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보기] 갈등 부른 화폐개혁
서울-정영 xallsl@rfa.org
2009.12.16
2009.12.16
MC: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얼마 전 북한에서 권력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주상성 인민보안상이 중국을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화폐개혁으로 인해 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의 경제적 처지가 변하는 등 내부 갈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올해 북한 협동농장들에서 공급한 농민들의 1년 식량분배가 턱없이 모자라 농민들의 근심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에는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정영기자, 안녕하십니까,
-인민보안상 주상성 방중
MC: 얼마 전 한국의 경찰청장 격인 북한의 주상성 인민보안상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그의 방중 목적이 무엇이라고 분석됩니까,
정영: 지난 15일 조선중앙통신은 주상성 인민보안상이 중국을 방문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물론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주상성 보안상의 방중(訪中) 목적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탈북자 문제와 마약 문제, 조직범죄 같은 것을 중국 측과 논의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편에서는 앞으로 있을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비해 호위 사업을 토의하기 위해 가지 않았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MC: 북한에서 인민보안성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사회 범죄를 다루는 부서인데 그럴 가능성도 있을까요?
정영: 원래 국경 월경죄는 국가안전보위부와 국경경비대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이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 갑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호위 사업은 호위사령부에서 전담하기 때문에 주 보안상이 이 문제 때문에 중국에 갔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개연성이 보이는 것은 북한이 이번 화폐개혁에서 적발된 화교들의 비리 같은 것을 처리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화폐개혁에서 적지 않은 화교들이 돈을 잃었습니다. 양강도 지방에서는 화교들과 주민들이 채무관계로 다툼을 벌이다가 집단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또 어떤 화교들은 돈을 불사르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화교들이 북한에서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는 북한 법에 따라 처벌받겠지만, 그래도 북-중 관계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치안 질서를 위해 필요한 수사 장비 같은 것을 중국에 요청하기 위해 방문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MC: 요즘 주상성 보안상이 장성택의 최측근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 그와 연관시켜 볼 수 도 있는가요?
정영: 얼마 전 한국 국방연구원(KIDA)의 한 연구원은 주상성 보안상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계열로 분류하면서 북한 군부의 핵심권력으로 꼽았습니다. 그가 과거에 인민군 5군단장을 지내는 등 군인으로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를 군대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최근에 인민보안성의 권한이 막강해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와병이후에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권위가 올라가면서 그 지위도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장성택 행정부장이 맡은 일이 사법, 검찰,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기 때문에 주상성을 내세워 체제안전과 질서 같은 것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례로 주상성 보안상은 지난 4월에 있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추대되었습니다.
MC: 결국 장성택 부장이 뒤에서 밀어주어 인민보안성의 권력이 올라간다는 이야기군요.
정영: 이번 화폐개혁을 보안성이 전담하면서 지금 북한에서는 보안원들이 사람들을 마구 잡아들이고 처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90년대 중반 북한에서 있은 ‘심화조’ 사건과 비슷한 상황인데요. 당시 사회안전부 정치부장 최문덕도 장성택의 오른팔이 되어 서관히 노동당 비서를 공개총살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권력기관에서는 권력이 한참 상승할 때는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악명 높았던 사회안전부도 ‘심화조’사건을 극좌적으로 몰고 갔다는 비판을 받고 오히려 최문덕 정치부장이 공개 총살되는 등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인민보안성의 권한 상승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MC: 그렇군요. 북한에서 권력의 힘이 어디에 실리는가에 따라 상승도 하지만, 지나친 권한 상승은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되는 군요.
-돈 잃은자와 잃을게 없는자 ‘희비’
다음 소식입니다.
