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농기자재 공급해야 알곡고지 점령 가능
2023.05.31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농기자재 공급해야 알곡고지 점령 가능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농기자재 공급해야 알곡고지 점령 가능](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bd81d55c-b178b3d9b2f9-ac04bd80b4e4c5d0ac8c/sendletter-05312023065548.html/@@images/79c3f948-1023-4b9f-81b5-b88901f25cfe.jpeg)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중에 포전 기본 면적의 모내기를 결속하라”는 중앙의 지령이 하달되었으니 지금쯤 황해남북도, 평안남북도 곡창지대의 모내기는 거의 끝났으리라 생각됩니다.
5월 26일자 로동신문 1면 전면에 게재된 ‘정론’의 제목은 ‘농촌당원’ 네 글자였습니다. 지금까지 본 일이 없는 특색 있는 논설제목이기 때문에 본 방송자도 한 줄 한 줄 짚어가며 정독했습니다. 하지만 그 글은 농촌 당 간부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것인지 또는 알곡고지점령을 위한 특별 배려를 고려한다는 취지인지, 전례 없는 경제 지원을 쏟아 붓기로 했으니 농업근로자에 대한 지도 관리를 제대로 하라는 지시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읽고 난 후 본 방송자의 느낌은 1년 전 지시나, 한 달 전 지시나, 엊그제의 지시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또 들은 그 소리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농촌당원’ 제하의 이 정론은 “모든 당원들은 언제나 혁명과업수행에서 군중의 모범이 되고 군중을 이끌어나가는 선봉투자가 되라. 농촌당원들은 농업전선의 기수이며 우리 당 농촌 진지의 핵심들인 만큼 혁명과업수행에서 실력과 능력으로 대중을 이끌고 군중 속에서 핵심적이고 모범적인 역할을 하라. 이것이 당의 뜻이다”라는, 하나마나한 넋두리였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까지 당 중앙은 농촌 당 간부들을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그들은 농촌 당 간부들에게 관료주의, 권위주의를 부리고 대중 앞에서 독불장군식 권력행사를 해왔다고 질타했습니다. 김정은은 “우리식 사회주의 농촌발전의 위대한 시대를 열어나가는데 있어 당 간부들이 도움은커녕 타격을 안겨주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당 간부들에 대한 부정적 관점에 기초해서 노동당은 강력한 통제와 검열사업을 강화해 왔습니다. 아마도 5월 26일자 정론의 제목을 ‘농촌당원’으로 한 이유는 ‘당 간부들의 관료주의적 독불장군식 세도는 어느 정도 제거되었으니 이제는 그 밑에서 일하는 일반 당원의 정신상태를 고쳐보자’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농촌당원’ 제목의 ‘정론’은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선봉이 되고 핵심이 되라! 이것이 오늘 농촌당원들의 가슴마다에 더욱 뜨겁게 새겨지는 당의 부름, 혁명의 요구다. ‘선봉’이란 간고하고 복잡한 정세 하에서 당원들의 대오의 맨 앞장에서 총창을 비껴들고 사선을 헤치며 용감하게 나가라는 뜻이다. 이것이 참된 로동당원의 불굴의 군상, 우리 농촌 당원들이 깊이 간직해야 할 선봉투사의 진 모습이다”
당 간부 여러분! 구체적으로 얘기해봅시다. 농촌당원들에 준 총창이란 도대체 어떤 것입니까? 농산물 특히 벼와 밀, 남새 등 식량생산을 경이적으로 증산할 수 있는 농기자재와 비료 등을 풍족하게 제공했습니까? 지난 8기 7차 전원회의에서는 “농촌을 혁명적으로 가변시켜야 한다”라고 결의했고 이를 위해 “사회주의 농촌혁명강령을 완벽하게 실행하도록 모든 역량을 농촌 식량생산에 집중하라”고 했습니다. 현시점 5월의 농민의 입장에서 볼 때 모내기와 앞그루작물 비배 관리나 재해성이상기후에 대처할 수 있는 대책 강구를 할 수 있도록 트랙터, 모이양기, 비료, 전기, 각종 화학비료와 농약을 공급하라는 것, 이것이 현시점에 농민에게 쥐어 주어야 할 총창일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 방송자는 ‘련포온실농장건설’을 높이 평가하며 바로 이와 같은 농촌에 대한 충분한 기자재의 공급이 식량생산에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련포온실농장 건설은 누가 담당했습니까? 농민입니까? 아니지요. 바로 인민군 장병들이었습니다. 련포온실농장의 필요한 건설자재는 어떤 기업이 공급했습니까?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28비날론연합기업소였습니다. 건설에 필요한 노동력을 대주고 온실 건설을 위한 기자재를 대주며 이 온실농장이 남새생산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도록 비료와 전력, 연료를 대주었습니다. 또 생산된 남새를 함경남도 일대에 공급하도록 화물자동차까지 배치해 주지 않았습니까? 한마디로 모든 지원을 국가가 담당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주의 농촌테제를 실현한 모범사례로 부각된 것입니다.
왜 이런 얘기가 ‘농촌당원’ 제하의 ‘정론’에는 한마디도 없습니까? “농촌당원을 선봉자가 되도록 교육하라”는 이런 관념적 주장만 늘어놓고는 어떻게 알곡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도 중국과 베트남(윁남)의 경제발전을 보지 않습니까? 수십만의 외화벌이 노동자들이 외국에 나아가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가 사회주의를 택한 나라보다 월등히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지 않았습니까? 인민대중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바로 물질적 자극이라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단계의 요구에 맞게 농민의 사상의식 강화로 농촌진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 이러한 케케묵은 헛소리는 세계에서 유독 여러분 당 수뇌부만이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되뇌고 있습니다.
이런 자력갱생원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정치, 경제, 사회적 현실을 누가 자초했습니까? 그것은 바로 3대 세습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김정은 일당의 잘못된 정책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습니다. 북한의 인민대중 특히 지식, 청년, 인텔리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탈북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것입니다. 3중, 4중의 주민통제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허풍방지법, 평양문화보호법 같은 허망한 조치가 아니라 실제로 알곡고지 점령에 유력한 총창 즉 농기계, 트랙터, 전력과 연료, 비료와 농약, 박막과 농기자재 등을 공급해야 농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