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보기] 노동당 대표자회 연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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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9월 중순 열리게 되었던 노동당 대표자회 개막이 연기되면서 그 원인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 대해 알아봅니다.

- 김정일 위원장 중국 방문 이후 나진 선봉 개방 등 북한의 경제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평양시에 건설되는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부진하자 북한이 지방별로 자재와 지원물자 조달을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오늘도 정영기자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진행자: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북한이 노동당 대표자회가 열릴 거라고 발표했던 9월 상순이 지나갔습니다. 아직까지 열리지 못하는 원인 어떻게 보십니까,

정영: 이번에 진행되는 노동당 대표자회는 북한 주민들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상당히 관심이 높습니다. 왜냐면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후계자 문제가 다루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노동당 대표자회가 늦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측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그리고 수해복구 지연, 북한 지도부 구성 문제 등 여러 변수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컸지만, 얼마 전 예술 공연을 관람하고, 또 최근에는 자강도를 현지지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설득력이 떨어졌습니다.
그 다음에 수해 피해복구 지연 문제도 거론되었는데요, 주민들의 생활상 안정이 안됐는데 어떻게 한가하게 대표자회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제기되어 회의가 늦어진다고 거론되었습니다.
다음 원인으로 북한의 내부 인사 문제, 즉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선거될 지도부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 노동당 지도부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정영: 이번 당대표자회 핵심이 김정은의 등장 여부인데요, 사실 이 문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의 원세훈 국가정보원장도 13일 당 대표자회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로 열리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건강 문제 때문에 안 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노동당 대표자회가 지연되는 이유가 김정은의 등장 여부를 놓고 북한 지도부에서 갈등이 생겼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9월 상순에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노동당 대표자회가 지연되는 원인은 이번 회의에서 노동당의 요직으로 나서게 될 예정이었던 김정은이 불출마를 제기하면서 그에 대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회의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중앙의 모 간부의 말을 인용해 "지난 9월초에 평양에서 당대표자회 개막을 위한 예비회의가 진행되었는데, 거기서 김정은 대장이 '겸손'의 표시로 이번 회의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그 자리를 메울 지도급 인사 선출을 놓고 혼란이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김정은이 예비회의 이전까지만 해도 노동당의 고위 간부로 내정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게 사실이라면 김정은이 북한주민들 앞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영: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전면에 나서기를 겸양한 이유는 20대의 어린 나이에 경험도 미숙하기 때문에 고위직을 맡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자격지심'으로 평가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 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상담당 비서를 맡고 있는 김기남은 나이가 84세이고, 전병호 군수담당 비서도 84세의 고령입니다. 현재 북한 권력층에서 젊은 측에 속한다는 장성택 부장도 64세입니다.
때문에 북한 지도부도 김정은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만약 주민들 앞에 나설 경우, 그에 대한 실망으로 민심이 이반될까봐 우려하는 눈치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의 등장 여부가 더더욱 궁금증을 더해주는 군요.

정영: 정확히 예단할 수 없지만, 당 내부에서 토의를 거쳐 이번 대표자회에 김정은이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70년대에는 김일성 주석 앞에서는 '나는 수령님의 전사입니다'라는 말로 전면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김정은도 뒤에서 좀 더 후계자의 자질을 연마한 다음 전면에 등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은 원래 자존심이 강하고 독특한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평가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한국 언론을 비롯해서 외부언론들이 김정은의 등장을 거의 기정사실화 하고 그가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로 나올 수 있다는 등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북한이 마치 그대로 배우가 연기하듯이 따라서지 않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만큼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토의될 내용들이 무겁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북 중국식 개혁개방 관건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다녀온 다음 북한에서 외자유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하죠?

정영: 그렇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목적이 경제개발을 위한 외자유치, 즉 중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갔다는 분석도 있었는데요, 우선 나선시를 포함해 두만강 유역과 청진항의 일부를 중국에 개방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북한 무역성의 고위 관리들도 얼마 전 중국 장춘(長春)에서 개막된 제6차 동북아시아 무역박람회에 참석하여 "라선 특구를 가공무역과 중계무역을 전담하는 국제 무역지구로 육성발전 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리는 무슨 소리냐면 북한이 중국의 동북개발진흥 전략에 맞춰 나진 선봉지역을 국제적인 무역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소립니다. 한쪽에서는 또 2002년 시도하다 무산된 신의주 특구개발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지도부의 이러한 생각이 과연 현실로 옮겨질 가능성이 있습니까,

정영: 그래서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경제문제가 토의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중국에서 경제지원이 과연 얼마나 나올지, 북한이 중국처럼 과연 개방하겠는지 등 바라는 바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외국의 전문가들 속에서는 북한이 계획경제 체제 대신에 전국에 자생적으로 발전한 시장(市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농촌의 식량 생산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농업개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즉 중국식으로 땅을 농민들에게 나누어주고 현물세를 받게 하면 먹는 문제를 단시일 내에 풀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장을 활성화 시킨다면 결국 북한이 2002년도 7.1경제조치를 다시 답습한다는 말이 되겠군요.

=평양시 10만 세대 주택 건설 자재부족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이 최근 평양시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지지부진해지자, 각 지방별로 건설 자재와 후방사업을 떼어 맡겼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최근 평양시의 10만 세대 건설 사업이 부진하자, 북한 당국이 각 지방별로 건설대상을 지원하도록 분담했다고 함경북도 지방의 한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자재 부족과 지원물자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다면서 거기에 신의주를 비롯하여 홍수피해를 당하면서 거의 중단되다 시피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7~8월에 신의주 지방을 비롯해서 대규모 홍수 피해가 났었지요?

진행자: 신의주 지방을 비롯해 홍수 피해가 나면서 피해 복구가 더 시급하게 제기되었습니다. 북한은 평양시 살림집 건설 자재를 중앙에서 담당하지 못하게 되자, 각 지방에 떼어 맡겼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평안북도는 만경대 지구에 건설되는 주택에 대한 지원을, 함경북도는 선교구역 등에 건설되는 아파트 건설에 대한 자재 지원과 식량, 지원물자 공급을 맡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자, 또 각 도당에서는 각 시군별로 떼어 맡기고, 또 시군당에서는 각 공장, 기업소별로 뜯어 맡겼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회령시의 한 공장에서는 건설용 못과 나무 각재를 내라는 과제를 받고 공장 지배인이 생산노력을 떼어내어 산에 나무 베기를 떠났다고 합니다.
한편, 고등중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대학과 학교들에서는 평양시 10만 세대 건설과 희천발전소 건설장에 보낼 장갑, 삽, 곡괭이 등 지원물자 모으기에 나섰다고 합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대부분 중앙정부의 예산과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따로 집행되는데, 북한에서는 평양만을 위해서 전국이 봉양해야 된다는 그런 소리군요. 그래서 '평양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네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