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핵포기가 전제되지 않는 한 북-미대화는 어렵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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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적 유조선 '유정 2호(왼쪽)'와 '민닝더유 078 호'가 지난 16일 동중국해상에서 호스를 연결한 채 떠 있다.
북한 선적 유조선 '유정 2호(왼쪽)'와 '민닝더유 078 호'가 지난 16일 동중국해상에서 호스를 연결한 채 떠 있다.
ASSOCIATED PRESS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3월 5일 남한의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하여 여러분 당의 최고 수뇌부와 오늘의 국제정세 즉 유엔을 비롯한 미국·일본·EU 등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가하고 있는 제재와 압박의 수위를 심도 있게 토의하고 그 완화방안을 논의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남한에서 파견한 특별사절단이 미국 수뇌부의 진심, 속마음을 정확히 전했는지는 모르나 아마 거의 충실하게 전했으리라고 봅니다.

다시 한 번 말한다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제시한 조건은 군말 말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받아들일 것인가 아닌가에 답하라“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게 대화의 문턱을 낮추라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김정은의 위협적인 공갈, “이미 북한은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했고 핵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는 사실을 알라”라고 김정은이 위협했는데 미국이 이 핵문제를 제쳐놓고 무슨 대화를 한다는 말입니까? 혹시 지금 북한에 억류되어있는 3명의 미국인을 석방 하겠다던가 또는 핵동결이나 미사일발사 실험 유보 등의 조건을 제시한들 그런 조건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시작될 수 있겠습니까? 미국과의 대화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의 의지를 명백히 밝혀야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2월 23일 미국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제재조치가 바로 이러한 미국의 의지를 여러분 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향후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를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는 지난 2월 23일 발표한 미국의 새로운 제재조치의 강도를 종전의 제재조치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이번 제재조치는 곧바로 여러분의 목을 죄는 것과 같습니다.

이번 제재조치는 27개의 해운회사와 28척의 선박 그리고 1명의 관련자가 올랐습니다. 이 29개의 회사 중 북한 해운회사는 16곳입니다. 그리고 북한의 선박이 19척입니다. 이들 해운회사와 선박은 바로 원유,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을 수송하는 화물선, 탱커 들입니다. 그 외 제재를 받는 다른 나라의 해운회사와 선박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의 해운회사 7곳, 대만과 싱가포르의 해운회사들 4곳 합계 11개 해운회사 그리고 9척의 외국 선박인데 모두 원유, 석유제품, 화학제품을 수송하는 탱커와 화물선들입니다. 이렇게 보면 2월 23일 발표한 미국의 제재조치가 겨냥한 목표는 바로 북한에 대한 연료공급을 끊겠다는 것입니다.

이 제재조치를 발표한 스티븐 므느신 미 재무부장관은 분명히 밝혔습니다. “북한이 현 시점에서 유류밀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배가 제재대상이 되었다. 중국쪽으로부터 송유관을 통해 들어가는 원유 외에 단 한 방울의 기름도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북한에 들어가는 석유 경유 등 연료가 들어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됩니까? 모든 수송수단, 자동차, 항공기 등은 물론 모든 경제활동이 멈춰 설 수 밖에 없습니다. 석탄 발전을 통해 얼마간의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공장가동이나 주민생활을 위한 각종 시설, 수돗물 공급, 농기계 사용, 농업용수 이용 등은 물론 심지어 일반 주민의 일상생활 예를 들면 출퇴근용 버스 운행, 장마당의 상품 운반용 화물자동차 운행, 도시의 택시 운행 등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밥 짓는 취사용 연료까지 부족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일본과 유럽의 인공위성은 해상에서 유류를 밀수하는 현장을 정확히 찾아냈습니다. 그 주범은 주로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의 선박이었습니다. 이번에 대만인 장유위안이 제재대상이 되었는데 이 자는 바로 북한과 석탄이나 석유를 밀거래한 자였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27곳의 해운회사와 28척의 선박에 대한 제재는 과거의 제재조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분 당에게 직격탄을 쏜 제재라 할 것입니다. 만약 이런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의 밀거래를 자제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새로운 제재조치를 강제할 것입니다. 바로 미국 해안경비대와 같은 밀거래 전문단속에 종사하는 함정을 동원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 선박과 북한 항구를 들락거리는 외국 선박에 대한 해상검색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는데 아마도 이번에는 미국은 ‘해상 차단’의 강경조치를 취하리라 생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이번 조치로도 북한에 대한 제재가 만족할 만한 효과를 낼 수 없다면 그때는 2단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오늘의 여러분 당에 대한 국제인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사절단을 보낸 이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행동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10여 년간 국제 제재를 당한 우리인데 지금 와서 무슨 새로운 제재조치를 가한들 우리가 굴복할 줄 아는가? 우리가 이미 보유한 핵 무장력을 미국이 인정하는가 안하는가를 놓고 대화하자“라는 김정은의 태도가 바뀌어 버리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남한의 특별사절단이 평양에 간 의미는 큰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 당의 태도변화가 표명되길 기대합니다.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이제부터 북한에 대해 가하는 제재조치는 김정은 정권의 명운을 직접 겨냥한 제재가 될 것입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한 제재조치로 바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여러분 당 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김정은의 세습왕조가 존립할 수 있을지, 스스로 깊이 판단해 보길 권고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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