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보기] 주민들은 굶주리는데...일부 상류층 ‘철갑상어 파티’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0.10.19
2010.10.19
MC: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냉면집으로 유명했던 평양 옥류관에서 철갑상어와 자라요리를 봉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식량난에 쪼들리는 주민들의 형편과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 최근 북한에서 비사회주의 검열이 줄을 잇는 가운데, 단속 나온 사람들이 더 비사회주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최근 평양시 상류층들 속에서 외화를 주고 가정부를 쓰는 현상이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에 관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MC: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최근 새로 건설된 옥류관 ‘요리전문점’에서 고급 요리를 만들어 판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 주민들도 한번쯤 평양에 가면 철갑상어나, 자라요리를 맛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김정일 위원장이 새로 건설된 옥류관 부속 ‘요리전문식당’을 시찰하고 “조선민족요리는 물론 자라, 연어, 철갑상어, 메추리, 왕개구리 요리를 비롯한 각종 요리들을 만들어 봉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올해 2월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옥류관에서 자라요리, 철갑상어 요리들을 내놓고 ‘요리전문식당’을 새로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MC: 한쪽에서는 풀죽도 없어 주민들이 굶어죽는다고 난리인데, 다른 한쪽에서는 고급요리가 나온다, 이게 뭔가 좀 맞지 않지 않나요?
정영: 외부에서 보기에 북한이라는 나라는 참 이상합니다. 절대 다수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찾아다니는 곳은 양어장, 염소목장, 고급요리점 등 일반 인민들의 생활과는 거리가 먼 특수한 분야들입니다.
철갑상어나 자라, 왕개구리 요리 같은 요리는 외국에서도 상류층들이나 맛볼 수 있는 고급 요리들입니다. 물론 북한사람들이 이러 요리를 먹으면 안 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철갑상어 같이 희귀한 어종을 키울 품이면 굶주리는 주민들을 살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MC: 옥류관의 ‘요리전문식당’에서 쓰는 고급 요리들의 재료값도 만만치 않을텐데요,
정영: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이 지시한 철갑상어에 대해 좀 살펴보겠습니다. ‘철갑상어’하면 흔히 ‘황제의 물고기’로 불릴 만큼 고급 어족입니다. 한국의 식당에서도 철갑상어 회를 파는데 한 접시에 미화 100달러가량 합니다.
철갑상어는 고기도 비싸지만, 캐비아라고 하는 철갑상어 알은 금값이나 다름없습니다. 캐비아 1kg에 한국 돈 1천200백만 원(미화 1만 달러)이 넘습니다. 결국 철갑상어 알 1g은 10달러라는 소립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금 1g의 가격은 43.7달러인데, 결국 철갑상어 알이 금값과 비슷하다는 소립니다.
MC: 철갑상어 요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특별히 좋아하는 것 아닙니까,
정영: 김정일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13년 동안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의 수기에 따르면 철갑상어 요리는 김 위원장이 좋아하는 음식 중하나입니다. 후지모토 겐지는 김 위원장의 저녁 식단에 야자상어 날개탕, 뱀장어 캐비어, 코야(새끼돼지 통구이), 염소고기 샤슬리크(러시아식 바비큐) 자라 찜 등이 올라왔다고 적고 있습니다.
후지모토는 김정일이 좋아하는 캐비아와 일본 모찌(떡 일종), 열대 과일을 구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고 썼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즐겨 먹는 철갑상어 알은 한 끼에 200만원, 미화 약 2천 달러씩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철갑상어가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원가나 품이 많이 들 텐데요, 북한이 전문 요리점을 개설하고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요?
정영: 철갑상어는 가격이 비싼 것만큼 양식하기도 어렵고 사료 가격도 아주 높습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 약 2천 톤 가량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주로 러시아에서 많이 생산되다가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량도 대폭 줄었다고 합니다.
철갑상어를 양식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고 시간이 필요합니다. 철갑상어 알을 채취하자면 8년 이상 걸린다고 하는데요, 여러 나라들에서도 뛰어들었다가 그만 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철갑상어를 키우고 있는 곳은 평안남도 은산군 신창양어장인데요, 여기서 생산된 철갑상어를 옥류관에 전문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북한매체들은 “우리의 위성은 하늘을 날고 우리의 철갑상어는 바다로 간다”는 희한한 신조어까지 내놓고 철갑상어 양식이 성공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MC: 그런데 하루 세끼 먹을 쌀도 없어 주민들은 굶어죽는 판에 과연 이런 특색 있는 고급요리를 장려하는 북한당국의 심정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영: 올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2010 세계의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경우, 2007년에 전체 인구의 33%인 780만 명이 영양실조자라고 밝혔습니다.
