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44년 만에 세계축구선수권대회(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이 해외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가을철 들어 한때 치솟던 북한의 쌀 가격이 개인 소토지에서 나온 곡물에 힘입어 가격이 소폭 하락했습니다.
- 가을걷이가 한창인 북한 협동농장에서 낟알의 도중 유실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안녕하십니까,
에릭손 축구 감독 영입 추진
MC:
오늘 뉴스를 보니 아주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는데요, 남아프리카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 진출한 북한이 전 잉글랜드 대표선수단 감독을 맡았던 에릭손 감독(61)을 영입하려 한다, 이런 소식이 있는데요,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14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에릭손 감독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북한 대표팀을 이끌기 위해 협상에 나선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과의 협상에 나서는 에릭손 감독 측 관계자는 “에릭손 감독이 주말 중국으로 건너가 북한 관계자를 만난다. 주재 북한 대사관은 빠르면 2~3주 안에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고 밝혔다고 이 일간지는 전했습니다.
북한 대표팀 감독 제의를 에릭손 감독 측에서 먼저 했는지, 아니면 북한 측이 먼저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에릭손 감독 측에서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봐서 만약 성사된다면 북한이 1966년 영국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이뤘던 8강 신화가 재현될지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MC:
에릭손 감독이라면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유명 감독인데요, 북한이 에릭손 감독을 영입하려는 취지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정영:
44년만에 세계축구선수권 대회 본선 경기에 출전하게 된 북한이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는 대단합니다. 지난 1966년 영국 세계축구선수권 대회에서 박두익 등 11명의 선수들이 ‘사다리전법’을 써가면서 이탈리아 팀을 누르고 8등을 하지 않았습니까, 북한은 이번에도 다시 한 번 그에 못지않은 기적을 세우길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MC:
지금 대표팀 지도원(감독)을 맡고 있는 김정훈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지 않았는가요, 그도 실력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정영:
현재 북한이 그때의 성적을 이루자면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김정훈 지도원도 실력이 있지만, 이번 본선 진출 예선 경기를 치루는 과정에 골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축구는 뭐니 뭐니 해도 골을 넣어야 하는데, 북한 선수들은 국제경험이 없다보니 골 결정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그래서 외국팀 감독을 영입해서 어떻게 하나 이번 월드컵에서 승전고를 울리려는 것입니다.
MC:
한국도 2002년 한일 월드컵때 화란(네델란드) 출신의 히딩크 감독을 영입해서 4강 신화를 이루지 않았습니까, 당시 한국에서는 선수선발에서 실력위주의 공정한 선발을 위해서 외국인 감독을 선발했다는 말도 있었는데, 그러나 북한에서는 선수들이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한 것이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다는 말이군요.
정영:
물론 북한도 노동당이나 권력기관을 낀 선수들이 줄타기로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에릭손 감독이 영입이 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MC:
문제는 북한이 에릭손 감독을 영입하더라도 그의 몸값이 만만치 않거든요. 혹시 북한이 외국인 감독에게 지불해야 할 돈 때문에 좌절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군요.
정영:
옳습니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려면 일단 돈이 문제입니다. 현재 에릭손 감독의 연봉은 56억 원, 미화로 약 480만 달러입니다.
물론 세계축구선수권대회 축구감독은 대회가 열리는 동안만 한시적으로 맡는 것이긴 하지만, 이런 천문학적 몸값을 가진 감독을 영입하기란 부담스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에릭손 감독은 돈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미 잉글랜드 팀이나, 잉글랜드의 명문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 감독 등을 지니면서 1,500만 파운드(영국 데일리 메일 자료), 미화로 약 2,400만 달러를 보유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에 북한 대표팀 수락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기회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MC:
그렇군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북한이 44년 만에 진출한 남아공 월드컵에서 다시 승전고를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되는 군요.
식량 가격 소폭 하락
다음 소식입니다.
MC:
북한 주민들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식량가격에 대한 관심이 제일 높을 텐데요. 가을에 들어서면서 치솟던 쌀 가격이 하락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어떻습니까,
정영: 9월 중순까지 치솟기만 하던 북한의 식량 가격이 최근 소폭 하락했다고 남한의 대북인권단체인 ‘성공적인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현재 쌀 가격은 2,200원이며 옥수수가격은 800원, 옥수수쌀은 950원, 밀가루 2,100원, 감자는 500원이라고 합니다.
지난 9월 중순까지만 해도 이 지방에서는 쌀 1kg당 2,300원, 강냉이 가격은 1,000원선을 넘어서 주민들 속에서는 내년도 식량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MC:
그러면 지금에 와서 쌀 가격이 내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영:
요즘에 개인들이 지은 소토지에서 지은 곡물이 장마당에 나오면서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재 개인 소토지 가을은 다 끝난 상태이고, 협동농장 밭에 심은 곡물 수확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MC:
올해 봄에 북한 당국이 개인들의 소토지 경작을 기를 쓰고 반대했는데, 결국은 북한의 식량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군요.
내년 식량난 대비 ‘곡식 빼돌리기’ 극성
MC: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 농장에서 가을걷이가 한창인데, 낟알 유실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10월 달에 들어서면서 북한 전역에서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농장 알곡 유실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탈북 지식인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전했습니다. 북한이 한해 알곡 생산량을 확정하자면 밭에 있는 낟알을 다 탈곡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밭에 있는 곡식이 계속 없어지기 때문에 탈곡장에 빨리 운반해오는 한편, 식량 도둑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C:
그러면 밭에 있는 곡물이 없어진다는 소린가요? 곡물 유실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됩니까,
정영:
지금 농민들과 지원자들의 눈에는 어떻게 하면 곡물 한 톨이라도 집에 가져갈 것인가를 궁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농사도 잘 안되었고 1차로 국가에서 군량미로 곡물을 걷어 가면 분배량이 모자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지금 밭에서 훔쳐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농민들과 지원자들은 일하는 동안에 옥수수나 벼이삭을 몰래 감추었다가 퇴근할 때에 옷이나 주머니에 몰래 가지고 들어온다고 합니다. 일부 농민들은 밤에 논판에 몰래 나가 벼이삭을 잘라가지고 땅에 묻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끝나면 다시 나가 걷어 들여오는 것입니다.
MC:
그러니 내년도 식량 부족 때문에 사투를 벌이는 셈이군요.
정영:
이렇게 되자, 농장 당국에서는 골목마다 무장을 한 규찰대들을 배치하고 길목을 지키고 있습니다. 농장들에서 젊고 날파람 있는 사람들을 선발해 무기를 주어 낮에는 쉬게 하고 밤에는 농장 밭을 순찰 돌면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 가서 적발한다는 것입니다.
90년대 중반에도 북한에는 군대들이 무장을 하고 농장 밭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북한의 농사가 형편없는 것 같습니다.
MC:
그렇게 살벌한 속에서도 식량 분실이 되는가요?
정영: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순찰에 동원된 사람들이 더 큰 도둑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기가 맡은 구간에 아는 사람들을 시켜 낟알을 훔쳐가게 하고는 서로 나누어 가지는 방법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MC:
결국은 낟알을 훔치는 사람을 잡는 사람이 더 큰 도둑이라는 말씀이군요. 북한에서도 빨리 먹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그런 악순환이 없어지겠는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