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보기] 소형 CD재생기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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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생활 개선을 위해 북한이 '경공업 혁명'을 선포했지만, 실제 공장들은 가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체제반대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북한 보안당국이 휴대용 CD재생기(플레이어)와 라디오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평양에 건설되는 10만 세대 살림집에 공급할 전기생산을 위해 북한이 '희천발전소'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MC:

북한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경공업 혁명’을 선포했는데요, 새해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인민생활이 좀 나아지고 있습니까,

정영:

우선 새해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발걸음이 경공업 부분으로 분주하게 옮겨지고 있습니다. 그는 새해벽두에 “인민들에게 강냉이밥을 먹이는 게 가슴 아프다”(노동신문 2.1. 보도)는 발언으로부터 시작해서 비날론 공장에 가서는 폭포 치며 쏟아지는 비날론을 보면서 “오늘처럼 기쁜 날이 없다”(조선신보 2.9. 보도)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용성식료공장을 찾아서는 “전통음료인 막걸리를 비롯한 청량음료의 가짓수를 더 늘려야 한다”(조선중앙통신 1.24. 보도)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22일 내각에 식료일용공업성을 신설하고 인민생활 개선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여러 가지 애로가 많아 지금도 지지부진하고 있습니다.


MC:

북한 지도부가 그렇게 관심을 두고 있는데도 생산이 잘 안 된다는 말씀인가요?


정영:

김 위원장이 둘러본 평양 용성식료공장을 비롯해서 중앙급 경공업 공장들은 그런대로 가동되지만, 지방의 경공업 공장들은 거의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에 있는 수성식료가공공장도 지금 확장공사 중에 있지만, 원료부족과 전력난으로 가동을 멈춘 상태라고 탈북 지식인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도당에서는 청진시내 공장, 기업소, 가두여성들을 동원해 이 공장을 과거보다 1.5배가량 크게 확장하기는 했지만, 전력난과 원자재 난으로 가동이 불가능하다고 이 단체는 전했습니다.


MC:

지난해 말에 진행된 화폐개혁도 경공업 발전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정영:

작년에 진행된 화폐개혁도 국가가 자금을 확보하고, 주민생활을 개선해보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야심찬 계획 하에 진행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외화사용을 금지시키고, 새 화폐와 바꿔 쓰도록 했지요, 이렇게 모은 외화로 일단 외국에서 경공업 원자재를 구입해 경공업 공장들을 가동시켜 생필품 등을 만들려고 했지만, 화폐개혁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모든 것이 뒤죽박죽 되게 되었습니다.


MC:

그러면 북한이 현재 경공업 공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까,


정영:

정책적으로 경공업과 농업을 발전시킨다고 하지만, 상황은 한심하다고 합니다. 우선 전력과 원료부족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공장 간부들은 중앙의 지시를 수행하느라 공장 굴뚝이나 보일러, 배관 수리 같은 것들을 시키고 정작 생산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시 유리병공장, 종이공장, 구두공장 등에서는 노동자들을 불러놓고 환경정리만 시킨다고 그곳 가족들과 연락하고 있는 탈북자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무산광산 철제일용품 공장에서는 보일러를 수리하고 전기설비를 복구한다고 합니다.


MC:

최근 북한과 중국이 경제협력을 한다는데 그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없습니까,


정영:

북한의 경공업 공장 간부들도 “생산하라고 지시만 하면 우린 뭘 가지고 하겠는가?”면서 공장을 살리려면 “외국과 합영하는 방법과 국가에서 투자해주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한편, 북한 보안서에서는 북한에 물건을 내다 파는 중국 화교들에게 “조선에 내온 물건들을 장마당에 넘기지 말고 모두 국영수매상점에 넘기라”고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러자 화교들은 “조선 수매상점에 붙인 가격표를 보면 오히려 중국에서 가져온 물건 값보다 더 싼데 어떻게 넘기겠는가?”면서 “그래도 20%는 이윤이 나야 장사본전을 뽑는다”며 장마당 도매상인들에게 물건을 몰래 넘겨준다고 합니다.

MC: 결국 이렇게 하다가는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당국의 선전이 또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크군요.