MC: 이렇게 국민의 3분에 1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세계 최고급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군요.
=비사회주의 단속반이 더 비사회주의자
MC: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비사회주의 단속을 하는 검열단들이 오히려 더 비사회주의 행위를 저지른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지금 북한에서는 한창 검열기간입니다. 특히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노동당, 군대, 보위, 보안 등 모든 검열 기관들이 총동원됩니다.
우선 노동당 기관에서는 중앙당에서 도당으로, 도당에서는 시. 군. 당 조직들에 조직지도부 하부 생활지도, 선전부 연구실 검열 지도 등을 진행합니다.
보위부, 보안부 등 권력기관들은 비사회주의 행위 단속, 탈북 도강을 막기 위한 국경봉쇄 검열, 한국 드라마 시청을 단속하기 위한 109그루빠 검열 등을 벌입니다.
또한 겨울에 들어서면서 전기검열 또한 강하게 전개합니다. 과거에는 송배전부 전력감독원들이 진행했지만, 지금은 국방위원회 검열대가 군대들을 동원해 전기단속을 합니다. 또 봄철에는 산림 개간, 소토지 경작을 단속하기 위해 국토부, 보안부 등이 총동원되어 단속합니다.
MC: 정말 검열 항목이 많네요. 이런 검열단들이 제대로 단속합니까,
정영: 북한에서 검열은 어떤 비행을 단속하기 위한 하나의 행정사업처럼 진행되는데, 검열성원들도 단속을 빙자하고 자기 이속을 챙깁니다. 사회가 워낙 어려워 검열 성원들이 원칙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일단 검열에 한번 동원되었던 당, 보안부 등 검열단들은 검열이 끝나고 돌아갈 때는 완전 ‘때벗이’를 합니다.
MC: ‘때벗이’란 무엇을 말합니까,
정영: 한 가지 실례를 들겠습니다. 작년에 평양에서 있은 일입니다. 평양에 외부 사람들이 몰래 들어와 비사회주의를 하는 행위를 단속하라는 방침이 떨어져 타 지방 보안원들이 검열에 동원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동강 구역의 어느 한 집에 국경 지방에서 온 동생이 며칠째 묵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 보안원이 들이닥쳐 이 집을 수색했습니다.
동생이 수술 때문에 평양에 올라와있다는 주인의 말을 듣고 꼬치꼬치 캐어묻던 이 보안원은 물러갈 생각을 하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주인은 중국제 구두 한 켤레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 보안원이 신고 온 신발도 겨울이 다가오는데도,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제 구두는 목이 긴 겨울용인데 신고 가라고 하자, 처음에는 됐다고 그냥 사양하면서 물러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름째 되던 날,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뜻밖에도 검열 왔던 보안원이 서있었다고 합니다.
MC: 왜 또 왔는가요?
정영: 주인이 밖을 내다보니 그는 불쑥 “아줌마, 그때 그 구두를 주세요”라고 말을 하더랍니다. 그러자, 주인은 속으로 “네가 신발을 우리 집에 맡겨두었냐?”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생 단속을 하지 않고 갔기에 그 신발을 순순히 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두를 신고 돌아서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던 주인의 입은 딱 벌어졌다고 합니다. 처음에 보안원이 올 때는 허줄한 외투에 운동화 신발을 신고 왔었는데, 검열을 마치고 돌아갈 때 보니 반짝거리는 구두에 김정일 위원장이 즐겨 입는 부장동복(은하무역에서 생산한 고급 원단 솜 외투)를 입고 가방과 배낭도 여러 개가 되더랍니다.
그러니까, 검열기간에 뇌물을 받으면 제기될까봐 사양했다가 검열이 다 끝나고 돌아가게 되자, 마치 저당 잡혔던 물건 찾아가듯이 요구하는 것입니다.
MC: 그래서 검열기관, 권력기관에 있는 사람들이 더 큰 비사회주의를 하는 군요,
=북한 상류층 30달러짜리 가정부 고용
MC: 이번에는 북한 상류층들 속에서 돈을 받고 가정부를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좀 해보시죠.
