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식량부족 원인은 잘못된 농업정책 때문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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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의 농업근로자들이 불리한 자연기후조건에서도 모든 영농공정들을 주체농법의 요구에 맞게 해나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의 농업근로자들이 불리한 자연기후조건에서도 모든 영농공정들을 주체농법의 요구에 맞게 해나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5월 초 유엔의 식량 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대표단이 북한에 들어가 북한인민의 식량사정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들 유엔 농업기구 조사단이 북한에 들어간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여러분 당 관계자들이 “북한인민들이 심한 식량난에 처했으니 140만 톤 정도 지원해 달라”며 공식 요청을 보내와서 들어갔습니다. 그 요지는 금년도 북한의 식량부족량은 136만 톤 정도인데 이런 식량부족으로 인해 1인당 하루 최소 식량 소요량 500g을 공급할 수 없어 300g정도 줄이고 있으며 북한인구의 40% 내외인 1010만명 정도가 영양부족에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이만큼 식량부족현상이 발생했다면 400여 개소 장마당의 쌀값이 뛰어야 하는데 작년 9월 이후 금년 3월까지 장마당의 쌀값은 크게 뛰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거꾸로 금년 1월 1kg당 5,000원 내외였는데 3월에는 4,200원 내지 4,400원 정도로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왜 140만 톤의 식량부족현상을 밝히면서 공식으로 유엔에 식량지원을 요청한 현실에 비추어 쌀값이 뛰지 않고 거꾸로 떨어지는가? 그 이유는 다른 곳에서 식량공급이 계속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부 소식은 군량미로 비축했던 식량을 풀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농민들이 소토지에서 경작한 식량이 장마당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당초부터 우리는 유엔의 제재조치가 북한 인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마저 차단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2270호, 2321호, 2371호, 2375호 그리고 2017년 11월 말에 통과된 2379호 이 5개의 제재 조치 중 실제로 북한에 들어갈 인도적 지원까지 차단하는 제재 항목은 없습니다.

2375호 제재조치가 북한의 정유제품 수입을 제한하고 외화벌이 근로자의 송환을 결의한 것이기 때문에 농산물 운송이나 농기계 이용 또는 농작물 재배를 위한 양수기가동에 어느 정도 제한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만 140만 톤의 식량부족현상을 초래할 정도로 농업생산에 타격을 주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무엇때문에 북한의 식량부족현상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가? 그 이유는 두 가지 이유로 보입니다. 첫째는 자연기후변화에 대비한 농산물 생산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 장마나 태풍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하천이나 관계 공사가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솔직한 얘기로 북한에서 매년 장마로 인한 피해가 얼마입니까?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얼마입니까? 금년도 식량부족현상은 분명히 작년의 심한 가뭄으로 인해 하곡 생산이 심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감자와 옥수수생산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만큼 농업생산토대가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핵과 미사일개발에 전력하며 선군 정치에 전력했으니 농업 투자가 이뤄질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미 계단식 밭으로 인해 모든 강의 하상이 높아졌는데 이로 인한 홍수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상이 높아졌으면 그만큼 준설공사를 해서 높아진 하상을 낮추어야 하는데 이런 여력이 없습니다. 한편 예방조치로 산에 나무를 심어 토사의 흐름을 막아야 하는데 그 여력도 없습니다.

둘째로 집단적 경지, 천리마 방식 주체농법 때문에 농민의 생산의욕이 감퇴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중국을 오늘날의 경제 강국으로 이끈 등소평 옹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자본주의경제옹호자인 하이예크 교수와 만나 농업생산 증대방안을 의논했다는 사실을. 이때 하이예크 교수가 한마디로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은 농민에게 돌려주시오. 인민공사를 해체하고 토지를 농민에게 돌려주시오. 농업의 주인공은 농민입니다“라고 한 얘기를.

당 간부 여러분! 농업경영방식을 개혁할 생각이라면 좀 더 적극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농민에게 소토지경작정도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분조를 가족 중심으로 편성할 정도로는 안 됩니다. 협동농장 자체를 깨버리십시오. 토지는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 분배하고 생산농산물을 농민 스스로 시장에 내다 팔도록, 농업경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 중국을 보십시오. 베트남을 보십시오. 이들 공산당 1당 독재국가에서 식량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남한 동포들이 북한인민의 굶주림을 보다 못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조치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식량지원을 시도하고 있는데 왜 김정은은 “남조선 인민들의 그 어떤 식량지원도 받지 말라”고 명령합니까?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조치에 항거하는 오기입니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재개를 위해 나서지 못하고 그까짓 몇 백만 달러의 식량을 지원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평 또는 경고하기 위해 내린 결정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모든 정책은 그때 그때의 국제적인 정치 환경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하지 말고 민족의 이익 즉 4.27판문점선언이나 9.19평양선언 실천에 나서라, 당장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고 북한이 계획하고 있는 20여 곳, 경제관광 특구개발에 과감하게, 남한 대기업을 투자하도록 다그치라”는 얘기인데 지금 한국정부가 그렇게 나설 수 있는 처지인가? 여러분도 충분히 알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의 국제정세,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조치가 얼마나 엄격한지, 중국이나 러시아가 여러분 당에게 하고 있는 협력 사업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지금 남한의 일부 지방에서는 북한 농민들에게 보낼 트랙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십 대를 모았습니다. 임진각 일대 공터에 27대가 집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보낼 수 없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여러분 당의 핵·미사일 개발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한 좋은 관계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현재 실시 중에 있는 대북제재조치를 완화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합니다. 이것이 오늘의 국제 현실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스스로 자립경제로 경제정상화를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그러자면 우선 식량부족현상을 극복해야 합니다. 한 발에 수십만 달러씩 하는 방사포, 유도탄미사일을 수십 발씩 쏘아 대면서 전쟁 놀음을 할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식량을 구입하십시오. 농업생산, 농업정책을 근원적으로 바꾸어 중국식 농업개혁을 단행하는 것이 중요한 수단임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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