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양대 보안기관인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가 '연합성명'을 발표하고 '반체제불순세력'에 대한 보복성전을 경고해 주목되고 있습니다.
- 겨울철 들어 전기가 부족해지면서 북한이 전열기 사용자도 범죄자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 북한 장마당 공시가격이 제정되면서 북한 내부에서는 4가지 형태의 쌀 가격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오늘도 정영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MC:
지난 8일 북한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가 연합성명을 발표하고 “나라의 안전을 해치려는 반공화국 광신자들을 무자비하게 짓뭉갤 것”이라고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북한이 이러한 성명을 발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가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연합성명에서 거론한 대상을 보면 남한정부의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한 ‘작전계획 5029’와 ‘비상통치계획-부흥’, 서해 북방한계선(NLL)상에서의 군사적 충돌문제 등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북한을 향해 뿌리는 대북 삐라(전단)문제, 북한내부 정탐행위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사실 서해북방한계선 문제나 ‘작전계획 5029’와 같은 문제들은 과거에도 계속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현안은 아닌데 북한이 이번 성명에서 들고 나온 것은 현재 남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이 모두 한국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떠넘기기 위한 것입니다. 때문에 이번 ‘연합성명’이 나오게 된 배경은 북한 내부 불안에서 이유를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MC:
그러니까, 이번 연합성명이 북한 내부를 겨냥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정영: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화폐개혁 때문에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화폐개혁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의 불만이 큰데 이번에는 쌀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자 당초 화폐개혁을 찬성했던 노동자들도 당국의 경제 정책을 불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주민들은 더 이상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고 권력기관 사람들과 멱살을 붙잡고 싸우는 등 북한 내부의 상황이 어수선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내부반동세력’ 척결을 선언했다가 그 또한 내부 갈등만 조장할 것을 우려해 남한의 대북정책 등을 문제 삼아 ‘연합성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입니다.
MC:
북한이 성명에서 삐라문제와 정탐활동 등에 대해서도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정영:
북한이 성명에서 대북삐라가 내륙 지방까지 들어간다거나, 온갖 정탐역량과 수단을 동원해 체제전복을 노리고 있다고 발표한 것 등은 한국 내 탈북자들과 그와 연결된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묘준 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 남한에서 북한으로 삐라를 보내고 있는 단체들은 탈북자 단체들입니다. 이전에는 이 단체들이 뿌리는 삐라가 군사분계선 전연지역과 서해 바닷가에 살포되곤 했지만, 최근에는 기류 상승으로 이 삐라들이 해주, 사리원을 넘어 평양시를 비롯한 내륙지방까지 뿌려지고 있습니다. 삐라에는 김정일과 동거했던 여자들이 나열되어 있고, 그들로부터 태어난 자식들 중에 현재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는 김정은도 포함되어있다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최고 지도자의 사생활이 드러나고, 거기에 이제 우상선전을 벌여야 할 후계자의 출생배경까지 공개되자, 북한이 여기에 발끈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MC:
그래서 탈북자들을 가리켜 ‘사람으로 살기를 그만두고 오물장으로 밀려간 인간쓰레기들’이라고 지적했군요.
정영:
그리고 최근 북한에서 단행된 화폐개혁 소식과 장마당에서 권력기관원들과 주민들 사이에 벌어진 난투극과 같은 혼란스런 소식이 외부에 나가는 게 몹시 불안한 것 같습니다.
MC:
탈북자들이 전한 소식 중에 화폐개혁 소식이 가장 크지 않았습니까,
정영:
그렇습니다. 북한이 지난 11월 말에 단행한 화폐개혁이 실패로 판명되지 않았습니까, 그때 화폐개혁 소식을 남한의 한 인터넷 매체가 먼저 보도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화폐교환이라는 것은 국가가 전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리고 또 가지고 있는 돈을 전량 바꿔주는 것이 정설인데 북한은 돈 있는 사람들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비밀리에 추진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자꾸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외부에서도 알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또 탈북자들이 전하는 북한 소식이란 그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북한은 그걸 체제전복 행위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MC:
북한 권력기관이 일단 ‘보복성전’을 선포했으니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입니까,
정영:
북한이 이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됩니다. 뭔가 소리를 냈으니 총화를 지어야 하는데, 이제부터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과 체포활동을 벌일 것입니다.
벌써부터 국경지역에서 탈북자 가족들을 골라 타지방으로 추방시키고 한국과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들을 잡아낸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시범적으로 공개처형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방법은 북한이 상투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인데요, 북한은 내부가 불안하고 주민들의 반항 기미가 보이면 시범케이스로 몇 사람을 공개처형 하고 공포감을 조성합니다. 그리고는 “자, 보라, 체제를 전복하려는 자들은 저렇게 처단된다”고 선포해 현재 화폐개혁에 불만을 갖고 있는 주민들에게 공포를 줄 것입니다.
MC:
베일에 싸인 사회의 일반 생활상도 모두 비밀이 되고 그 소식을 알려준 사람들을 반동세력으로 몰아 처형하는 ‘마녀사냥’이 또 기승을 부리겠군요.
