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밥에 고깃국 타령인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3-25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김책공대 투표장에서 투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책공대 투표장에서 투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여일 전에 687명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었습니다. 이 선거에 김정은은 김책공과대학 선거구에서 투표했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선거라는 것은 우리들,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코웃음이 나올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일종의 정치놀음이라고 보기 때문에 특별히 평가할 이유도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데 본방송자로서는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놀음에 즈음하여 나온 김정은의 언동을 주목합니다.

“수령에 대한 신비화 우상화는 수령과 인민과의 인간적 동지적 관계에 매혹될 때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성심이 우러나온다”느니, “자기로서는 인민대중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이기 위해 전력하고 있다”고 하며 57년 전 김일성이 4차 당대회때 한 얘기를 되뇐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일성은 이밥에 고기국, 비단옷, 기와집 운운하며 인민의 풍요한 경제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민족적 자립경제 확립이니 국방과 경제건설 병진이니 상호 모순되는 7개년 경제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57년 전 당시 이 김일성의 허튼소리 약속을 듣는 북한인민들은 크게 고무되어 천리마운동이니, 대안의 사업 체계니, 비약적인 사회주의 인민경제의 휘황찬란한 약속에 현혹된 바 있었지만 2~3년도 안되어 중-소간의 이념분쟁이 시작되고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일어나 경제교류가 제대로 되지 않자 꿈에서 깨어 나온 듯 김일성 헛소리의 진의를 깨닫게 되었던 것인데 오늘의 김정은의 언동 역시 같은 헛소리로 들립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정말로 이밥에 고깃국, 비단옷, 기와집 운운했던 김일성의 옛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김정은의 언동을 믿습니까? 여러분 당 간부들은 학습을 통해 왜 제2차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깨졌는가, 그 결과 어떤 현실이 닥쳐오고 있는가를 알고 있을 줄 압니다. 한마디로 미국은 핵·미사일 폐기 문제를 가지고 “미국이 요구하는 포괄적 핵폐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지금 북한에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조치는 계속될 뿐만 아니라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 상원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위원은 “남북 간에 추진하려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등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 만약 이런 남북경제협력을 일방적으로 실행하려 할 경우 북한에 대한 제재뿐 아니라 남한 문재인 정부도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고 까지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남한이 실시하고 있는 5.24제재조치는 미국의 양해 없이는 해제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한 바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제2차 하노이 미북수뇌회담이 결렬된 후 조성된 여러분 당에 대한 엄격한 미국의 태도가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또 하나의 중대 문제가 유엔에서 제기되었습니다.

지난 3월 11일 유엔은 2018년 2월부터 1년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이행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대북제재위원회 참가 전문가들이 밝힌 현황 보고는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게 여러분 당의 범죄행위, 제재 극복을 위한 불법적인 밀수 행위를 자세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중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첫째는 북한이 경제재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서 사이버공격 즉 컴퓨터를 통한 각국 은행에 잠입하여 외국은행의 돈을 훔쳐낸다는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이 사이버공격을 통해 추계 5억 달러 정도 남의 나라 은행 돈을 훔치려 한 징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가상통화 교환업자에 대해 적어도 5차례 공격에 성공하여 5억 7천 100만 달러의 피해를 입혔다고 발표했습니다.

예를 들면 “2018년 1월 일본의 가상통화업자 ‘코인체크’를 공격했고 2018년에는 각국은행을 공격해서 2000만 달러 이상의 부정송금 수속을 행했다. 2016년 7월에는 북한의 정찰총국이 270만 달러를 한국에서 도둑질하려 은행을 공격했다. 이외 국제송금시스템을 공격하여 칠레와 인도의 은행에서 합계 2000만 달러를 빼낸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북한의 정찰총국의 해커들이 외국은행을 공격하여 5억 달러 이상의 남의 나라 은행의 돈을 도둑질하려 했고 일부는 성공하고 일부는 실패했는데 지금도 전문가들이 이것을 조사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 보고서는 현대판 은행강도짓을 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고 이 은행강도짓을 하고 있는 기관이 바로 인민군 총사령부 정찰총국이라고 단정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18년 이후 북한은 해상에서 석유를 환적하기 위한 대규모 공작을 전개 중에 있는데 50척 이상의 선박, 160개 이상의 각국 기업과 연계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2018년 1월부터 8월까지 148건의 선박 간 석유환적을 했는데 그 량은 약 5만 8000배럴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선박을 이용한 해상에서의 환적, 물건을 옮겨 싣는 일에 중국의 IT대기업인 텐센트와 위챗 등이 사용되고 있다. 또 2018년 이후 북한의 석탄 환적을 위해 정기적으로 조직적으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최대 선박이 매월 1회 북한의 항구에서 석탄을 실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으로 2018년 12월 남한당국은 북한으로부터 위법으로 석탄을 수입한 4명의 관련자와 5개 상사를 기소했는데 그 석탄가격은 560만 달러였다. 이외 영국령인 버진제도, 중국, 홍콩 등에 불법거래 연계 조직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는 “2018년 2월부터 11월까지 촬영한 인공위성사진에 의하면 영변 원자로의 물 배출장치 가까이에 새로이 건물이 지어졌고 우라늄농축시설과 채굴지에서 계속 생산 활동이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전문 군수공장만 아니라 일반 민간공장에서도 핵·미사일 관련 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호’는 평양근교 평성에서, 조립되는데 이들 공장 중에는 자동차공장도 포함되어 있다. 또 2018년 11월 중국과 가까운 북부국경지대에 미사일 개발 거점지역을 새로 건설하고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이외 중동의 이란, 시리아, 예맨, 리비아 등 여러 나라와 무기 밀수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도 밝히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이 너무 많고 구체적인 것이어서 일일이 소개할 수 없으나 여러분 당이 유엔과 미국, 일본, EU등 여러 나라에서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 조치를 피해 석유, 석탄, 무기 등의 밀수출·밀매를 얼마나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는가, 심지어 IT해커, 정찰총국의 전문요원을 동원해서 각국 은행에서 돈을 훔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여러분 당의 산하조직인 내각과 인민군 기관이 국제 밀수집단, 은행강도집단으로 변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세계는 이런 여러분 당의 불법행위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각국의 함정과 전문기술자들이 여러분의 불법 국가범죄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연 2회 발표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를 정독해 보길 권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