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발사 그리고 김정은의 초조함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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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초대형 방사포의 시험사격 모습.
사진은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초대형 방사포의 시험사격 모습.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1월 하순, 한국과 일본간의 GSOMIA(한·일군사기밀보호협정)의 파기여부를 위시하여 한·일간의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 여러분 당은 이 협정이 깨어지고 한·일간의 정보협력체계가 무너지기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이 GISOMIA야 말로 한·미·일 3개국의 군사협력체계를 이어가는 중요한 고리, 기틀이 되기 때문에 이것이 깨지면 한·일 간의 갈등에 이어 한·미·일 3개국의 군사협력체계도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당의 기대와 달리 이 GISOMIA는 한국 측의 폐기철회결정으로 계속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일시 중단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1년간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더욱 정보협력이 강화될 것입니다.

이처럼 여러분 당의 기대와 어긋난 한국의 결정이 내려진 것 때문인지 여러분 당의 한국정부에 대한 비난뿐 아니라 일본의 아베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30일자 북한 외무성 일본담당 부국장이란 자의 명의로 나온 담화라는 것을 보면 과연 이 담화가 외교를 담당하는 자의 얘기인지 아니면 허튼 수작을 늘어놓는 악담전문 만담가의 얘기인지 구분할 수 없는, 원색적이며 상소리로 일관된 비난문이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히 하루 전날 김정은이 직접 보는 가운데 발사했다는 대형 방사포 2발에 대해 전문가의 평가 보도가 나왔습니다. 금년 들어 13번째 발사이고 그 목적이 발사체의 정확도를 실험하기 위해서든 아니면 한국, 일본, 미국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던 간에 분명한 도발인 것은 틀림없는 일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발사가 아니기 때문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조치 위반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나 한국이나 일본은 분명히 13번의 미사일 발사는 그 어떤 것이든 직접 위협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해에서 어로작업을 하는 어선이나 항해하는 화물선박, 그 어떤 선박에 대해서도 위협적인 행위인 것만은 틀림이 없지 않습니까? 더구나 사전 통고나 경고 한마디 없이 임의의 시각에 마음대로 공해를 향한 미사일 발사이니 분명히 이 지역 국가나 이 지역에 군사기지를 갖고 있는 미군을 위협하는 군사도발임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그래서 한 나라의 안전보장을 책임지고 있는 일본의 아베총리가 여러분이 마음대로 하는 미사일 발사를 경고,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방사포 로켓과 미사일 발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군사지식무식자로 매도하는 여러분의 외무성 성명이야 말로 상대방의 생각을 제대로 읽지 못한 외교맹인, 눈먼 외교 일꾼의 지각없는 비판이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도발에 대해 한국이나 일본은 물로 미국의 군사안보관계자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혹시 여러분 당 수뇌부는 이런 임의적인 미사일 발사를 한국, 일본, 미국이 사전에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생각을 갖고 도발한다면 오판입니다. 왜냐면 여러분이 미사일발사든 대형방사포 발사든 그 준비단계에부터 이미 미국의 여러 종류의 정찰비행기가 북한 근방, 상공을 덮고 있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사전에 이미 알고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방송자는 금년 중 벌써 13번째의 미사일 발사, 대구경 방사포 발사를 보면서 김정은의 초조한 심정을 연상합니다. 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이외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일본의 아베 총리에 대해 그처럼 입에 담을 수 없는 원색적인 상소리로 비난하는가? 특히 지난 11월 말부터 부쩍 늘어난 “12월까지 새로운 안을 내 놓으라”는 주장을 반복 강조하는가? 아마도 김정은의 초조감의 발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12월 이내로 새 계산법을 내놓으라”는 요구는 여러분 측이 내놓은 것일 뿐 그 누구도 합의한 것이 아닙니다. 지난 2월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후 일방적으로 북한 측이 내놓은 것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은 이런 ‘12월 이내 새로운 계산법’을 발설한 일도 그래야 한다는 말을 한 적도 없습니다. 순전히 여러분 측의 일방적 주장입니다. 물론 합의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12월이 시작되었는데도 미국의 답 즉 새로운 계산이 안 나왔습니다. 아니 미국이 안내놓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 당이 미국의 제의를 거부했지요. 벌써 몇 개월 전부터 미국은 여러분과의 실무회담을 제의한 바 있었습니다. 영변 핵시설 폐기 이외 다른 몇 곳, 예를 들면 강선 등 갖고 있는 핵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와 과거의 핵, 현재의 핵, 미래의 핵만 아니라 대량 살상무기 보유·개발 현황을 까놓고 나서 단계적으로 그 폐기방법을 논의하자는 것인데 여러분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새 계산법을 논하자면 우선 실무회담을 개최하고 그 회담에서 조절해 가면 될 것인데 실무회담 개최 자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계산법을 논하자는 주장인데 이런 여러분 주장에 미국이 응할 수 있겠습니까? 과거 몇 차례 미국은 이런 여러분 측의 제의가 부당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은 싱가포르식 합의는 안 된다, 왜냐하면 싱가포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에는 관심 없는 북한과 다시 싱가포르식 정상회담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미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새 계산법을 제시했으니 이에 대한 김정은의 계산법을 미리 알아야 되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먼저 실무회담을 하자는 것인데 여러분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12월 기한’은 여러분 당의 일방적 생각입니다. 이 기한이 지난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 재선을 위한 선거전에는 그렇다할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예단한 것 때문인지 최근 김정은의 초조함이 표출되고 있고 그 징후가 바로 미사일, 대구경 방사포의 빈번한 발사가 아닌가 하는 것이 워싱턴의 시각입니다.

여러분 당 관계자, 내각의 고위실무자들의 입놀림이 어떻든 관심이 없다는 것이 미 행정부의 태도이고 일본, 한국의 태도입니다. 입에 담기조차 창피한 말로 비난성명을 발표한다고 하여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가 완화되겠습니까?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 당도 국제관계에 맞는 외교적 언어를 사용해야 하고 서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외교협상에 임해야 함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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