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에 대한 충성이 양심의 근본이라고?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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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북한 노동신문 1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북한 노동신문 1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5월 30일 여러분 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6년 전인 2013년 12월 장성택을 처형하던 당시 당원의 충성심을 강조했던 노동신문의 사설, 정론의 논지와 유사한 글이 게재되어 대내외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바로 김용일의 글, ‘양심은 인간의 도덕적 풍모를 규정하는 척도’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왜 이처럼 인간사고, 인간 생활규범의 기본문제인 ‘양심’을 꺼내들고 수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가? 1950년대 김일성시대, 1990년대 김정일시대 그리고 2000년대 오늘의 김정은시대, 이 3대 세습 기간 중 줄곧 수령에 대한 충성 문제는 당의 제1과제로 제시되었습니다. 김용일의 이번 논문도 그 요지는 같습니다. 몇 가지 인용해 봅시다.

“사람의 행동을 규제하는 도덕적 지탱점은 양심이다. 도덕은 양심으로부터 우러나와 누가 보건 말건 알아주건 말건 자각적으로 지키게 된다. 양심은 수령에 대한 도덕적 의리심을 남김없이 발양시켜 나갈 수 있게 하는 근본원천이다. 인간의 도덕적 풍모에서 기본은 수령에 대한 숭고한 도덕적 의리심이다. 혁명가에게 있어서 수령은, 운명도 미래도 다 맡아 보살피고 참된 삶과 행복을 꽃 피워주는 자애로운 스승이고 어버이다. 그런 것만큼 혁명가는 바로 서나 거꾸로 서나 엎어 놓으나 뒤집어 놓으나 좋은 날이나 시련의 날이나 변함없는 충신의 한 모습으로 사는 의무로, 절대불변의 의리를 간직해야 한다.”

당 간부 여러분! 위 인용문에서 인간의 양심이란 “수령에게 절대 충성하고 변함없는 의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과연 인간의 양심은 이처럼 수령에 대한 무조건 충성을 다할 때만 실현될 수 있는 것인가? 이처럼 양심의 발현, 양심적인 행동이 수령과의 연결로써만 실현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양심이란 본래 ‘도덕적인 가치를 판단하여 옳고 그름, 또는 선과 악을 깨달아 바르게 행하려는 의식’을 말하는 것임으로 수령을 대하던 일반 사람을 대하던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분하여 인간 각자의 행동을 규제하는 개념입니다. 인간의 모든 삶 속에서 구현되어야 할 도덕적 윤리적 행동, 옳은 것, 선한 것을 밝히는 마음과 인식을 뜻합니다.

우리는 김일성의 독재체제가 수립된 지난 70년간 여러분 당이 제시한 이른 바 ‘사회주의 생활규범’, ’사회주의 생활준칙‘, ’사회주의적 애국주의‘ 좀 더 넓게 ’사회주의적 생활문화‘ 등이 어떤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사회주의적 도덕 윤리관을 강조해왔는가? 여기에서 여러분 당이 강조한 몇 가지 규정과 개념을 인용해봅시다.

우선 김일성은 어떻게 규정했는가? ‘사회주의적 생활양식’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사회주의적 생활양식을 확립한다는 것은 정치, 경제, 문화, 도덕의 모든 분야에서 사회주의적 생활규범, 사회주의적 행동준칙을 따라 모든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주의적 규범이란 무엇인가? 김일성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회주의 사회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이 국가,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지켜야 할 말, 행동규범을 말한다. 즉 사람들의 행동 통일을 실현하여 집단과 조직의 규율과 질서를 세우는데 중요한 작용을 말한다. 사회주의 사회에서 살며 일하는 사람들은 정치, 경제, 문화, 도덕 등 모든 분야에서 하나의 질서에 따라 행동하도록 생활 준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 하나의 질서와 준칙이 무엇인가? “바로 수령에 대한 무한한 충성을 발휘하기 위한 생활준칙, 사회질서를 말하며 이런 생활이야 말로 진정한 애국주의”라고 강조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의미에서 보면 5월 30일자에 게재된 김용일의 논문이란 다시 한 번 수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미 3대 세습 기간, 7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강조해온 북한인민의 생활 그 자체였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왜 오늘 이 시점에서 인간의 양심이니 도덕적 의리니 하는 인간 본성을 제기하며 수령에 대한 충성을 다시 강조했는가?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오늘날 여러분 당이 직면한 국내외적 환경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핵·미사일 개발로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김정은의 통치기반을 위협하는 수준에 왔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느끼고 있고 실제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장마당에서 일어나는 여러 부정적 현상, 각 공장·기업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부조리, 특히 건설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실공사들이 왜 극성스러울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나는가? 그처럼 당조직지도부가 조직기강확립을 강조하며 엄격한 당 생활 총화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부정부패 호신주의, 기회주의, 눈속임등이 광범위하게 퍼지는가? 그 이유는 이 상태로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말로만 외우고 심지어 대세에 따라 변하는 배신자의 출현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투쟁연한이나 투쟁경력 당내의 지위가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뒤에 돌아앉아서 살기 위해 딴 꿈을 꾸는 동상이몽으로 김정은의 지시에 어긋나는 행동을 자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기업소와 공장, 학교와 건설 현장이 수없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방에 수십만 달러나 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자리에서 환호하며 박수치는 김정은의 행동이 바로 김용일의 논문에서 말하는 동상이몽, 수령에 대한 도덕 의리를 저버린 반당적 반혁명적 행위자를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의 여러분 당이 직면한 경제적 외교적 상황이 김정은의 구상과 의도를 실현할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지난 70여 년 동안 하나의 질서, 하나의 생활규범, 하나의 생활준칙으로 오직 수령 한 사람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며 북한주민의 양심과 도덕적 윤리관으로 하나로 묶은 것같이 보였지만 인간은 결코 전체주의적 속박에 얽매이지 않는 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가? 바로 김정은의 언동입니다. 김정은의 언동은 2명의 선대 시대에 구축했던 사회주의에 대한 신심, 조선노동당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트리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핵·미사일 개발에 전력하며 전 세계 평화애호인민의 지탄과 규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자초하고 있는 한, 더없이 맑고 깨끗한 양심을 지니고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 순결한 피와 땀을 바치려는 고결한 인격의 소유자, 도덕적 강자로 튼튼히 준비하는 북한 젊은이는 결코 탄생될 수 없습니다. 바로 김정은의 언동이 여러분 당의 정강, 정책이 몽땅 거짓임을 드러내고 있음을 분명히 알고 체제 개혁에 과감히 나설 때임을 지적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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