2. 전열기 사용자도 단속 대상
MC: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심각해지는 전기사정으로 인해 북한에서 전기밥솥을 사용하던 사람들까지 감옥으로 끌어간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겨울철이 되면 북한에서는 전력부족으로 애를 먹습니다. 그래서 전력 감독대가 조직되고 전력낭비를 막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생산부분에 공급할 전기가 턱없이 모자라 전열기, 전기밥솥을 사용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단속해 노동단련대로 끌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함경북도 지방과 연락하고 있는 한 중국인은 청진시 주민지구에는 하루 두 시간 가량 전깃불을 보내주고 있고, 어떤 농촌지역에는 아예 전기를 보내주지 않아 암흑천지라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집안이 너무 추워 전열기를 사용했던 사람들을 범죄자로 끌어간다고 합니다. 석탄이 부족해 불을 때지 못하면 아파트는 완전히 돌덩이가 되는데, 사람들은 석탄아궁이에 전열기를 숨겨놓고 사용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전기선에 전열기가 연결되면 전압이 확 떨어져 전등은 금방 실줄만 빨갛게 됩니다. 그래서 검열단들은 임의로 주택에 뛰어들어 부엌을 뒤지고 전열기를 들춰내고 단속자들을 구류장으로 끌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전기밥솥을 쓰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솥을 회수하고 벌금을 물린다고 합니다.
이번 검열은 인민보안성 정치대학 학생들이 벌이고 있는데 이들은 돈을 뇌물로 줘도 잘 받지 않고 원칙대로 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MC:
한국에서는 모두 전기로 밥을 해먹는데, 전열기를 쓰는 사람까지 감옥으로 끌어가면 그 숫자도 많을 텐데요.
정영:
북한 당국이 전기 기구 사용자까지 마구 잡아들이면서 지금 북한의 구류장에는 죄수가 넘쳐나 난리라고 합니다. 특히 화폐개혁 때 돈을 불법으로 바꾸던 사람들, 외화사용자들, 쌀 판매자들까지 잡혀 들어오면서 어떤 지방에서는 보안서 감방이 모자라는 현상이 있다고 합니다.
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회령시 보안서가 운영하는 꼽바크(노동단련대)에 약 400명의 각종 범죄자들이 잡혀왔다고 합니다. 원래 이 단련대에는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지금은 약 3배가 넘는 사람들이 잡혔다고 합니다.
MC:
한국에서는 특별히 범죄라고 볼 수 없는 데 애매한 사람들이 끌려가고 있군요.
정영:
남한에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것들이 북한에서는 죄가 됩니다. 한국에서는 외국에 여행하려면 외화를 환전하고, 또 여행을 갔다 와서 남은 외화를 가지고 있어도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에서는 장마당에서 마음대로 쌀을 팔아도 범죄가 되고, 외화를 조금 가지고 있어도 죄가 되는 것입니다.
현재 청진시 송평구역 은정동에 위치한 도 집결소에도 죄수들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얼마 전 중국 전화기를 쓰다 잡혀 감옥에 끌려갔던 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도 죄수들이 넘쳐나 웬만한 사람들은 빨리 뽑아 형을 먹여 교화소로 보낸다고 합니다.
MC:
주민들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그러다가 끌려가고, 그러니 그곳에서 사는 주민들이 사는 게 얼마나 피곤하고 어렵겠는지 상상이 가지 않는군요.
3. 북한 장마당 통제가격 쌀 유통
MC: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이 화폐개혁 이후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중단시켰던 쌀 판매를 허용했다는 소식이 있는데, 그러면 이젠 장마당 운영이 정상화 된다는 소식인가요?
정영:
북한이 화폐개혁에 실패하면서 결국 장마당에서 쌀 판매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당초 장마당을 옛날 농민시장처럼 10일에 한번 열라고 조치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청진시 수남시장을 비롯해서 과거 쌀 판매를 통제하던 장마당에서 쌀 판매와 공산품 판매가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4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마당 공시가격을 정해놓고 그 가격에 파는 조건하에서 장을 보게 하고 있습니다.
MC:
원래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물건이 거래되는데 당국이 아무리 시장가격을 정해놔도 그대로 유통이 되는가요?
정영:
북한이 시장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과거 시장에서 돈을 번 사람들이 국가의 통제를 잘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취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날이 상승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러한 가격을 정해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가 아무리 가격을 정해놔도 통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당국이 제정한 쌀 가격은 kg당 240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가격에 거래되지 않고 암암리에 이보다 높은 가격에 팔립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또 장마당 쌀 가격이 2중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가공시가격은 쌀 1kg당 240원이지만, 실제로 팔리는 가격은 500원 가량입니다. 쌀 장사꾼들은 형식상 쌀 마대에 240원을 붙여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500원을 부른다고 합니다. 구매자들이 240원에 사자고 하면 “다른 데나 가보라”고 말하고, 500원을 주기 전에는 절대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MC:
그럼 북한 내부에서 쌀 가격은 몇 가지로 거래되고 있습니까,
현재 북한에는 쌀 가격이 4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식량배급소에서 판매되는 1kg에 24원씩 거래되는 배급 쌀이고, 다른 하나는 식량판매소에서 팔아주는 kg당 44원짜리, 그리고 장마당 공시가격인 240원짜리 가격이입니다.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시장 가격인 kg당 500원짜리 가격입니다.
그러니까, 당 기관이나 보안서, 보위원 등 배급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1kg에 24원씩 하는 쌀을 사먹고, 일반 주민들은 500원짜리 쌀을 사먹는다는 소립니다.
북한에서 쌀 가격이 이처럼 들쭉날쭉 한 것은 국가가 주민들에게 공급할 쌀이 넉넉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공급이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가격이 상승하는 게 이치인데 북한은 권력으로 이것을 막으려고 하니 내부가 복잡한 것입니다.
또 달러를 비롯한 인민폐의 가치에 따라 쌀 가격이 상승합니다. 북한 화폐와 외화환율이 변동하는데 따라 북한 장마당에서는 쌀 가격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 원씩 오르내려 쌀 파는 사람은 잘 팔지 않고, 쌀 사가는 사람도 두려워 사지 못하는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MC:
북한에서 시장원리에 기초한 가격이 시장원리에 따라 도는데 북한 당국이 통제를 한다고 하니, 뜻대로 되겠는가는 생각이 드는 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진행에 이원희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