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분명한 입장을 인식해야 한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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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 열린 조선인민군 제5차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지난 3월 25일 열린 조선인민군 제5차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3월 한 달 동안 로동신문을 읽다 보니 자주 눈에 띄는 말이 “공화국 역사에서 가장 엄혹한 시련을 맞이하고 있다”는 말었습니다. 특히 지난 3 26일부터 27일까지 5년 만에 ‘조선인민군 제5차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대회’가 개최되었다는 여러분 당 보도매체들이 전하는 소식을 들으면서 더욱 ‘엄혹한 시련’의 상황을 느낍니다. 이번 제 5차 중대장 정치지도원대회에서 강조된 김정은의 교시는 당중앙에 대한 신뢰, 최고사령관에 대한 무한한 충성, 사상교양사업의 기본원칙의 준수, 인민군의 전투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것 등등 최고사령관 김정은에 대한 신뢰심을 더욱 강화하라는 말로 일관되어 있었습니다.

왜 이 시기에 이런 대회를 가지는 것인가? 위에서 지적한 대로 현재의 엄혹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난의 행군시절 이상의 전인민의 결심, 각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 당의 최고위가 그만큼 엄혹한 위기에 직면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엄혹한 시련의 시기’가 왜 왔는가? 말할 필요도 없이 지난 2 28일 하노이에서 개최되었던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완전히 결렬되었기 때문입니다. 66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하노이까지 갔던 김정은이 벼락을 맞은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 못했던 폭탄과 같은 제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평양을 떠날 때는 영변핵시설의 폐기,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대북경제제재 완화, 미군 유해발굴작업 재개 등 5개항의 합의를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갔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고 보니 당초 예상했던 5개항 합의 문제는 완전히 사라지고 청천벽력과 같은 4개항의 다른 제의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제안은 첫째,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 신고, 미국과 국제사찰단의 완전한 접근 허용. 둘째, 핵 관련 새 시설물 건축 중지, 모든 핵 시설 제거. 셋째, 북한이 생산한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 등으로 반출할 것. 넷째 모든 핵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과학자 기술자들을 상업적 활동으로 전환하라 등등 말 그대로 발가벗으라, 대량살상 무기 즉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학 무기 등 모든 무기를 신고하고 내놓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3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부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적대적이고 의심어린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건설적 노력에 장애물을 만들었으며 그 결과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종료되었다“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미국의 제안이 너무나 혹독하다고 여러분 당 최고간부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런 하노이 회담에서의 미국의 제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리비아식 핵 폐기 방법을 제시해온 존 볼턴 안보보좌관의 제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만약 여러분 당 최고위가, 존 볼턴과 같은 강경주의자의 주장일 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이런 생각이야 말로 미국 조야의 여러분 당에 대한 인식을 잘못 판단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3 27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차관보지명자,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 미군사령관이 미 의회의 상·하원 청문회에서 한 발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북한의 말에 여러 번 속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들의 말만 듣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스틸웰 차관보지명자의 말로 이들 미국 조야의 생각이 드러났다고 하겠습니다. “더 이상 로동당 최고위층의 얘기는 들을 필요가 없다. 그 동안 수없이 약속하고 한 번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우리를 속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은 비핵화와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북한은 계속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험에 빠트리기 위한 군사력 강화에 열중하고 있다. 더 이상 속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대북정책의 수립과 정책 집행자들의 여러분 당에 대한 불신은 곧 미국 의회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제임스 러시 상원외교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계속되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최대, 최고의 압박유지가 중요하다”고 했고 애덤 스미스 하원군사위원회 위원장은 “북한과의 협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나빠지는 역사적 패턴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계속 붙잡아 두자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계속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으며, 미 상원외교위원회 동아시아소위원회 위원장 코리 가드너 위원은 “최대압박을 완화한다면 우리는 결국 실패한 전략적 인내정책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계속 제재와 압박을 계속하라”고 트럼프 정부를 다그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은 최근 “한 그램의 시멘트, 한 토막의 나무, 한 개의 못이라도 소중히 여기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난의 행군이 다시와도 돌파해가자”고 북한 인민들의 최대한의 절약 생활을 요구하며 생산과 건설투쟁의 돌격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런 절약운동, 내핍생활 요구로 오늘의 엄혹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달 급거 김창선, 국무부 부장이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한 준비가 아닌가 보아집니다만 이런 외교행각으로는 오늘날 여러분 당이 처한 엄혹한 상황을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11개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더욱 확실하게 이행될 것입니다. 석탄 밀수나 석유수입은 더욱 엄격한 감시망에 걸려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해안경비정이 한반도 근해와 중국 앞바다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나라 배와 석유를 환적하는 장면이 미국, 일본, 한국의 인공위성에 고스란히 잡히고 있고 석탄 밀수 선박이 중국, 한국, 동남아 각국 항구에 출입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잡히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오늘날 여러분 당이 직면하고 있는 엄혹한 국내외 정세는 자력갱생이니 총동원 생산, 건설투쟁이니 밀수나 선박끼리의 환적을 통해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중국도 러시아도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두 나라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에 찬성한 나라입니다. 자국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근로자들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국제정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제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건넨 그 제안은 존 볼턴이라는 개인의 제의가 아닙니다. 미국 조야의 일치된 제의이고 미국과 자유세계의 언론이 지지하는 제안임을 분명히 알고 또 다시 상대방을 속이려 해서는 안 됩니다. 엄혹한 상황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트럼프 대통령이 건내 준 그 4가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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