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지난 26일 군사분계선 철책선을 뚫고 자진 월북한 강동림씨를 북한이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 가을철을 맞아 북한 협동농장들마다 규찰대를 조직해 자기 지방의 곡물이 다른 지방으로 나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 북한이 살기가 어려워 탈북하는 주민들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지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이 3가지 소식을 가지고 정영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월북자 이례적으로 신속 보도
MC:
먼저 월북한 한국 주민에 관한 소식입니다. 얼마 전 남한의 한 주민이 군사분계선 철책선을 뚫고 북한에 들어간 사건 때문에 한국에서도 군대의 기강을 놓고 난리법석이 아닙니까,
정영:
이 사건은 북한이 먼저 발표하면서 공개되었는데요,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0월 27일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에서 살고 있던 강동림(30살)이 26일 전선동부 군사분계선을 넘어 공화국북반부로 의거하여왔다”고 월북자의 실명을 거론해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월북 통로에 대해 한국군도 조사를 해본 결과 동부전선 22사단 부근의 철책선에서 가로 30cm, 세로 40cm의 구멍이 난 곳을 발견했습니다. 한국군은 그곳으로 강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MC:
북한이 과거 월북자에 대해 조사를 거친 다음 보도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 사건을 놓고 아주 신속하게 보도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영:
북한은 월북자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강동림이 지난 2001년 9월부터 2년 동안 국군 22사단 56련대 3대대 9중대 1소대에서 근무하던 시기에 여러 차례 월북하려고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비로소 이번에 실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씨가 ‘자기의 의거념원이 실현된 데 대해 기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듯이 북한은 강씨가 이북을 동경하다가 월북했다고 선전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월북자를 신속하게 보도한 것은 지난 10월 1일 11명의 북한 주민들이 배를 타고 남한으로 집단 귀순한 데 따른 대응 선전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북한에서도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강씨처럼 남조선 사람도 북한을 동경해서 넘어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대내에 선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MC:
과거 북한이 월북자들을 수용하다가 2000년대 들어서는 도로 추방시키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북한이 강씨를 어떻게 대우해주겠는가가 궁금합니다.
정영:
지난 90년대까지 북한은 월북자들을 받아들이고 사회에 정착시키기도 했지만 빈번히 정착에 실패하자 그 다음에는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도로 돌려보냈습니다.
대표적인 실례로 2005년에 두만강을 건너 함경북도 온성군으로 밀입북한 박모씨를 중국에 추방한 사실이 있고, 2002년 6월에 카드빚에 시달려 북한에 들어간 박모씨와 2003년 3월에 월북했던 50대의 남자도 모두 간단한 조사를 거친 다음에는 중국으로 도로 추방했습니다.
물론 근 20년 동안 주한 미8군 소속 부대에서 병기부문에 근무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월북했을 때는 국가적인 환영식까지 벌이고 받아들인 적은 있습니다. 북한은 이렇게 정보적 가치가 있는 사람은 받아들이고 범죄도주자나 생활고에 못 이겨 올라간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MC:
이번에 올라간 강씨도 폭력혐의로 수배 중이던 범죄자가 아닙니까?
