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말에 제8기 7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개최되어 농사 문제를 주 의제로 토의하며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북한 전역에서 알곡 증산을 기하고 있는 이때, 10일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제8기 5차 당중앙군사위원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가슴 가득히 훈장을 단 국방상, 인민군총참모장, 각 군단 지휘관들이 모두 참가했고 여기서 인민군 총사령관 김정은의 주재 하에 군사전략, 인민군의 작전 태세 또는 농사 문제를 주 의제로 토의했다는 사실은 여느 해와 달리 농사 문제를 논해야 할 긴박성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3월 12일자 로동신문은 “8기 5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도 사회주의 위업 실현의 선결점이며 전략적인 최중대사가 바로 농촌문제”라고 확인했고 “무조건적으로 철저히 집행하기 위한 방도에서 인민군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중앙군사위원회는 “로동당이 전망적으로 설계하고 목적 지향적인 투쟁으로 인도하고 있는 농촌진흥과 지방건설에서 인민군대의 활동방향과 구체적인 임무를 확정하였으며 그 집행과 관련한 조직기구적 대책과 병력이용방안을 토의하고 해당 결정을 전원일치로 가결했다”고 했으니 향후 식량생산을 위해 인민군 병력이 본격적으로 동원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해외의 북한문제 관찰자들은 2~3년 전부터 인민군 장교들 가족에 대한 식량배급이 급속히 감량 되었고 뿐만 아니라 인민군 장병들도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두 끼밖에 먹지 못한다는 말을 들어왔으며 심지어 평양시 주택건설에 동원된 청년들이 배가 고파서 일반 주택가로 찾아가 식량 구걸을 하는가 하면, 각 지방 주요건설 사업에 동원된 인민군 병사들이 농장을 찾아 식량제공을 강요하고 심지어 습격하여 식량 수탈을 예사로 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식량관련 기구도 북한의 식량부족현상을 공식 의제로 토의하며 지원여부를 논의한 바 있지만 그 어떤 인도적 지원도 북한 당국이 거절하고 있어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와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여러분 당이 작년 하반기부터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 식량수입 가능여부를 타진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하지만 벌써 5~6년 동안 북한 농촌은 재해성 기후에 대처할 수 있는 방도를 전혀 수립하지 못하여 막대한 재해를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조선반도의 위치는 해마다 봄 가뭄을 피할 수 없는 자연조건 하에 있습니다. 봄비가 적게 내리니 어쩔 수 없습니다. 밀이나 보리가 한참 자라야 할 시기에 비가 오지 않아 가물다 보니 수확량의 감소는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길은 강물을 끌어 대던가, 지하수를 퍼 올리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여러분 당은 이런 기본적인 농업문제, 농민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거의 무시했습니다. 그동안 농업담당일꾼들, 농촌지도에 임하고 있는 초급 당 간부 여러분이 그처럼 요구해도 응하지 않은 중앙당이 아닙니까? 식량 증산의 방도가 무엇인지 몰라서 못한 것입니까? 아니지요. 무엇이 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선군정치, 핵미사일 개발 우선 정책 때문입니다.
어제, 오늘도 한발에 수십만 달러 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과연 농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공업생산이 가능한가? 당장 뿌려야 할 질소비료, 린비료, 카리비료를 공급할 수 있는가? 농약, 농기계 부속품을 보내줄 수 있는가? 씨뿌리기와 김잡이, 병해충구제 등에 필요한 농약들을 제때에 공급할 수 있는가? 지하수를 퍼올리고 강물을 양수하려면 휘발유가 필요한데 제대로 공수할 수 있는가?
당 간부 여러분! 농업의 수리화, 기계화, 화학화, 전기화하여 농민들의 문화적 생활을 보장하며 이밥에 고깃국을 먹고 등 따스하게 잠잘 수 있는 문화주택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던 자는 바로 김일성이었고, 정보당 10톤 이상의 알곡을 생산하여 연간 1000만 톤 내지 1500만 톤의 식량을 생산하겠다고 공언했던 자가 바로 김정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결과를 초래했습니까? 고난의 행군으로 수십만 명이 굶어 죽었고 영양부족으로 수백만이 병들어 죽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 김정은은 “인민들이 실질적으로 기대하고 그려보는 이상을 눈앞의 현실로 안겨주기 위한 사회주의 농촌건설과 경제발전의 성스러운 전구에서 인민군대가 투쟁의 모체가 되고 본보기가 되어 온 나라가 반기는 부흥의 실제를 반드시 안아 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한심한 얘기입니다.
군대는 국방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본분입니다. 인민군대가 경제의 주체입니까? 여러분도 인민경제의 주체는 내각이라고 규정했고 노동자, 농민, 과학기술자, 경제전문관료들이 담당하는 것이 온전한 나라가 갖춰야 할 현실입니다. 북한은 군인에 의해 지배되는 선군정치체제를 언제까지 계속할 작정입니까? 군이 지배하는 군국주의 왕정체제가 유지되어야 김정은의 세습왕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제는 힘겨운 미사일발사를 중단하고 그 자금과 자재로 농촌 현대화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길 권고합니다. 인민군을 동원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제대시켜 원하는 자에게 농업을 맡기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허용해야 합니다. 사상, 선동사업으로 전체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한 북한의 식량 생산은 지난 60년간의 실적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권고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