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의 투명성 없는 대북식량 원조는 무의미 하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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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배급을 타는 북한주민들의 모습.
식량배급을 타는 북한주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5월 초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대표들이 북한에 들어가 식량사정을 조사하고 돌아와 136만 톤의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금년도 북한의 식량사정은 가뭄으로 크게 악화되었다. 1,010만 명의 노약자, 어린이들이 하루에 최소한 500g은 먹어야 하는데 300g 정도밖에 차례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부족한 식량 136만 톤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유엔조사단의 보고가 나오자 남한의 문재인 정부는 즉각 800만 달러를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나 식량농업기구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중국이 지난해 7월 북한에 102만 512달러 즉 쌀 1,000톤과 5,502만 7,842달러 즉 질소비료 16만 2,000톤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이만큼 세계는 북한의 식량부족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는 얘기지요.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과 관련하여 갖가지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과거 몇 십 년 동안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가 기근으로 많은 식량지원을 받아왔지만 이들 나라를 지원할 때는 아무 소리 없이 지원에 나섰던 나라들이 무엇인가 명백하지 않은 의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북한이 요청했던 140만 톤, 유엔 대표단이 발표한 조사보고서의 136만 톤, 이 숫자가 정확한 것인가 하는 의문입니다. 본 방송자가 전 시간에 잠깐 지적했던 것, “북한 장마당의 쌀값이 오르지 않고, 작년 kg당 5,000원하던 것이 4,000원 대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심각한 식량부족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근본적인 문제로 과연 국제사회와 각국정부가 지원하는 식량이 굶고 있는 북한주민에게 전달되는가? 과거처럼 외국에서 지원해준 쌀을 실제 굶고 있는 북한주민이 아니라 군대에게 심지어 배급을 충분히 받고 있는 당원이나 정권기관원들에게 공급해주어 이들이 추가로 배급 받은 이 쌀을 시중에 내다 팔고 있으며 심지어 정권기관이나 인민군 기관이 외국에서 보낸 쌀을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중국에 싣고 가서 팔아 현금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지요. 유엔의 감시원들이 보는 앞에서는 제대로 주민에게 공급해 주는 것 같았는데 감시원이 없으면 주었던 식량을 도로 회수한다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와 감시원들이 당혹해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과연 외국이 보낸 식량이 제대로 굶고 있는 북한주민에게 공급되는지 불투명하다. 그러니까 쌀을 갖고 간, 유엔 식량 기구 감시원들이 자유롭게 감시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먼저 북한 당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식량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러한 여러분 당에 대한 불신 때문에 136만 톤의 식량을 보낼 자금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 유엔당국자들의 실토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오늘의 국제사회, 유엔의 식량농업기구나 세계식량계획 일꾼들이 대북 식량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때에 여러분 당의 엉뚱한 주장이 나와 더욱 관계자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9일 여러분 당 기관지 로동신문에 게재된 ‘국제적 협조의 빛나는 모범을 창조하시여’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의 요지는 별 것 아니었습니다.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 아마도 1960년대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아프리카의 토고나 모잠비크 또는 몰타 등을 여러분 당이 지원했던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그때 우리 로동당 정권이 했던 것처럼 오늘날 외국은 우리 나라를 지원해 달라는 간청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 기사는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김일성의 도움을 받은 이들 나라, 토고, 모잠비크, 또는 몰타 등은 선진국들의 예속에서 벗어나 자립적 민족경제의 튼튼한 토대를 갖추고 자체의 힘으로 전진해 나가는 조선처럼 즉 우리들처럼 이들 나라도 북한의 원조로 자립적 민족경제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여러분 당의 기관지 로동신문의 기사이기 때문에 그대로 믿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한두 가지 통계로 이들 나라의 현 경제사정을 봅시다. 2016년의 세계 통계를 보면 인구 780만의 토고에서 2016년 국내 총생산이 44억 4,900만 달러, 1인당 생산 585달러입니다. 모잠비크의 경우 2,970만 인구에 국내총생산이 109억 3,000만 달러, 1인당 379달러입니다. 한 마디로 북한처럼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 속합니다. 그런데 이 로동신문 기사 ‘국제적 협조의 빛나는 모범을 창조하시여’에서 눈에 띄는 말은 “원조라는 것은 발전도상나라들의 명줄을 틀어쥐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지배와 예속의 올가미였고 하나를 주고 열백을 빼앗으려는 강도적 약탈의 수단이었다. 즉 원조 받는 그 나라들이 자립적 민족경제를 발전시켜 튼튼한 경제적 토대를 구축하고 자체의 힘으로 발전하도록 진심 어린 원조·지원이 아니라 정치 경제적으로 지배하고 하나를 주고 열백을 빼앗아 예속화 시키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악랄한 기도하에서 준 것이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 말을 하는 여러분 당이 그간 어떤 짓을 했는지 당 간부 여러분 스스로 되돌아봐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 보십시다. 1960년대 김일성이 제3세계 특히 신생독립국가인 아프리카 콩고, 알제리, 우간다 등 여러 나라에 준 이른 바 원조라는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반정부 투쟁, 반 자본 투쟁, 영국, 프랑스 등 구 식민지 종주 국가를 반대하는 이른 바 반제국주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한 무기와 반란군 군사훈련, 이것도 모자라 인민군을 파견하여 대대적인 반정부, 반체제 공산주의 혁명을 추동하는 군사지원이 아니었습니까? 그 결과 얼마나 많은 무고한 인민들이 내란에 휩쓸려 희생되었습니까? 세계는 당시 김일성의 혁명 수출의 실상, 반정부 무장세력 육성을 위한 지원을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반정부 반체제 공산혁명군을 북한에 데려다가 훈련시키기 까지 했습니다. 더 이상 역사적 사실을 왜곡 날조하며 ‘우리식 원조’를 주장해서는 쌀 한 톨도 지원받을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왜 오늘의 북한주민 1,000만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어린 유아들이 영양부족으로 죽어 가는지 잘 알고 있을 진데, 이 잘못된 사회주의 경제 체재, 주체사상에 시들은 세습독재체제의 종식이 바로 인민에게 진정으로 봉사하는 길을 알고 대담한 체제개혁을 주장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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