방 했더라면 중국처럼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북한이 중국에 대해 지니고 있는 강력한 거부감은 바로 중국식 개혁, 개방 때문입니다. 중국식 개혁은 수령독재와 양립할 수 없으므로 김씨 지도자들이 중국과 맞서면서 관계를 악화시킨 것은 바로 북한에 중국식 개혁을 주입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시진핑도 사실 속내는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중국은 제 코가 석 자인 입장입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실패할 경우 중국공산당의 국가장악력은 급속하게 떨어지고 거대한 중국이 민주주의 물결로 뒤덮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홍콩에서 벌어진 대규모 민주주의 자유 시위가 승리하면서 시 주석의 입장은 더 강경하게 모든 것을 밀어붙이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단기적 측면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북한 비핵화 쟁점을 자신에게 유리한 지렛대로 활용해 트럼프의 대중 무역 공략에 힘을 빼고 한반도 문제를 미국에서 중국으로 끌어오려고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돌려놓고 중국과 대등한 동반자 지위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대적하는 중국의 사냥개로 키우고 싶은 것이 시진핑의 목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 군사력에 있어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전력 외에 첨단 재래식 무기를 확보 하려 하고 있다고 강대표께서 전에 언급하셨는데요, 이번 시진핑 방북에 군사 협력 문제도 협의됐을까요?

강. 사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거기에 있습니다. 아마 표면상으로는 이런 문제는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장기적으로 핵을 포기하고 중국의 핵우산에 들어간다고 해도 문제는 남한에 상응하는 재래식 전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만일 북한과 중국이 예전처럼 군사적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고 양국 군대의 실질적 훈련을 단행하게 된다면 중국이 가진 재래식 전력의 북한 투입도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은 실제로 추진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탑재 SLBM 잠수함과 신형 전투기 도입, 등 최첨단 재래식 전력을 중국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면 이번 시진핑의 방북이 꿩 먹고 알 먹는 식의 큰 이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전. 김정은에게는 국제사회의 유엔 대북 제재를 푸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한국정부나 중국정부로서는 그 제재를 어기면서 대북 지원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니, 아무래도 제재를 풀려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은 불가피한 것 아니겠습니까?

강. 물론입니다. 지금 김정은 본인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미래를 구상하고 있지만, 문제는 지금 당장입니다. 제재로 북한경제가 악화되고 민생 역시 궁핍한 상황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 인도적 대북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 방침에 묶여서 기껏해야 쌀 5만 톤 지원 정도가 최대치로 보입니다. 중국도 비료나 식량 일부 지원 정도는 하겠지만 북한의 경제에 숨통을 트이게 하는 규모 있는 경제적 지원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당장 연간 5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이 필요한데 이 돈을 한꺼번에 마련하는 것은 현재 대북제재 굴레를 벗어나지 않고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김정은으로서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제재를 풀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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