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벌써 8월에 접어들었습니다. 당 수뇌부에서도 식량생산, 알곡고지 점령 문제를 제1 주요과제로 삼고 연일 구체적이고 자세한 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농장, 농민들을 감독하고 있는 농촌 당조직들의 입장은 여간 곤란한 상황이 아니라고 합니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농작물의 생육 사정에 따라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이 많습니다. 더구나 큰물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니 배수는 잘되는지 살펴야 하고 홍수에 잠겼던 농작물이 쓰러지지 않도록 세워줘야 하며 잎에 덧씌워진 흙탕물을 씻어내야 하는 등 농작물의 후반기 관리를 위한 작업이 최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수뇌부의 지시는 농촌 살림집 몇백 동 건설 사업에 나오라느니, 탁아소 유치원 건설에 나오라느니, 한 사람당 풀거름 100톤 생산에 착수하라느니, 그러려면 1000 톤의 풀베기를 해야 하는데 여기에 동원하라고 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7월 중 조선반도 동서로 형성되었던 ‘선상강수대’ 즉 남북의 폭은 좁으면서 동서로 길게 형성된 강수대가 극한적인 폭우를 쏟아 부어 남한에서도 엄청난 피해가 있었습니다. 이 강수대가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남한과 북한에 하루 400mm이상 시간당 30mm이상의 극한적인 폭우를 쏟아 부었습니다. 북한의 경우 연백벌, 재령벌 등 황해남도의 곡창지대로부터 평양벌, 열두삼천리벌 등 평안남도 북서부 일대에 많은 농작물 피해를 주었습니다. 이달부터 추수를 끝낼 11월경까지 몇 개의 태풍이 엄습해올지 모릅니다.
세계 기상관측예보를 보니까 평년에는 25개 정도의 태풍이 발생하지만 금년에는 태평양 해수온도가 30도에 가까워져서 29개 정도의 태풍이 발생할 것 같다는 예보입니다. 여러분 당의 당보는 8기 7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에 의해 관개건설과 중소하천 정리 및 해안방조제 영구화공사를 본격적으로 내밀어 2만 4천여km의 관개물길 보수와 1만 2천여 개소의 지하수 시설 건설과 능력 확장, 1500여 개소의 관개시설 건설 및 보수, 밭 관개를 위한 2400km의 관 늘리기 공사를 결속했고 3000여 개소의 양수장을 새로 건설했다고 하지만 이제부터는 논밭에 물을 대는 일보다 논밭을 덮친 큰물을 얼마나 빨리 빼내느냐, 바로 이 배수 문제가 급한 때입니다.
이런 농사일의 우선순위를 고려함이 없이, 여러분 당은 수령의 지시가 어떠니 하면서 당장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도록 옥죄며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지난 7월 18일자 로동신문 3면에 게재된 “농사는 사람이 짓고 과학이 짓는다, 당의 온정어린 조치로 농업부문에 공급된 고효능 천연식물 활성제 <진심1>의 도입과정을 놓고” 라는 기사를 읽으면서 또 한 차례 농업부문에서 대대적인 허풍방지법에 의한 숙청 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예감을 느꼈습니다.
이 기사에서 보도된 ‘진심 1’이라는 고효능 천연식물활성제의 효능 평가를 보니 이야말로 농업부문에서 일대 혁명을 일으킬만한 효능을 발휘한다고 했습니다. 즉 ‘진심1’은 질소, 린, 칼리, 칼슘, 규소 등 미량 원소들과 귀금속 및 희토류 원소들, 각종 아미노산과 지방산, 비타민을 비롯해 80여 가지의 다양하고 풍부한 영양분을 조화롭게 포함하고 있는 천연유기질 비료”라고 했습니다.
이 ‘진심1’ 활성제를 뿌린 농장에서 거두었다는 농작물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간 각지 단위의 경험에 의하면 벼와 밀, 보리, 강냉이와 같은 알곡작물에 종자처리, 잎덧비료주기의 방법으로 적용하는 경우 종전에 비해 싹트는 힘이 훨씬 세지고 싹트는 비율이 98% 이상으로 보장된다. 뿌리 활성이 2~3배 강화되고 생육기일이 15~20일 이상 단축되며 가뭄과 고온, 비바람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살균, 살충효과도 얻어 병충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 결과 재해성 이상기후의 영향 속에서도 높고 안전한 소출을 내고 특히 저수확지에서의 소출을 대폭 늘일 수 있었다. (중략) 동북지구와 금야군 솔밭농장에서는 정보당 평균 6톤 이상의 밀 소출을 거두었고 제4작업반에서는 10.6톤의 밀 수확을 냈다. 서부지구에 자리 잡고 있는 은파군 대청농장의 논과 밭에서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의 수확을 냈다. 중부내륙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 북창군 농업경영위원회의 어느 한 직속작업반에서는 밀을 한 정보당 최고 9톤 이상 거두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렇듯 실제 알곡 생산과 앞그루농사(보리, 밀농사)에서 뿐만 아니라 벼농사에도 엄청난 수확 증가가 있었다는 기사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 담당자는 이런 여러분 당의 당보를 보면서 이런 기사가 실제이길 바랍니다. 이 기사가 과학영농을 강조하는 기사로서는 좋은 기사라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실제로 이런 다수확이 가능할 수 있는 활성제인지 의문을 아니 가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여러분 당이 알곡생산의 혁명적 조치라고 내놓았다는 조치들이 거의 과장된 주장과 허풍이었음이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옥수수 영양단지를 만들어서 다수확을 거뒀다는 것도 사실은 허풍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농업의 전문가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농민들 자신입니다. 이들 농민이야말로 풍년을 다짐하며 농작물의 성장과 관리에 달라붙는 사람이 또 누가 있습니까? 이들이야말로 진짜 과학 영농을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지만 농사일은 농민에게 맡기고 농민 스스로 자기의 농사를 책임지고 달라붙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무엇인가? 땅을 농민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자기 땅에서 자기 농사를 짓도록 집단농장을 해체하는 것입니다. 사회주의를 했던 소련, 중국, 베트남(윁남), 모든 나라에서 한 때 극심한 식량부족에 허덕였다는 사실은 여러분도 잘 알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농업의 집단화 때문이었습니다.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 농사일을 맡기면 자연적으로 ‘과학영농’이 성취됩니다. 그래야 만풍년을 구가하며 가을걷이에 나선 농민들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의 지도력이나 당 간부 여러분의 지도로는 부족한 식량증산이 불가능함을 다시 한번 깨닫기를 바랍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