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협력사업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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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 내 경의선 철도 통문 안으로 남북철도 현지공동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 내 경의선 철도 통문 안으로 남북철도 현지공동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9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수뇌회담에서 합의한, ‘금년 내 동·서해안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을 준비하기 위해 28명으로 구성된 공동조사단 남측요원들이 지난 11월 30일 남한 열차를 몰고 북으로 들어갔습니다.

기관차에 객차, 화차 6량을 연결한 열차인데 북한에 들어가면 북쪽 객차, 화차 3량을 이어 붙여 공동조사 사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개성에서 신의주 구간 400km는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6일간, 금강산에서 두만강 구간 즉 동해안의 800km는 12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조사하게 된다니까 1,200km를 18일간의 일정으로 조사할 것입니다.

2008년 북경(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한 공동응원단을 보내기로 했던 10·4 수뇌회담 합의에 따라 2007년 12월 12일부터 18일까지 남쪽 열차가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시험운행을 딱 한 번 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공동조사단을 태운 남쪽 열차가 경의선과 동해선 그리고 경의선에서 동해선으로 이동하기 위해 택암역에서 안변역까지 가게 되니, 조사구간은 1,200km지만 실제 주행거리는 2,600km입니다. 이처럼 남쪽 열차가 북한의 주요 철도 노선을 달리는 일은 1945년 9월 11일 남북철도 분단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년 반 동안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휴전선 내 경비관측소를 제거하는 일, 판문점 내 비무장화 사업 또는 비행 구역을 제한하는 등 군사적 조치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구체적 사업을 실천한 것이야 말로 북한의 경제정상화를 위한 획기적 조치라고 하겠습니다. 남북 간에 끊어진 도로와 철도를 잇는 다는 것은 바로 남북 간의 경제협력의 대로를 여는 것입니다.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면 자연히 사람과 물자가 오고 가게 될 것입니다. 그것도 작은 물량이 아니라 큰 물량을 교류할 수 있으니 그만큼 실질적인 경제협력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제교류, 협력의 활성화야 말로 남북경제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길이고 당장 식량과 물자 부족에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인민의 경제생활을 개선하여 정상화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아무쪼록 현재 진행 중인 이 도로, 철도 조사사업이 완료되고 하루 속이 북한 철도의 개건사업이 시작되길 바랍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우리들, 남북한 인민의 희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고개가 한 두 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조치를 어떻게 완화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넘어야 할 첫 관문입니다. 유엔의 공식발표를 보면 이번 조사사업에는 북한에 물자를 제공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번 조사단이 조사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일정량의 물자를 북한 측에 넘겨준다면 그것은 제재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조사사업을 목적한 것이라 하더라도 남측 조사단이 어떤 물자 예를 들어 시멘트이던 철로이던 기자재이던 연료이던 제공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만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완화조건은 엄격합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남북이 합의하여 북한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경제협력이라 하더라도 비핵화 계획에 진전이 없다면 그 어떤 경우이던 불가능하다는 것이 오늘날 국제사회의 인식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야속하다. 너무하다. 왜 우리민족끼리 유무상통하겠다는데 국제사회가 이처럼 간섭하고 제재, 압박을 강화하는가?‘ 생각할지 모릅니다.

평양에서 발신되는 공식 보도나 외국 여행자나 외교관을 통해 전해오는 소식은 한결 같이 여러분 당은 불평, 불만이라고 합니다. 그럴 것입니다. 당장 북한경제가 심한 타격을 받게 되니까 이런 불평, 불만, 미국을 비롯한 EU, 일본, 기타 제재에 가담하고 있는 여러 나라에 대한 비난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러나 지금 여러분 당의 수뇌부가 하는 짓을 보십시오. 핵·미사일 개발 중단 나아가 그 폐기를 위해 취하고 있다는 조치들을 보십시오. 온통 거짓, 위장뿐입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지했다. 동창리 엔진시험장을 해체한다.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한다”고 했지만 그것이 과연 국제사회가 바라는 핵 폐기조치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가? 이런 조치를 실제적인 핵 폐기 조치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니까 여러분 당에 대한 국제적 불신이 더욱더 증가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핵 폐기를 위한 고위급 실무회담을 수차례 제의했으면 이에 응하면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여러분 당은 아직 이에 대한 회담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최선희 차관이 뭐 그리 대단한 인물이라고 비건 미국 북한문제담당대사와의 첫 대면 조차 기피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지난 2개월간 여러분 당이 보인 태도는 비핵화문제를 진전시킬 생각이 있는가를 의심하게 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상대방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시간을 질질 끌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음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연변 핵시설 이외 또 다른 핵시설, 특히 우라늄 농축을 위한 시설, 미사일 엔진 제조공장, 특히 이동발사대를 숨겨놓은 미사일 발사기지 등등이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13개 기지가 공개되었습니다. 미국의 인공위성은 북한 곳곳에서 은폐된 핵·미사일 개발 시설, 미사일 발사대 들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구체적 정보가 속속 드러나다 보니 김정은의 말이 거짓임이 입증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각국 수뇌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완화해주면서 핵·미사일 폐기를 논의하자고 주장하지만 미국 관계국 수뇌가 그 말에 귀를 기울이겠습니까?

지난 10월 아시아와 유럽 50여 개국 수뇌가 모인 ASEM정상회담, 11월의 10여 개국 정상이 참가했던 ASEAN정상회담에서 정말로 간곡하게 문재인 대통령은 고개를 숙여가며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 완화를 간청했는데 그들의 반응은 냉랭하기 짝이 없었고 심지어 회의가 끝난 후 각국의 여론이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듯 비난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국제사회의 여러분 당, 김정은에 대한 인식입니다. 지난주 개최된 G20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회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는 비핵화가 될 때까지 오늘의 제재조치를 계속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서는 모양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국제 현실입니다. 여러분은 진정성을 보여야 합니다. 말로 떠들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노력, 제재완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도 김정은과 로동당 수뇌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헛수고로 끝납니다. 그런데 여러분 당은 남한 당국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여러분 당의 염원은 결코 성취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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