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핵.경제 병진노선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나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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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계트랙터 종합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계트랙터 종합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월 하노이에서 개최되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간의 수뇌회담이 결렬된 후 여러분 당의 보도매체들은 연일 미국의 고위 정부기관 책임자 예를 들면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대통령안보특별보좌관등에 대해 원색적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과의 맞상대자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교묘히 피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트럼프 대통령마저 비난한다면 앞으로의 대미협상의 창구가 완전히 닫혀버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의 문은 계속 열고 있으나 지금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에 따라 가하고 있는 대북제재는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완전 중단할 때까지 계속될 것임”을 누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 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미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 EU 등 각국의 관계자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김정은 위원장의 그 후의 행보를 지켜보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내린 결론은 ”핵·미사일 개발 계속, 자력갱생방식에 의한 경제건설, 이른바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의 병진을 추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외부 관찰자들의 판단이 옳았음이 최근의 김정은 행보로 확인된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6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자강도 강계와 만포시 일대를 현지지도하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군수공장인 강계트렉터공장, 강계정밀기계공장, 장자강공작기계공장, 2·8기계종합공장을 우선적으로 방문하여 “앞으로도 당에서 준 새로운 전투 과업을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격려, 칭찬했다고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김정은의 행보와 언동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비핵화를 위요한 미·북 협상에서 미국이 우리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향후 더 강한 군사도발, 예를 들면 5월 4일과 5월 9일에 자행한 탄도미사일 발사실험보다 더 진전된 군사도발을 자행할 수 있다. 미국이 대북경제제제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우리는 자력갱생방법으로 새로운 미사일, 강경화된 핵탄두를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정보기관들은, 이번 김정은이 현지지도한 자강도의 4개 공장과 평안남도의 1개 공장은 1950년대부터 다양한 총·포와 폭탄, 미사일 등을 생산하고 있는 북한의 대표적인 군수공장일뿐 아니라 그 모체라는 것을 알고 이미 제재대상으로 낙인 찍힌 곳입니다. 이런 북한의 대표적인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했다는 사실은 바로 김정은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임을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군수공장현지지도를 통해 자신의 호전적인 대결의식을 과시하기는 했으나 그렇다면 인민 경제부문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문제에 관해서도 이번 자강도 현지지도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조선중앙통신보도를 보면 자강도의 청소년 교육문화시설을 방문하고는 “기분이 좋지 않다. 대단히 실망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시켰다고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3년 전인 2016년 현지지도를 하면서 “설계도 다시하고 재보수하여 청소년들의 배움의 전당으로 다시 꾸리라”고 지시한, 이 배움의 천리길 학생소년궁전이 재·보수는커녕 불과 3년 전에 건설한 건물이 10년도 더 쓴 건물처럼 한심하기 그지없고, 샤워장에 물이 나오지 않고 수도꼭지도 떨어져 나가고 조명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는데도 그대로 놔두고 관심조차 두고 있지 않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간부들의 이런 일뽄새(일하는 자세)와 태도는 정말 틀려 먹었다”고 강하게 힐책했다고 하는데 이 장면이야 말로 김정은의 전략계획이 파탄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 원인이 어디 있는가? 김정은의 말처럼 인민경제 부문에서 걸린 문제가 바로 일꾼·간부들의 사상적 관점이 잘못된 것 때문인가? 왜 인민경제부분은 군수경제부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되었는가?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아무리 사상적 관점이 옳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물자의 공급이 안 되면 그 계획은 무위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여러분 당은 인민경제가 침체된 이유는 사상적 관점의 잘못으로 돌렸습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모순, 기업과 공장에 대한 대안의 사업체계의 한계, 청산리 방법으로 인한 협동농장의 식량 생산의 감퇴 등을 모두 “사상적 관점의 과오”때문이라고 변명했습니다. 체제와 제도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았고 선군사상과 군사력 증강 우선전략으로 인한 자원과 자금의 부족으로 인한 인민경제부분의 추락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잘못된 경제정책이 오늘의 인민생활의 피폐를 자초한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금년 들어 세계경제통계가 여러 나라 전문기관에서 발표되고 있습니다. 2018년 3월 현재 세계188개국의 1인당 국민소득표를 보면 남한이 2만 5,167달러로 33위이고 북한이 1,074달러로 165위입니다. 북한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보다 더 뒤에 쳐져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생활 향상을 당의 제1목표가 “인민을 위한 봉사가 당원의 제1과제”라고 떠들었지만 오늘의 북한 인민생활은 날이 갈수록 기아와 가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번 김정은의 자강도 현지 시찰이 이런 북한의 경제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분 당은 모든 책임을 미제국주의자들의 대북 경제제재 때문이라고 인민경제부분의 추락원인을 외부로 돌릴 수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습니다. 여러분 당의 자원과 자금의 배분의 잘못, 인민생활을 뒷전으로 밀어 넣고 군수공업우선을 추진한 선군사상 때문임을 입증했습니다. 이런 당의 전략계획에 지방 당 간부들이 무슨 힘으로 바쳐진 과업을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강한 당권을 발휘해도 인민들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요. 빈손으로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 건물을 바로 세우고 샤워장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재건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인민경제의 추락은 일꾼들의 사상적 관점이나 일뽄새가 되어 먹지 않아 발생한 것이 아니고 당의 경제전략 자체가 잘못된 데서 기인함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외부의 제재를 풀기 위한 비핵화 협상에서 여러분 당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시기에 왔음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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