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여부가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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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무국회의를 열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무국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7월 25일 일요일 여러분 당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회의를 긴급 소집하여 김정은의 사회 하에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할 데 대한 결정을 채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음날인 7월 26일 월요일자 로동신문은 1면 전면에 김정은의 긴장된 모습 사진과 함께 비상확대회의 장면 6장의 사진이 크게 게재됐습니다. 이 로동신문을 접한 해외의 북한 관찰자들은 한결같이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3년 전 남한으로 탈북했던 한 청년이 다시 개성으로 돌아와 4~5일간 개성시 여기 저기를 돌아다녔기 때문에 코로나19를 전 개성시에 퍼트리지 않았는가 하는 염려가 있어 김정은이 놀라 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회의를 소집했다고 회의 소집이유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 회의에서 한 김정은의 지시내용이란, 3년 전 남한으로 탈출했던 자가 다시 개성으로 돌아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닌 모양인데 이 자가 남한에서 코로나비루스에 걸렸을 지도 모르고 만약 악성 비루스에 감염되었다면 곧 개성시 전역에 퍼질 수가 있으니 방어적방역대책이 아니라 최대비상 방역체제로, 다시 말하면 방어적이 아니라 공세적 방어체제로 한 등급 높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한에서 북으로 돌아간 탈북자청년을 뒷조사했더니 이 청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자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그가 북으로 떠나기 전에 접촉했던 2~3명도 코로나 감염자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김정은이 화다닥 놀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지레 겁먹고 개최했다는 얘기지요. 그러나, 강력한 방역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개성시 전체를 봉쇄하고 구역별 지역별 격폐시킨 것은 다소 과잉대책이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인민들 각자가 악성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 하는 예방조치, 예를 들어 마스크를 쓴다던가, 거리를 두고 걷는다거나, 방안에서의 집회를 가급적 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각 개인의 방역행위를 마치 당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왜, 북한인민 각자가 자기자신을 지키기 위해 하고 있는 방역행동들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한다는 말입니까? 지난 7월 31자 로동신문 3면에 실린 “인민을 지키자”라는 로동신문기자 김성민의 글은 북한인민들이 마스크를 쓰냐 안쓰냐도 김정은에 대한 지시를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로 보고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기술했습니다. “오늘날 전당적 전국가적, 전인민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비상방역사업은 단순히 전염병의 침습을 막기 위한 보건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지키기 위한 심각한 정치문제이다. 오늘의 비상방역기간은 모든 사회성원들에게 있어서 당에 대한 충실성을 검증 받는 시금석으로 준엄하고 어려운 시기에 당을 따라 혁명을 끝까지 할 사람인가 아닌가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쯤되면 북한인민들은 지역봉쇄로 인해 그 어떤 경제적 어려움이 닥친다 하더라도 참아낼 수 밖에 없겠지요. 왜냐하면 코로나19의 감염예방을 위해 실시하는 방역대책은 그것이 보건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당과 혁명 그리고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좌우하는 심각한 정치문제, 혁명투쟁문제, 당에 대한 충직성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악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문제는 세계 그 어떤 나라에서나 국가의 최우선 과제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인민대중의 경제생활문제를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방역상 어려움에 있어도 경제활동을 부분적으로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것입니다. 본 방송자는 아무리 인민대중의 국가적 방역사업에 적극참가를 호소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것이 수령의 인민에 대한 무한한 사랑의 표시라고 한다던가, 마스크 착용과 소독사업, 체온 재기 등 방역 규정을 지키는 것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의 표시로 규정하고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의 독재체제의 강화와 인민의 복종을 선동하는 기회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국제사회는 북한에서 퍼지고 있는 악성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방역 의료수준이나 방역장비 가지고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지원을 제의한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당 수뇌부는 국제사회의 지원제의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 문재인 정부의 지원 제의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대책은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남한과의 방역문제 협력을 거부하는가? 본 방송자의 판단은 이 역시 보건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문제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더 이상 문재인 정권과는 상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 일환으로 개성공업단지 내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는데 어떻게 코로나19문제로 남측의 제안에 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북한 농촌에서 돼지사육이 거의 절멸한 사실을 목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 북한에서의 돼지사육이 절멸하기에 이르렀는가? 아프리카 돼지 콜레라 예방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닙니까? 1년이나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이 돼지콜레라의 전염을 근절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세계 각국의 역사는 독재자의 심리를 입증하는 사례들을 수없이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국가의 위기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독재권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가 아닌 북한에서 그 전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극심한 식량부족으로 수십만이 굶어 죽고 수백만이 영양실조로 죽어나가던 고난의 행군시기, 김정일은 그 책임을 서관희 농업담당 비서에게 책임을 전가시켜 처형하며 자신의 독재권력을 강화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거와는 달리 책임전가 방식이 아니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한 결과 기아와 경제적 고통에 시달릴 수만의 개성시민에게 식량과 특별지원금을 지불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특별대책은 미국, 한국, EU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대책이지만 여러분 당에서도 이처럼 개성시민에 대한 특별배려를 하기로 했다는 것은 옳은 대책을 세웠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어느 정도 개성시민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오늘의 어려움은 비단 개성시민 뿐인가? 아닙니다. 모든 북한인민이 당하고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의 재정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 솔직히 평가해봐야 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관점에서 이번 개성시에 대한 조치를 김정은의 인민사랑의 은혜로운 조치, 운운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 관건은 바로 ‘핵폐기’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해제하여 정상적인 국제관계를 회복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함을 지적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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