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서에 대한 김정은의 미지근한 반응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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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초,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두고 김여정 당제1부부장의 논평을 보도한 바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밝힌 바에 의하면 “기히 맺은 김정은과 자기와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생각하면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번져 이미 수만 명이 감염되어 고생하는 가하면 수천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음을 고려하여 필요하다면 북한에 대한 의료·방역협력을 해 주겠다”는 요지의 편지였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나라보다 앞서 압록강, 두만강 국경을 폐쇄하여 코로나19가 북한으로 들어오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은 김정은의 조치를 평가하면서도 이 국경 봉쇄로 인해 국제사회가 보내는 방역·의료장비 도입까지도 중단되면, 더욱이 식량을 비롯한 북한인민의 생활필수품 도입도 크게 어려워진 북한의 처지를 고려하여, 필요하다면 인도적 지원 협력도 하겠다는 자신의 뜻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어 이 편지를 보냈다고 생각됩니다. 본 방송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편지는 지난 1년여의 미·북 관계를 고려하면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에 대한 김여정 당제1부부장의 논평은 솔직히 말해 그리 좋은 감정을 나타낸 논평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김여정이 김정은의 유일한 여동생이라는 점과 두 차례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보인 그의 역할, 또 현재 당내에서의 그녀의 지위와 역할로 볼 때 이 논평은 김여정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김정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낸 논평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김여정의 논평 중 주목되는 몇 가지 구절을 보면 여러분 당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하겠습니다.

우선 “두 수뇌사이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놓고 섣불리 평가해서는 안 되며 그에 따라 전망하고 기대해서는 더욱 안 된다.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구도를 얼마만큼이나 견인할지는 미지수이며 속단이나 낙관하는 것도 그리 좋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 말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당신을 믿지 않는다’는 표현인 동시에. 여러분 당내 일부 고위층 좀 더 명백히 말한다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좀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 또는 현재의 북한의 제재조치를 완화하자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깊은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일부 간부들에 대한 경고를 뜻하는 말로도 들립니다. 그만큼 여러분 당내의 다른 견해가 존재함을 드러낸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의 구절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 관계는 계속 악화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김여정의 생각)을 말한다면 두 나라 사이의 역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형평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두 나라 관계와 이를 위한 대화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인즉 ‘왜 힘이 강하다고 북한을 옥죄이려 하는가? 형평성을 유지하자. 우리가 핵실험장도 폐쇄하고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하고 영변 핵시설도 폐쇄하겠다고 했는데 왜 미국은 우리의 선차적 조치들을 인정하지 않는가’라는 뜻으로 해석 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이 일방적으로 폐기했다는 그 시설들이 과연 여러분 당이 진정으로 숨김없이 핵 폐기로 나가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었습니까? 이미 쓸모없는 시설, 폐기했지만 즉시 다시 복구할 수 있는 시설 등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폐기에 대해 미국이 속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까? 미국이 원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핵 폐기, 이 방향으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당의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이 동아시아 지역 국가 특히 일본과 남한 등의 미국 동맹국가에게 가하는 위협을 미국으로 하여금 눈감아 달라는 것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김여정 논평의 다음구절은 미국이나 유엔결의에 의한 대북제재에는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구절이었습니다. “미국이 제공해 주는 악착한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가 좋아질지 소원해질지 알 수 없지만 스스로 강해질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달만 해도 3차례 탄도미사일을 원산, 선덕, 선천에서 발사해 여러분 당의 전략적 무기개발을 과시하며 대미, 대일, 대남 도발로 위협했는데 과연 이런 도발과 위협으로 여러분 당이 얻을 것이 무엇입니까? 여러분 당이 시간낭비 없이 전략무기 개발로 나가겠다면 상대방은 가만히 앉아 쳐다보고만 있을까요? 1년에 7,500억 달러의 군사비를 쓰는 미국, 600억 달러를 쓰는 일본이 여러분의 핵·미사일 개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을까요?

당 간부 여러분! 김여정 제1부부장의 논평은 강변이고 도발로 평가받아도 무방합니다. 미국이나 자유세계의 각국 지도자들은 김여정의 주장 즉 “두해 전과 또 다르게 변화했듯이 계속 스스로 변하고 스스로 강해지겠다”고 한다면 상대방은 그 강해짐에 상응하는 억지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입니다. 그 방법은 지금까지와 같은 외교적 경제적 제재뿐만 아니라 군사적 제재로 대응할 것입니다. 이미 이런 새로운 대응방법은 김정은이 참관 하에 실시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앞둔 시점, 하루 전 또는 발사 직전마다 한반도 상공에 나타나는 미국의 각종 정찰기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인근 국가는 여러분 당이 핵 폐기에 응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고고도 미사일이던 저고도 미사일이던 그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전략자산을 지체 없이 이 지역에 배치하여 대응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지요. 지난 1월 3일 새해 벽두에 이란 최고지도자의 한 사람이면서 군부 실세인 카셈 솔레이마니가 드론 공격으로 살해당한 방식도 억지력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라크의 후세인, 리비아의 카다피,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집단을 이끌던 오사마 빈 라덴, 알 바그다디 등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습니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때만 하더라도 드론 공격을 1,000번 승인했고 그 결과 4,000여명의 테러분자가 제거 되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친분관계를 깨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김정은이 ‘우리는 계속 핵개발,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면 국제여론은 지금보다 더욱 악화되어, 김정은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제재는 강화될 것이고 이를 위한 명분도 더욱 많아질 것임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더 이상 만용을 부리지 말고 이성을 되찾길 권고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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