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에 대한 북한사회의 기대와 불안

워싱턴-전수일, 강철환 chuns@rfa.org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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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북한이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가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확정 발표된 지난 3월 이후 북한 내부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간부층은 물론이고 서민 층에서도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전해주셨는데요, 최근 동향은 어떻습니까?

강철환: 북한내부는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북중 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와 경제개선 희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희망보다 장기적 전망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국제사회를 속여 왔고 결국 오늘의 위기를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번 위기를 극복할 비핵화가 진짜일 경우 북한 주민들은 장기적 경제성장과 인민들의 생활이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만약 국제사회를 속이는 수단이었다면 과거처럼 반복되는 것을 넘어서 심각한 위기에 다시 직면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전. 김정은이 다짐한 비핵화가 북한이 처한 난국을 벗어나기 위한 ‘협상용’인가 아니면 북한 경제를 살리고 체제 존속을 담보 받기 위한 진짜 전략적 결단인가 하는 의문이 여전하다는 얘기인데요.

강. 그렇습니다. 일부 조총련 기관지나 친북인사들은 북한의 핵은 협상용으로 지금껏 만들어왔기 때문에 그 협상이 대성공한 이상 북한의 전략은 승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사실 북한 핵은 협상용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협상용이었다면 그렇게 목숨 걸고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본인이 미국 대통령과 전 세계 앞에서 비핵화를 진행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당연히 하부조직에서는 그것이 진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은 단순한 협상용이 아닌 체제수호를 위한 담보물이기 때문에 아무런 경제적 이득도 가져가는 것 없이 핵을 선 폐기한다는 것은 사실 믿기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전. 만약 북한이 실제 핵을 폐기하는 다짐을 실천할 경우 북한 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올 수 있을까요?

강.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군사적 부분입니다. 북한정권이 1970년대 초부터 핵무기를 개발하기로 결심한 것은 중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노선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세습을 단행했던 시기이고 중국은 마오쩌둥의 실패한 문화대혁명 이후 덩샤오핑의 중국식 개혁을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북한은 중국의 군사적 우산을 제공받고 안정적으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중국을 원래 믿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 핵 개발을 진행해온 것입니다. 북한경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사실상 붕괴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군사력 증강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고 재래식 전력은 사실상 와해상태에 이르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재래식 전략에서 월등하게 앞서게 된 한미연합군 전력은 북한군을 순식간에 괴멸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북한군부는 사실상 한미연합군과의 전쟁 수행능력을 상실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현대전은 ‘쩐’의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막강한 국방예산을 바탕으로 한 화력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사실 북한 인민군은 낡은 장사정포 외에는 내세울 무기가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런 인민군대가 핵마저 없다면 사실상 그들이 주장하는 국방 핵심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니 인민 군대 자체가 와해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전. 그런 가능성을 김정은과 지도부가 계산하지 않을 리는 없을텐데요.

강. 그렇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를 책임진 최고 지도자이기 때문에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자기 발언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지만 체제 유지에 대한 책임도 본인에게 있고 체제 유지에 실패했을 때 자신이 입는 피해는 치명적이지요. 그래서 지금 그들의 선택은 매우 신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내부에서 최고위층에서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나오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핵을 완전하게 없애는 것은 최고지도자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김정은도 핵을 완전하게 폐기할 경우 자신의 체제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위험성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김정은과 그 측근들이 최선의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방법뿐입니다. 그것은 소량의 핵무기를 감추고 완전하게 비밀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핵무기를 완전하게 없앴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진짜 최악의 위기가 왔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위안을 삼는 것입니다. 핵이 있으면서도 외형상으로 비핵화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지금 김정은 정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습니다.

전. 그렇다면 김정은 정권의 진정한 완전 비핵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씀 같은데요.

강. 사실 세상 일은 어떻게 돌아갈 지 누구도 알 수 없고 김정은 위원장의 속마음 역시 그의 속에 들어가지 않은 이상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북한의 핵무기는 쉽게 없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부 독재국가들은 핵과 무관하게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고 김정은도 그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러시아의 푸틴도 장기집권을 하고 있고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10년 이상 권력을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도 베트남이나 러시아, 중국과 같은 나라들을 보면서 자신도 왕조체제에서 정상국가 형태로 위장해서 장기집권 명분을 찾고 경제발전을 일정한 정도 이루면 지금의 불안정성에서 벗어 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북한이 지금 핵무기를 없애겠다고 공언한 이후 나중에 그 약속이 거짓이었다고 밝혀질 경우 그 후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김정은도 핵을 비공개로 비밀리에 숨기든 완전하게 폐기하든 북한에서는 핵 자체가 없는 것으로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김정은 정권은 매우 불안정한 모습으로 체제 안정을 어떻게 도모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전. 북한 사회 안에서도 계층 간에 비핵화에 대한 시각이 다른 것도 지도부에게는 부담이겠네요.

강. 그렇습니다. 군부나 최상위층의 경우 핵을 완전하게 제거했을 때 체제 안전성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중하위층에서는 핵 문제로 인한 국제사회의 압박에서 벗어나 경제적 풍요가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핵 포기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다수의 북한주민들은 핵을 원한 바도 없고 그것 때문에 고통 받을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너무나 장기적으로 핵 문제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길어지기 때문에 인민들은 그 핵이 자신들에게 이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독재자 개인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핵 문제를 포기하는 문제는 기득권 세력과 일반 인민층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다르고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설득해서 체제를 안정시킬 지는 김정은과 그 지도부의 몫인 것 같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안전한 것은 핵이 아니라 경제발전을 통해 인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고 그것이 체제 안전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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