= 북 당국 소형 CD재생기 단속

다음소식입니다.

MC:

북한 보안당국이 요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휴대용CD 재생기와 라디오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최근 반체제 불순세력 척결에 나선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와 소형라디오 단속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이 검열은 인민보안성 정치대학 졸업생들이 담당했는데, 이들은 요즘 주민들 속에서 새롭게 유행되고 있는 소형 CD플레이어 단속에 눈을 밝힌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당, 보안서 합동검열단인 27국과 109상무 등이 단속했는데 지금은 정치대학 학생들이어서 검열을 깐깐하게 한다고 합니다.

MC:

북한 주민들이 소형 CD플레이어로 한국 드라마를 본다는 말인가요?

정영:

그렇습니다. 요즘 국경주민들 속에는 중국에서 나온 소형 CD플레이어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소형 CD플레이어는 CD롬에 CD를 넣고 돌리면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휴대하기 좋고 정전이 자주 되는 요즘 주민들 속에서 각광을 받는다고 합니다. 전지 배터리는 6알이 들어가는데, 한편으로는 충전식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집에 전기만 오면 이것을 충전시켰다가 본다고 합니다.

MC:

그러니까, 이전에는 VCD를 텔레비전과 같이 보았는데, 이제는 이동식으로 변했다는 거군요?

정영:

그렇지요, 이전에는 VCD로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단속반들이 정전을 시키고 들이닥치면 CD를 뽑지 못해 쉽게 발각됐는데, 지금은 휴대하기 간편하고 또 단속반이 오면 숨기기도 쉽다는 것입니다.


MC: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봅니까,


정영: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어도 한국 드라마 볼 사람은 다봅니다. 아마 한국에서 새 드라마가 개봉되면 3~4일 안으로 북한 전역에 퍼집니다. 한국 드라마는 젊은 층이 많이 보는데 그들은 CD겉면에 ‘다람쥐와 고슴도치’라는 북한 만화 제목을 붙인 드라마를 가지고 다니지만, 실제 내용은 한국 드라마라고 합니다.

MC:

결국 북한의 CD시청도 지능화 되고 있다는 소리군요.


= 엄동설한 ‘희천발전소’ 건설 고조


MC:

다음 소식입니다. 요즘 북한에서 식량난이 극심하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또, 한쪽에서는 ‘희천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북적거리는데요,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이 최근 ‘희천속도 창조’라는 것을 벌여놓고 주민들을 총동원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2일자 기사에서 “10년 동안 건설해야 할 희천발전소 건설을 2~3년 안에 완성하기로 하고 총동원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희천발전소’는 자강도 장자강에 흐르는 물을 청천강으로 돌려 생기는 낙차와 물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MC:

이렇게 강 두 개를 합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영:

희천발전소는 2012년에 평양에 건설될 10만 세대 살림집에 전기를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10만세대의 전력수요로 봐서 두 개의 강을 합쳐야 맞춤한 전기가 나오기 때문에 북한은 장자강의 물길을 돌려 청천강으로 합치는 것입니다. 장자강의 물을 청천강으로 끌어오는데 만해도 30km의 물길 굴을 뚫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사실 물자원이 부족한 북한에서 전력생산은 물보다 원자력이 더 낫지 않습니까,


정영:

그렇습니다. 사실 한국처럼 원자력 발전소를 지으면 물길 굴을 뚫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는데, 북한은 핵무기를 생산하면서도 원자력 발전소를 개발하지 않고 있습니다. 94년 미국은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하고, 미국 주도로 100만KW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2기를 함경남도 신포지구에 건설해주고 있었지만,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지 않아 중도에서 포기되었습니다.

MC:

북한이 이번에 건설하는 희천발전소도 후계자와 연관이 있지 않습니까,


정영:

북한은 2012년에 강성대국 선포와 함께 후계자문제를 확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 희천발전소 건설→ 강성대국 선포 이 모든 것은 김정일의 후계자를 위한 노력동원이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MC:

결국 김 부자의 가족의 세습권력을 위해 주민들이 먹지도 못하면서 엄동설한에 발전소를 짓는다는 말씀이 되는 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준비한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