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핵 폐기 약속만이 답이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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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북한의 핵폐기장 폐쇄 소식을  보고 있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북한의 핵폐기장 폐쇄 소식을 보고 있다.
ASSOCIATED PRESS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서명 제3항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다”의 제 4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이 문장에서 말한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지난 4월 20일 여러분 당이 제7기 3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의한 것을 말합니다.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기로 했다는 것과 대륙간탄도로켓 실험을 중단하고 핵실험도 동결하기로 했다고 핵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정책도 끝났고 경제건설에 주력하겠다”고 한 결의를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 여러분 당의 이른바 “주동적 조치”들이 여러분 당의 비핵화의지를 표명하는 구체적인 행위라고 인정합니다. 이런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한 인식을 나타낸 것임을 인정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그동안 여러분과 협상했던 당사자들, 핵·미사일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김정은의 말을 믿을 수 있나?” 라고 의문, 불신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부시정부, 오바마정부로 이어진 과거 16년간 북한과의 대화파로 널리 알려진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차관보는 5월 1일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판문점선언은 과거선언들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 김정은은 과거 동의했던 선언에서 많은 것을 복사해 붙여 넣었다. 김정은이 약속한 핵실험장 폐기조치 역시 전혀 새로운 진전이 아니다.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던 이벤트와 큰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현 미국무부의 카티나 애담스 동아시아 태평양담당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하여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할 때까지 국제적인 최대 압박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문제석좌인 빅터 차 교수는 당중앙위원회 7기 3차 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발표는 비핵화선언이 아니라 북한이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이다. 북한은 이미 대화중엔 모든 실험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번 발표는 이를 공식화한 것뿐이다. 북한의 발표에 핵실험금지, 선제사용반대, 이전(옮기는 것)반대 등은 핵포기 의지의 표명이 아니라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의 모습을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비핵화선언이 아니라 핵보유선언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지난 4월 27일 판문점선언에 대한 미국 조야의 주요인사, 특히 북한과 직접 협상 경험이 있는 전직 고위관리들, 북한에 대한 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대북 불신이 표출하는가! 말할 것도 없이 과거 여러분 당이 합의하고는 뒤돌아 서자 마자 파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여러분의 과거의 행적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의 경험에서 비추어볼 때 지금 여러분 당이 “핵개발과 경제건설병진정책을 끝내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결의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말대로 “이제는 더 이상 그 어떤 핵실험과 중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실험, 발사도 필요 없게 되었으니” 즉 이제는 시험이나 발사실험을 안 해도 핵무력을 완성한 단계에 왔으니 필요 없게 되었기 때문에 안 하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비핵화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국가로 인정받겠다“는 얘기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평가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병진노선의 종료를 결의한 그 배경은 “국가 핵무기완성”, “핵무기 병기의 완결”을 선언한 것이라면 향후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하더라도 큰 성과는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대의 유훈이 비핵화”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26일 중국을 방문하여 습근평 주석과 만났을 때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며 비핵화 실현에 힘을 다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우리의 입장”이라고 했으며 이 유훈 운운을 남북정상회담에서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 당이 취한 “주동적 조치”라는 것이 진정성을 표명한 것이라면 향후 개최될 미·북 정상회담에서 4.27 판문점선언 보다 진일보한 획기적 조치를 또 한 차례 내놓을 것임을 밝혀야 합니다. 미·북 회담에서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선언문 정도로는 안 됩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 ‘CVID’의 구체적 실현 계획을 내놓아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과거의 핵, 지금까지 개발한 결과물을 모두 내놓아야 합니다. 오늘의 핵, 지금 개발하고 있는 것을 중지하겠다거나 앞으로의 핵 개발계획을 포기하겠다는 정도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 차례 남북 합의, 6자회담 합의, 미·북 합의가 헌신짝처럼 내쳐지는 여러분 당의 배신행위를 경험했습니다. 더 이상 이런 빈 약속, 배반할 약속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위에 모이는 것이 아닙니까?

만약 향후 핵·미사일 개발 포기가 CVID 원칙 또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언급한 PVID 원칙 즉 ‘영구적이며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에 미달할 경우, 여러분 당이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경제건설에서 심대한 타격을 모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CVID가 실현되지 않는 한 지금 가해지고 있는 제재와 압력은 조금도 완화될 수 없을 것입니다. 문재인정부는 전향적으로 여러분과의 협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상응하는 실천을 기대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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