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쁜 국경일을 맞이하면 김일성, 김정일, 선대 수령들은 인민들이 국경일을 즐겁게 맞이하라고 설탕, 콩기름, 몇 백 그램의 육류 또는 어린이를 위한 과자봉지를 하사하곤 했습니다. 여러분 당이 국경일로 규정한 9.9절, 이 전통을 김정은도 실시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북한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다 보니 이런 선물도 김정은이 베풀 수 없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오늘의 현실을 보면서 과연 여러분 당이 세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체성, 참모습, 본체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인민공화국이라는 여러분의 국가가 탄생할 때부터 지금까지 78년간의 역사를 간단히 회고해 보고자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이 그처럼 자랑하며 빛나는 전통이라고 주장하는 인민공화국은 사실 여러분 당의 선대들, 김일성과 조선공산주의자에 의해 창건된 국가가 아니었습니다. 1945년 8월 북한을 점령하며 진주한 소련군 당국이 세계 공산당을 통제하던 때, 20세기 희대의 독재자이자 수십만의 소련공산당 간부와 2,000여 만의 무고한 소련 인민을 처형과 학살하며 자신의 독재 권력을 유지했던 스탈린에 의해, 그리고 그를 최고의 영도자로 모시며 그의 명령에 절대복종했던 김일성과 중국, 일본, 한반도 내에서 활동했던 공산주의 선봉자에 의해 창건되었습니다.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6개월 후인 1946년 2월, 그들은 크렘린이 작성한 계획표에 의해 소련의 위성국가, 괴뢰정권으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수립하고 사회주의국가를 지향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더니 다음 해인 1947년 2월에 ‘임시’라는 두 글자를 제거하고 사실상의 스탈린주의적 공산당 독재적 권력이며 단독 정권인 ‘북조선인민위원회’로 확대하였고 그 후 1948년 9월 9일 명실상부 하는 공산당 1당 독재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그 후 2년여에 걸쳐 남침을 위한 군사력을 준비했고 1950년 6월 25일, 남침을 자행하여 우리 민족사상 전례 없는 대재앙을 초래했습니다. 통일된 민족국가건설에 신명을 바쳐 일해야 할 청·장년 200만여 명이 군인 병사로 소집되어 전선에서 희생되었고 수백만의 무고한 양민들, 수십만의 과부와 고아들이 빈곤과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김일성과 그 일당이 인민공화국 창건과 6.25 남침을 함께 도모한 로동당의 주요 인물들을 이른바 1956년 8월 종파 사건을 일으켜 깡그리 숙청한 사실을 여러분도 잘 알 것입니다. 그러고는 60년대에 들어서자 무모한 남침을 계획하며 국가총생산의 25%~30%를 쏟아부어 이른바 4대 군사노선을 전개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 경제는 성장의 여력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무모한 인민들은 빈곤과 굶주림에 허덕이게 됐습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김일성 일당은 “정신력, 혁명적 열의로 얼마든지 경제성장을 기할 수 있다”고 망언을 늘어놓으며 인민대중을 강제노동에 동원했습니다. 악랄하게도 김일성 일당은 사회주의 사회건설을 위한,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였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소련과 중국의 경제 지원도 받지 못하면서 김일성 일당은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을 명분으로 중공업우선정책, 군수공업우선정책을 채택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 60년대에 자유, 민주주의, 시장원리를 적용한 남한과의 우열 경쟁에서 이미 북한의 패배가 명백해진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세계 공산주의자들조차 조롱하는 북한의 인민공화국은 3대 세습, 봉건적 왕조 국가를 선택했는데 이야말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로동당 정권으로서는 해괴망측하기 짝이 없는 정치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이비 종교 집단화된 조선로동당, 고모부인 장성택과 이복형인 김정남을 고사총과 VX독가스로 살해한 반유린 골육상쟁을 예사로 여기는 포악한 독재자 김정은을 최대 최고의 찬사로 떠받드는 조선로동당, 그러면서도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외치는 여러분 당의 모습을 누가 어찌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으로 보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3년 전인 2019년 1월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우리국가제일주의는 우리민족제일주의를 승화·발전시킨 것”이라고 하면서 ‘인민대중제일주의’와 함께 ‘우리국가제일주의’를 지도 이념으로 결정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미 사회주의적 특권계급에 끼었으니 옳고 그름을 비판할 여지 없이 찬동할지 모르나 사회주의 경제의 혜택을 경험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장마당 경제로 자란 200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젊은이들, 초보적 단계이지만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남한의 언어 노래와 풍물의 유행을 알고 있는 디지털 세대의 젊은이들이 과연 김정은의 이 말,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승화시킨 것이 우리 국가제일주의”라는 말을 믿겠습니까?
변화하는 세계는 이미 국경 너머 모든 정보를 전하는 때에 이르렀습니다. 인민공화국 창건 당시부터 잘못 형성된 북한의 ‘국가정체성’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시기에 왔습니다. 인민공화국의 정체성을 자유민주주의와 인류가 창조한 보편적 가치를 믿는 보통 국가처럼 재정립하지 않는 한, 세계는 북한의 인민공화국을 온전한 정치체제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당이 잘못 형성되고 굳혀진 인민공화국의 정체성을 깨부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유무상통하는 국가관계를 조성할 때, 비로소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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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