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무조건 북한을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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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는 사진을 게시했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는 사진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1월 17일부터 18일까지 여러분 당의 대남담당 부위원장인 김영철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했다고 합니다. 워싱턴의 백악관 대변인의 발표를 보면 오는 2월 하순 트럼프·김정은 수뇌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고 그 장소나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그렇다 할 발표가 없었습니다.

이런 때문에 이번 김영철의 워싱턴 방문이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실무자 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만, 예정된 수뇌회담이 언제 어디에서 개최될 것인가를 확실하게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여러분 당이 주장해왔던 요구사항을 보면 미국은 작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처럼 대강대강 합의하는 식의 수뇌회담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워싱턴을 비롯한 관련 국가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제2차 수뇌회담에서는 명백하게 핵 폐기 일정과 규모를 밝히고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명백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분 당의 복안을 갖고 김영철이 워싱턴을 방문했는지 미정이고, 그러다 보니 현재 실시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는 지금 당장 그 일부라도 완화될 수 없으며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2월 말경까지 미국과 여러분 간에 실무적인 회담이 계속되겠지만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실무회담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김영철이 워싱턴을 방문했으리라고 보이는데도 제2차 수뇌회담 날짜조차 정확히 결정하지 못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크게 못 미치는 안을 갖고 온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는 지난 1월 7일부터 2박 3일간 김정은이 베이징을 방문하여 습근평 주석과 회담한데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김정은의 북경 방문은 바로 제2차 미·북 수뇌회담을 위해 사전 협조하기 위해 간 것으로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김정은과 습근평 주석 간에 무슨 말을 했는가? 구체적인 발표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양측 즉 북경과 평양에서 나온 발표문을 보면, 전통적 혈맹국 관계여서 과감하게 여러분 당을 후원하겠다는 얘기는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평양의 조선중앙통신과 북경의 신화사통신의 보도 내용에 뚜렷한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측의 보도 내용을 보면 김정은이 습근평 주석에게 요청한 말은 대강 이런 것입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는 기본입장을 변함없이 견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미·북 수뇌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성명이 있는데 미국이 그 합의대로 응하지 않아 우려 걱정된다. 그러니 습근평 주석께서는 조선반도정세의 관리와 비핵화과정을 우리와 공동으로 연구·조종해 주기 바란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할 때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단어에 합의했는데 지금에 와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한반도 비핵화’, ‘조선반도 비핵화’의 뜻을 우리측 즉 북한과 다르게 해석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만 어떻게 할 것인지 추구하고 있다. 우리가 말한 한반도 비핵화의 뜻은 주한 미군을 철수하고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까지 진입하는 것을 중단하며 한반도 주변 지역에서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는 적대적 행동도 그만두고 특히 핵우산 운운하며 미국의 핵으로 이 지역에서의 그 어떤 국가의 핵 위협도 방어하겠다는 등등 그동안 미국이 견지하고 있는 한반도에 대한 안보전략을 중단하라고 요구해도 미국은 이에 응할 기세가 없으니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중국과 북한이 함께 연구하고 대책을 세워 나가자.“ 대체로 이런 요구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김정은의 요구에 대해 과연 습근평 주석이 선뜻 동의했을까? 물론 주한미군의 철수나 미군의 전략자산이 이 동북아지역에 수시로 전개하는 것 또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해 핵우산을 제공하는 것 등등 이 모든 문제가 중국측에게는 불편한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김정은이 요청하는 대로 조선반도의 정세를 관리하고 북한측이 원하는 비핵화과정을 공동으로 연구하며 조종해 나가겠다고 확답했을까? 내막적으로는 합의하고도 지금의 미·중 관계, 일·중 관계, 한·중 관계를 고려하여 공식성명으로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김정은의 의견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염려한 것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중국측 발표에는 이 부분 즉 조선반도 정세의 관리, 비핵화 협상과정에 대한 공동연구, 조정 등에 대한 말은 완전히 빠져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국이나 러시아의 관심 나아가 관여가 결코 중단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1,400km의 국경선을 갖고 있는 중국, 6·25전쟁때 백만 군대를 파병했던 중국인데 어떻게 무관심할 수 있겠습니까? 특히 핵개발문제를 위시하여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전쟁이라도 일어난다면 동북3성과 베이징, 내몽골 지방의 안전보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반도에 관여할 것이 확실한데 여러분 당이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과 협의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에 찬성한 중국이 과연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하고 여러분 당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응할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중국이던 미국이던 한국이던 그 어떤 국가정부이던 간에 지금 이 시점에서 여러분 당의 의미 있는 행동이 보이지 않는데 과연 “대북제재를 완화하라, 종전협정을 체결하라, 한반도에 전개하는 미국 전략자산을 철수하라 연합군사훈련을 그만두라.” 등등 여러분 당의 일방적 요구에 손을 들어주겠습니까?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계속되고 있는데 중국이 나서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과연 중재자 역할을 하겠습니까?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이번 김영철의 워싱턴 방문결과가 그리 반가운 결과를 내올 수 없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현실은 냉혹합니다. 의미 있는 조치, 투명하고 완전하고 불가역적 핵 폐기를 행동으로 보여야 함을 강조합니다. 더 이상 말로 핵 폐기를 주장해도 제재완화는 없다는 것을 지적해 둡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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