정영: 평양시를 비롯한 상류층들 가운데 외화를 주고 가정부를 쓰는 집들이 꽤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정부를 쓰는 상류층들이란 대부분 조총련계 재일동포들, 중국 화교들을 말합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없다는 북한에서는 좀 이례적인 일인데요, 얼마 전 평양의 한 거리에서 있은 이야기입니다.
MC: 평양에서도 돈 있는 사람은 가정부를 둘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정영: 평양시 대동강구역 모 동에 살고 있는 김 씨는 평소 친했던 재일동포 귀국자의 집에 발길을 끊어야 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곳 인민반장이 “당신은 뭘 얻어먹을 것이 있어 재포(재일동포를 이르는 말)네 집에 뻔질나게 드나드는가?”라는 시비 때문이었습니다.
김씨가 귀국자의 집에 다니지 않은지 석 달째 되는 날, 아파트 동네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네 인민반장이 아침에 귀국자의 집에 찾아가 밥을 해주고, 복도 청소도 해주고 옷을 빨아주고 외화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 인민반장인 즉, 자기보고 귀국자의 집에 다니지 말라고 꾸짖던 사람이었습니다.
MC: 결국 인민반장이 자기를 밀어버리고 그 자리를 꿰찼군요.
정영: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김 씨가 자초지종을 알아보았더니, 그 인민반장이 귀국자의 집일을 해주고 한 달에 30달러의 외화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 인민반장은 새벽 5시만 되면 자기 집 밥을 할 생각은 않고 귀국자의 집에 달려가 밥을 해준다, 반찬을 해준다, 방 걸레를 닦는다고 법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민반 사람들은 반장을 가리켜 “머슴꾼”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고 합니다.
MC: 한 달에 미화 30달러를 받고 그렇게 가정부를 하는 게 수지가 맞습니까,
정영: 그냥 일만 해주는 게 아니라 귀국자의 집에서 잘 먹기 때문에 괜찮은 자리라고 합니다.
MC: 결국 평양에서도 돈만 있으면 집일을 거들어주는 가정부도 둘 수 있고, 또 가정부 수입이 괜찮아 경쟁도 치열하다는 소리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냉면집으로 유명했던 평양 옥류관에서 철갑상어와 자라요리를 봉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식량난에 쪼들리는 주민들의 형편과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 최근 북한에서 비사회주의 검열이 줄을 잇는 가운데, 단속 나온 사람들이 더 비사회주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최근 평양시 상류층들 속에서 외화를 주고 가정부를 쓰는 현상이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에 관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MC: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최근 새로 건설된 옥류관 ‘요리전문점’에서 고급 요리를 만들어 판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 주민들도 한번쯤 평양에 가면 철갑상어나, 자라요리를 맛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김정일 위원장이 새로 건설된 옥류관 부속 ‘요리전문식당’을 시찰하고 “조선민족요리는 물론 자라, 연어, 철갑상어, 메추리, 왕개구리 요리를 비롯한 각종 요리들을 만들어 봉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올해 2월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옥류관에서 자라요리, 철갑상어 요리들을 내놓고 ‘요리전문식당’을 새로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MC: 한쪽에서는 풀죽도 없어 주민들이 굶어죽는다고 난리인데, 다른 한쪽에서는 고급요리가 나온다, 이게 뭔가 좀 맞지 않지 않나요?
정영: 외부에서 보기에 북한이라는 나라는 참 이상합니다. 절대 다수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찾아다니는 곳은 양어장, 염소목장, 고급요리점 등 일반 인민들의 생활과는 거리가 먼 특수한 분야들입니다.
철갑상어나 자라, 왕개구리 요리 같은 요리는 외국에서도 상류층들이나 맛볼 수 있는 고급 요리들입니다. 물론 북한사람들이 이러 요리를 먹으면 안 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철갑상어 같이 희귀한 어종을 키울 품이면 굶주리는 주민들을 살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MC: 옥류관의 ‘요리전문식당’에서 쓰는 고급 요리들의 재료값도 만만치 않을텐데요,
정영: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이 지시한 철갑상어에 대해 좀 살펴보겠습니다. ‘철갑상어’하면 흔히 ‘황제의 물고기’로 불릴 만큼 고급 어족입니다. 한국의 식당에서도 철갑상어 회를 파는데 한 접시에 미화 100달러가량 합니다.
