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보기] 북 간부, 주택 투기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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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한동안 비난선전을 자제해오던 북한이 얼마 전부터 한국 정부를 향해 ‘괴뢰’라는 험구를 다시 사용하면서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배경에 대해 알아봅니다. 북한 간부들의 직권을 이용해 국가주택을 투기하는 행위가 나타나 북한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배추가격이 폭등해 김장을 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한국에서는 배추가격이 폭락해 밭에서 그대로 갈아엎는 등 상반된 현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北, 대남비난 ‘험구’ 재등장 이유

MC

: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오늘 신문을 보니까 북한이 한동안 자제해오던 대남비난 험구를 다시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는 중단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정영

: 지난 24일부터 북한 선전매체들이 그동안 쓰지 않던 ‘괴뢰’라는 표현을 다시 쓰면서 한국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은 한국정부에 대해 ‘역적패당’이라고 비난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8월이었지요. 고 김대중 대통령 장례식에 북한이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조문단을 파견하면서 ‘역도’라는 표현이 사라졌습니다.

MC

: 당시 북한 조문단이 내려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했다는 소문도 나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남북정상회담 조건이 걸렸으니까 대남비난이 적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는데, 지금 재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영

: 지금 선전매체들이 대남비난을 다시 시작한 것은 아마 자신들의 요구대로 한국이 움직이지 않는데 대한 불만으로 풀이해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서해교전이 지난 다음에도 험구를 사용하지 않고 그동안 반대해오던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현장까지 공개하겠다며 한국에 대화의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정부가 옥수수 1만 톤 지원을 하겠다고 하는 등 폭넓은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고, 얼마 전에는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유엔총회의 대북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고 찬성표를 던지자 다시 험구를 써가면서 비난을 시작했습니다.

MC

: 북한이 올해 4월 개정한 헌법에도 인권조항이 있지 않는가요, 그런데도 북한이 인권문제에 한국정부가 나섰다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영

: 북한은 지난 4월 개정된 헌법 제8조에 “국가는 (중략) 로동자, 농민, 군인, 근로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의 리익을 옹호하며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북한도 헌법에 인권조항을 넣어 인권개선을 한다고 하는데, 남한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자신들의 인권을 논하는게 사실 거슬린다는 것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논평에서 “우리는 갈수록 더욱 무분별해지고 있는 괴뢰들의 반통일 대결 책동을 절대로 용납치 않을 것이고 단단히 계산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신문은 “존엄 높은 사회주의 제도 하에서 인권문제란 애당초 제기조차 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북한과 연락을 하고 있는 탈북자들은 아직도 내부에서는 공개처형과 배고픔 등 인권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MC

: 결국은 북한의 대남비난도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변한다는 소린데, 이번에는 자기네 체제의 인권문제를 건드렸다고 다시 비난을 시작했다는 말씀이군요.

2. 北 간부 주택 빼돌려 돈벌이

MC

: 북한에서 간부들이 직권을 이용해 비리를 저지르는 행위가 나타나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는 소리가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간부들이 노동자들에게 배정되어야 할 주택을 빼돌려 팔게 하고 그 이윤을 나눠먹는 현상이 나타나 중앙당에 신소를 당했다고 탈북 지식인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최근 밝혔습니다. 무산군에서는 ‘150일 전투’기간 읍 지구와 남산노동자구, 상봉노동자구 등에 170여 가구의 아파트 8동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을 배정하는데서 소리가 났는데, 무산군 간부들이 실제 집이 있는 사람에게 집을 배정한 뒤, 그 사람이 그 집을 팔게 하고 돈을 나눠먹었다는 신소를 당했다고 이 단체는 밝혔습니다.

MC

: 한국으로 말하면 간부들이 권한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셈이군요.

