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다시 비핵화 협상에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된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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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왼쪽)이 북미 고위급회담 이틀째인 7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 회담후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왼쪽)이 북미 고위급회담 이틀째인 7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 회담후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photo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7 6일과 7일 미국 국무장관 폼페이오 씨가 세 번째 북한을 방문하고 6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위한 회담을 하고 돌아갔습니다. 미국정부는 물론 한국·일본 등 관계국은 깊은 관심을 갖고 이 회담의 귀추를 주목했습니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북한당국이 핵·미사일 폐기 문제에 대한 어떤 태도 즉 구체적인 핵 폐기 절차를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회담은 말 그대로 아무런 합의도 보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떠나자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들으면서 ‘역시 예상했던 대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보면 북한으로써는 성의를 다해 핵 폐기 문제에 임하고 있는데 미국 측은 “CVID.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강력한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과연 여러분 당의 이런 주장이 옳은 행동인가? 미국의 정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과거 20여 년간 수십 차례의 비핵화협상에서 여러분 당이 취해왔던 주장, 회담전략전술, 사용했던 언어와 논리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게 된 이유는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서 불가피 하였다는 것이고 따라서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한다면 언제든지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행동 대 행동원칙에 따라 동시적, 단계적으로 핵 폐기 수순을 밟으면 우리로써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의 과정을 밟아 갈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협상에 참가했던 모든 국가는 이런 여러분 측 주장에 따른 보상과 지원을 약속하고 체제보장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05 9.19 합의였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러나 이런 합의 이후 여러분 당은 어떤 태도를 취했습니까? 핵개발 폐기를 약속하고 막대한 지원을 받은 후 여러분 당은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약속을 지켰습니까? 단 한 번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수십만 톤의 식량과 연료를 받아먹으면서 뒷구멍에서는 핵개발, 특히 수천 대의 원심분리기를 들여다가 농축 우라늄 생산에 전념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수십 발의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여러분 당의 과거사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6 12일 싱가포르에서의 미·북 정상회담을 보면서 우리는 이번만은 과거처럼 상대방을 속이지 않기를 기대했습니다.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으니 최소한 병기화된 핵탄두나 대륙간탄도로켓의 1단계 폐기 수순이라도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얘기인즉은 지난 4월 제7 3차 당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내용, 예를 들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니, 대출력발동기시험장의 폐기니 하는 것만 주장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미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조까지 완성하여 더 이상 갖고 있을 이유가 없는 것들입니다. 핵실험장이니 대출력발동기시험장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핵 개발 완성 단계에 왔다고 주장한 사람이 누굽니까? 김정은 위원장 자신이 언급했던 것이 아닙니까? 지금 여러분이 상대방에게 보여주어야 할 시설은 수 천대 원심분리기의 폐기, 영변 핵개발 기저의 폐쇄 등 좀 더 진전된 폐기 수순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에는 정확하게 영변 핵시설이 확장되었고, 가동이 시작되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은폐, 거짓을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미군 유해 발굴 송환문제만 봐도 지금처럼 지연시켜서는 안 됩니다. 유골송환문제는 1990년대부터 해온 일입니다. 지금까지 619구의 유골을 송환했고 그 비용으로 2,200만 달러를 받지 않았습니까? 유골 한 구당 3만 달러 이상의 송환보상금을 지불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유골을 찾아 발굴하는데 그만한 노력이 들었음을 고려한 처사였습니다. 유골문제까지 보낸다, 안보낸다 해서야 되겠습니까? 이야말로 인도적 문제인데 이를 핵 폐기 문제와 연계시키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폐일언한다고, 지금까지 여러분 당이 보이고 있는 핵 폐기 문제는 더 이상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태도입니다. 여러분 당은 적반하장격으로 미국에 대해서 외교를 담당하는 자로써는 담아서는 안될, 해서는 안될 욕설, 강도적 비핵화 요구 운운하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첫 번째의 고위급회담결과를 비난했습니다.

이런 비난에 대해 상대방이 어떤 대응조치를 취할지 여러분도 짐작하리라 생각합니다. 분명히 말한다면 지금 북한에 대해 가하고 있는 제재조치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이미 미국정부는 중국에 대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조치를 일방적으로 완화시키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가 완화되길 희망합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이미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구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철도개수문제를 비롯한 개성공단의 재개, 금강산관광사업의 재개, 남북 간 인도적 지원문제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4.27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인 이행을 위한 이러한 조치도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진전되지 않는 한, 한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신의주 일대와 삼지연을 현지지도하며 경제 정상화를 위한, 농업발전을 위한 또는 감자생산을 위해서 구체적 방도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서 진전이 있다면 남한의 대북경제협력, 관계개선문제는 급속히 진전될 것입니다. 문제는 여러분 당의 비핵화 조치입니다. 더 이상 낡은 수법으로 상대방을 속이려 하십시오. 진정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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