철갑상어는 고기도 비싸지만, 캐비아라고 하는 철갑상어 알은 금값이나 다름없습니다. 캐비아 1kg에 한국 돈 1천200백만 원(미화 1만 달러)이 넘습니다. 결국 철갑상어 알 1g은 10달러라는 소립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금 1g의 가격은 43.7달러인데, 결국 철갑상어 알이 금값과 비슷하다는 소립니다.
MC: 철갑상어 요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특별히 좋아하는 것 아닙니까,
정영: 김정일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13년 동안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의 수기에 따르면 철갑상어 요리는 김 위원장이 좋아하는 음식 중하나입니다. 후지모토 겐지는 김 위원장의 저녁 식단에 야자상어 날개탕, 뱀장어 캐비어, 코야(새끼돼지 통구이), 염소고기 샤슬리크(러시아식 바비큐) 자라 찜 등이 올라왔다고 적고 있습니다.
후지모토는 김정일이 좋아하는 캐비아와 일본 모찌(떡 일종), 열대 과일을 구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고 썼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즐겨 먹는 철갑상어 알은 한 끼에 200만원, 미화 약 2천 달러씩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철갑상어가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원가나 품이 많이 들 텐데요, 북한이 전문 요리점을 개설하고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요?
정영: 철갑상어는 가격이 비싼 것만큼 양식하기도 어렵고 사료 가격도 아주 높습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 약 2천 톤 가량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주로 러시아에서 많이 생산되다가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량도 대폭 줄었다고 합니다.
철갑상어를 양식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고 시간이 필요합니다. 철갑상어 알을 채취하자면 8년 이상 걸린다고 하는데요, 여러 나라들에서도 뛰어들었다가 그만 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철갑상어를 키우고 있는 곳은 평안남도 은산군 신창양어장인데요, 여기서 생산된 철갑상어를 옥류관에 전문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북한매체들은 “우리의 위성은 하늘을 날고 우리의 철갑상어는 바다로 간다”는 희한한 신조어까지 내놓고 철갑상어 양식이 성공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MC: 그런데 하루 세끼 먹을 쌀도 없어 주민들은 굶어죽는 판에 과연 이런 특색 있는 고급요리를 장려하는 북한당국의 심정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영: 올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2010 세계의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경우, 2007년에 전체 인구의 33%인 780만 명이 영양실조자라고 밝혔습니다.
MC: 이렇게 국민의 3분에 1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세계 최고급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군요.
=비사회주의 단속반이 더 비사회주의자
MC: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비사회주의 단속을 하는 검열단들이 오히려 더 비사회주의 행위를 저지른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지금 북한에서는 한창 검열기간입니다. 특히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노동당, 군대, 보위, 보안 등 모든 검열 기관들이 총동원됩니다.
우선 노동당 기관에서는 중앙당에서 도당으로, 도당에서는 시. 군. 당 조직들에 조직지도부 하부 생활지도, 선전부 연구실 검열 지도 등을 진행합니다.
보위부, 보안부 등 권력기관들은 비사회주의 행위 단속, 탈북 도강을 막기 위한 국경봉쇄 검열, 한국 드라마 시청을 단속하기 위한 109그루빠 검열 등을 벌입니다.
또한 겨울에 들어서면서 전기검열 또한 강하게 전개합니다. 과거에는 송배전부 전력감독원들이 진행했지만, 지금은 국방위원회 검열대가 군대들을 동원해 전기단속을 합니다. 또 봄철에는 산림 개간, 소토지 경작을 단속하기 위해 국토부, 보안부 등이 총동원되어 단속합니다.
MC: 정말 검열 항목이 많네요. 이런 검열단들이 제대로 단속합니까,
정영: 북한에서 검열은 어떤 비행을 단속하기 위한 하나의 행정사업처럼 진행되는데, 검열성원들도 단속을 빙자하고 자기 이속을 챙깁니다. 사회가 워낙 어려워 검열 성원들이 원칙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일단 검열에 한번 동원되었던 당, 보안부 등 검열단들은 검열이 끝나고 돌아갈 때는 완전 ‘때벗이’를 합니다.