정영:
이번에 강씨의 경우에는 비록 범죄자이긴 하지만, 체제선전 효과가 있다는 데로부터 수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남한에서 올라간 월북자들을 다 수용하기 어려운 것은 그들을 대우해주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선 그들에게 거액의 정착금을 줘야 하는데 경제가 어렵다보니 금전적 지원을 주기가 어렵고 그들이 북한 체제와는 다른 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시기 북한은 월북자들에게 거액의 상금과 함께 예쁜 여성들과 결혼도 시키고 주택도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는데다가 그들을 잘못 대우해줄 경우에 사회적 비난 같은 것이 나오면 더 큰 문제기 때문입니다. 월북자들은 북한 사회에서 늘 감시 속에 살아야 하고, 조직생활도 해야 하지만 이들이 맞지 않으면 남한처럼 대통령을 욕한다거나, 사회비난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우려해 북한이 범죄경력이 있는 자나, 생계형 월북자를 다시 보냈는데, 만약 북한이 강씨를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대우할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MC:
그렇군요. 남한은 탈북자들을 한 해에 3천 명씩이나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정착금과 임대주택을 주고 있는데, 이탈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가 하는 것도 남과 북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곡물 유실 막으러 지방 규찰대 조직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에서 각 지방마다 곡물 유실을 막기 위해 규찰대를 조직하고 단속하고 있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이 곡물 유실을 막기 위해 규찰대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번에도 이러한 규찰대를 조직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긴 했습니다만, 그 규찰대는 밭에 있는 곡물을 단속하기 위한 단속반이라면 이번에 조직된 규찰대는 각 지방의 곡물이 다른 지방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이 조치는 각 지방의 노동당의 지시에 따른 것인데, 규찰대는 과거 군대에 복무했던 사람들이나 힘이 센 젊은 사람들로 조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해당 보안서의 지시를 받으며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곡물 20kg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단속해 회수하고 있습니다. 만약 20kg이상 곡물을 운반할 때는 군협동농장 경영위원회에서 발급한 허가증을 소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국가 낟알이 흘러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MC:
그럼 개인들이 지은 낟알도 회수된다는 소린가요?
정영:
그렇습니다. 가을철이면 사람들이 개인 소토지에서 생산한 곡물도 걷어들여야 하고 식량이모자라면 부모님한데도 드려야 하는데 북한이 규찰대를 조직해 막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주민은 아버지에게 식량을 좀 보내다가 규찰대에게 전량 회수당해 그것을 찾지 못해 통탄해 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정영:
이러한 단속초소들이 생겨나면서 식량 장사꾼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청진시와 나진시를 오가면서 북한군 9군단 자재공급소 명의를 가지고 장사하던 청진시 차판 장사꾼들이 함경북도 온성군 수구포리에서 옥수수 20톤가량을 전량 몰수당했고 구입비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그곳 사정에 밝은 중국의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MC:
가을이 되면 식량을 비축하느라 장사꾼들도 많이 다닐 텐데 그 사람들도 역시 통제대상이 되는 거군요.
탈북자 방지 국경 순찰대 조직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이 탈북자들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지역에 순찰대들을 조직하고 있다는데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정영:
북한이 최근 탈북자를 막기 위해 함경북도, 양강도 등 강폭이 좁아 탈북자들이 주로 탈출 통로로 이용하던 지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이 지난 9월 9일 함경북도 9군단을 시찰하고 군단장과 정치위원 등을 만나 국경통제를 강화할 데 대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군사분계선이 최전선이 아니라 바로 북-중 국경지역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후계자로 내정된 사람이 직접 국경 감시를 담당하는 군단을 찾아다니면서 탈북자들을 막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MC:
국경일대를 통제한다는 소리는 탈북자가 발생하면서부터 끊이지 않았는데요, 요즘에는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정영:
예 그래서 요즘 국경지역에는 국경경비대와 순찰대, 그리고 민간인 국경봉쇄선, 그리고 가을철 곡물을 지키기 위해 지키는 규찰대 등 4겹의 경비망이 형성되었습니다.
결과 지난 10월 중순 가족단위로 탈북하던 11명의 주민들도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령시 주민인 조모씨는 가족 11명을 대동하고 탈출을 시도했지만, 국경경비대 여단 순찰대에 걸려 전원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조모씨와 그의 가족들은 그날 저녁 중으로 회령시 보위부로 호송 되였고 그 다음날부터 북한 당국은 인민반 회의를 진행하고 주민들의 야간통행을 금지한다고 합니다.
만약 야간에 이동하려는 주민은 인민반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보안서에 끌려가며 조사를 진행해 혐의가 없을 때에야 풀려난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MC:
올해는 북한에서 식량부족과 땔감 부족으로 더 살기 어렵다고 하는데, 탈출 통로까지 막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겠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