정영

: 그 집은 원래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배정하게 되었는데, 간부들이 안면이 있는 사람들에게 ‘입사증’, 말하자면 ‘주택사용권’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은 실제로 집에서 살 생각이 없지만 집을 받아놓고, 다른 사람의 작은 집과 바꾸는 식으로 문건을 만들고 웃돈을 받고 판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돈 있는 사람은 이런 집을 웃돈을 주고 산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건설된 주택은 평수가 40~60평짜리로 아주 큰데, 내부 장식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내부 장식만 해도 북한 돈 수백만 원이 들기 때문에 입주자들 중에는 차라리 그 집을 돈 있는 사람에게 주고 자신은 다른 집으로 옮기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MC

: 원래 북한에서 개인들이 국가 집을 팔지 못하게 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요, 결국 간부들이 직권을 이용한 비리로 볼 수 있군요.

정영

: 사실 이번에 건설된 주택들은 집이 없는 사람들이거나, 영예군인, 전사자 가족 등 취약계층들에게 공급하기로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간부들이 안면이 있는 일부 사람들에게 주택을 빼돌리고, 그 사람들이 되팔게 되면서 현재 그 주택들에는 30%이상이 외화벌이 일꾼이거나 돈 있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비리를 집을 받지 못한 어떤 한 노동자가 중앙당에 신소편지를 쓰면서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MC

: 북한에서 간부들이 직권을 남용해 입사권, 즉 분양권을 빼돌린다는 소린데, 북한에서 이런 현상이 심각한가요?

정영: 간부들도 지금 같은 세월에서 살아남아야 되기 때문에 권력을 이용한 비리가 많습니다. 경제가 엉망인데다 특별히 공급도 없기 때문에 간부들은 자기가 힘이 있을 때, 그러니까 권력을 쥐고 있을 때 돈을 벌어 노후를 대비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MC

: 다 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간부들도 살기 위해 저질러진 권력형 비리라고 말할 수 있겠군요.

3. 남한은 배추 남고, 북한은 모자라

MC

: 남한에서는 배추가격이 폭락해 많은 농가들이 근심인데요, 북한에서는 배추가격이 올라 김장을 포기한 주민들이 많다고 하던데요.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 어제 텔레비전을 보니까, 한국의 강원도 춘천시의 한 지방에서는 배추밭을 뜨락또르(트랙터)로 갈아엎는 장면이 나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MBC 동영상 녹취: 강원도 춘천시 서면의 한 배추밭, 농민들이 자식처럼 애써 가꾼 배추를 모두 갈아엎고 있습니다. 5톤 트럭 1대에 230만 원은 받아야 본전인데, 요즘 100만 원 건지기도 어려워지자 아예 수확을 포기한 것입니다.

강원도의 이 농가들에서는 원래 배추가격이 지난해보다 30%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이걸 팔아봤자, 본전도 건지기 어려워 아예 밭을 갈아 배추를 땅에 묻어버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배추 800톤을 버린 춘천지역에서는 올해도 가격안정을 위해 비슷한 양의 배추를 버릴 방침이라고 한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MC

: 올해 한국에서는 날씨도 따뜻해 쌀도 풍년이고, 배추도 풍작이 들어 가격 하락이 되어 걱정인데, 그럼 북한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영

: 북한은 남한보다 상대적으로 추운 지방이기 때문에 김장은 이미 끝났습니다. 그런데 김장이 끝나면서 장마당에서 배추 한통 가격이 200원에서 500원까지 올랐고, 무우 가격은 개당 150원에서 400원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장을 담구지 못한 주민들의 걱정이 태산같다고 합니다.

MC

: 그렇게 김치를 담구지 못한 주민들이 있는데, 왜 배추 가격이 오르는 거죠?


정영

: 그러니까 김장이 끝나자 밭에 있던 배추 무우가 없어지면서 가격이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함경북도 무산군 농촌들에서는 김장용 배추가격이 폭등하자, 농촌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러 배추를 다 내지 않고 보관하고 있습니다. 어떤 협동농장들에서는 그 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장마당에 팔겠다는 농장도 있고, 또 어떤 농장에서는 지금 팔지 않고 겨울에 생배추를 팔면 더 비싸게 팔 수 있다고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MC

: 북쪽에서는 배추가 없어 김치를 담그지 못한 사람들이 한숨을 쉬고, 남쪽에서는 배추풍년이 들어 처리가 곤란해 땅에 묻는 상반된 현실이 나타나고 있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