MC: ‘때벗이’란 무엇을 말합니까,
정영: 한 가지 실례를 들겠습니다. 작년에 평양에서 있은 일입니다. 평양에 외부 사람들이 몰래 들어와 비사회주의를 하는 행위를 단속하라는 방침이 떨어져 타 지방 보안원들이 검열에 동원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동강 구역의 어느 한 집에 국경 지방에서 온 동생이 며칠째 묵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 보안원이 들이닥쳐 이 집을 수색했습니다.
동생이 수술 때문에 평양에 올라와있다는 주인의 말을 듣고 꼬치꼬치 캐어묻던 이 보안원은 물러갈 생각을 하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주인은 중국제 구두 한 켤레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 보안원이 신고 온 신발도 겨울이 다가오는데도,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제 구두는 목이 긴 겨울용인데 신고 가라고 하자, 처음에는 됐다고 그냥 사양하면서 물러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름째 되던 날,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뜻밖에도 검열 왔던 보안원이 서있었다고 합니다.
MC: 왜 또 왔는가요?
정영: 주인이 밖을 내다보니 그는 불쑥 “아줌마, 그때 그 구두를 주세요”라고 말을 하더랍니다. 그러자, 주인은 속으로 “네가 신발을 우리 집에 맡겨두었냐?”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생 단속을 하지 않고 갔기에 그 신발을 순순히 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두를 신고 돌아서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던 주인의 입은 딱 벌어졌다고 합니다. 처음에 보안원이 올 때는 허줄한 외투에 운동화 신발을 신고 왔었는데, 검열을 마치고 돌아갈 때 보니 반짝거리는 구두에 김정일 위원장이 즐겨 입는 부장동복(은하무역에서 생산한 고급 원단 솜 외투)를 입고 가방과 배낭도 여러 개가 되더랍니다.
그러니까, 검열기간에 뇌물을 받으면 제기될까봐 사양했다가 검열이 다 끝나고 돌아가게 되자, 마치 저당 잡혔던 물건 찾아가듯이 요구하는 것입니다.
MC: 그래서 검열기관, 권력기관에 있는 사람들이 더 큰 비사회주의를 하는 군요,
=북한 상류층 30달러짜리 가정부 고용
MC: 이번에는 북한 상류층들 속에서 돈을 받고 가정부를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좀 해보시죠.
정영: 평양시를 비롯한 상류층들 가운데 외화를 주고 가정부를 쓰는 집들이 꽤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정부를 쓰는 상류층들이란 대부분 조총련계 재일동포들, 중국 화교들을 말합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없다는 북한에서는 좀 이례적인 일인데요, 얼마 전 평양의 한 거리에서 있은 이야기입니다.
MC: 평양에서도 돈 있는 사람은 가정부를 둘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정영: 평양시 대동강구역 모 동에 살고 있는 김 씨는 평소 친했던 재일동포 귀국자의 집에 발길을 끊어야 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곳 인민반장이 “당신은 뭘 얻어먹을 것이 있어 재포(재일동포를 이르는 말)네 집에 뻔질나게 드나드는가?”라는 시비 때문이었습니다.
김씨가 귀국자의 집에 다니지 않은지 석 달째 되는 날, 아파트 동네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네 인민반장이 아침에 귀국자의 집에 찾아가 밥을 해주고, 복도 청소도 해주고 옷을 빨아주고 외화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 인민반장인 즉, 자기보고 귀국자의 집에 다니지 말라고 꾸짖던 사람이었습니다.
MC: 결국 인민반장이 자기를 밀어버리고 그 자리를 꿰찼군요.
정영: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김 씨가 자초지종을 알아보았더니, 그 인민반장이 귀국자의 집일을 해주고 한 달에 30달러의 외화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 인민반장은 새벽 5시만 되면 자기 집 밥을 할 생각은 않고 귀국자의 집에 달려가 밥을 해준다, 반찬을 해준다, 방 걸레를 닦는다고 법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민반 사람들은 반장을 가리켜 “머슴꾼”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고 합니다.
MC: 한 달에 미화 30달러를 받고 그렇게 가정부를 하는 게 수지가 맞습니까,
정영: 그냥 일만 해주는 게 아니라 귀국자의 집에서 잘 먹기 때문에 괜찮은 자리라고 합니다.
MC: 결국 평양에서도 돈만 있으면 집일을 거들어주는 가정부도 둘 수 있고, 또 가정부 수입이 괜찮아 경쟁도 치열하다는 소리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