MC: 이번 화폐개혁으로 돈을 잃은 주민들과 돈이 없던 근로계층들과 내부 갈등도 증폭된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이 단행한 화폐개혁으로 인해 북한 내부에서는 주민들의 사회 경제적 처지가 뒤바뀌는 등 갈등이 많다고 남한의 대북인권단체인 ‘성통만사’가 전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화폐개혁은 시장에서 돈을 모은 주민들을 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돈을 잃은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으로 되고, 돈이 없던 주민들이 득세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MC: 북한은 화폐개혁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 우대조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정영: 그래서 북한은 직장 근로자들에게 화폐교환 한도 외에 장려금도 주고, 식량배급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직장에 나오지 않고 장사를 하던 사람들에게는 장려금도 주지 않고, 배급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근로계층들은 ‘참 잘 된 정책’이라고 좋아하면서도 돈을 잃은 주민들에게는 ‘한때 혼자 잘 살다가 잘됐다’고 비웃는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무산군의 한 주민은 자기 친척이 화폐개혁 이전에 혼자 잘 먹고 잘 살면서 자신들을 잘 돌봐주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돈 수백만 원을 잃자, 세상이 바뀌었다고 박수를 보내는 형국이라고 합니다.
MC: 화폐개혁 초기에 북한당국이 사회질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궁금했는데, 그렇게 주민들 사이의 이런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군요.
- 올해 식량 분배 턱없이 부족해
MC: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 전 협동농장에서 식량분배를 받은 농민들이 한해 식량으로 턱없이 모자란다고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얼마 전 함경북도 북부지역 협동농장들에서 한해 식량 분배를 했다고 탈북 지식인 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최근 밝혔습니다.
북한이 농민들에게 식량 분배를 해주었다는 이야기는 전번 시간에도 언급이 되었는데, 그때는 밭에서 직접 탈곡을 하지 않은 겉곡을 농민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농민들에게 줄 식량 대상을 정하고 공급했다고 합니다.
MC: 북한에서는 식량을 줄때도 등급을 정해서 주는가요?
정영: 그렇습니다. 사회주의 분배원칙에 따라 일을 많이 한 사람은 많이 먹고, 적게 일한 사람은 적게 먹으라는 소립니다.
북한은 이번 분배 대상을 4부류로 나누었다고 합니다. 1부류는 1년 동안 300일 이상 가동한 사람, 그리고 270~300일 동안 가동한 사람은 2부류, 240~270일 동안 가동한 사람은 3부류, 240일 미만 가동한 사람은 4부류로 나누었다고 합니다.
MC: 그럼 부류에 따라 배급량이 달라진다는 소리인가요,
정영: 그렇습니다. 1부류는 일인당 겉벼와 통강냉이, 감자를 합쳐 210~240kg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루 식량이 575g~657g가량 됩니다. 북한은 원래 농민들에게 하루에 800g가량으로 계산해 공급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준 식량은 800g에 훨씬 미치지 못하거니와 또 겉곡으로 주었기 때문에 실제로 탈곡을 하면 여기서도 감량이 많이 난다고 합니다.
이번 식량 분배에서 제일 어려워진 사람은 4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한해 식량으로 겉곡 150kg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것을 1년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410g정도 됩니다. 이것도 겉곡으로 주었기 때문에 감모량을 빼면 300g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받은 식량으로 4~5개월밖에 먹지 못한다고 농민들이 걱정한다고 합니다.
MC: 농민들에게 식량을 매번 이렇게 작게 줍니까,
정영: 북한은 식량난이 어려웠던 90년대에도 군량미가 모자라 농민들의 분배를 줄였습니다. 결과 농민들이 봄철에 배가 고파 농사를 짓지 못했습니다. 농민들이 배가 고파 농사를 못 지으면 다음해에도 또 농사가 안되기 때문에 북한은 농민들에게는 한 해 식량을 다 주고 계획 수행에 따라 더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식량분배를 대폭 줄인 것을 보면 군량미도 걷을 수 없을 만큼 농사가 망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C: 북한이 화폐개혁 때 노동자들에게도 배급을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곡물이 없는 데 그 약속을 어떻게 지킬 지 궁금증이 생기는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북한 들여다보기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다음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
- 얼마 전 북한에서 권력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주상성 인민보안상이 중국을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화폐개혁으로 인해 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의 경제적 처지가 변하는 등 내부 갈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올해 북한 협동농장들에서 공급한 농민들의 1년 식량분배가 턱없이 모자라 농민들의 근심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에는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정영기자, 안녕하십니까,
-인민보안상 주상성 방중
MC: 얼마 전 한국의 경찰청장 격인 북한의 주상성 인민보안상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그의 방중 목적이 무엇이라고 분석됩니까,
정영: 지난 15일 조선중앙통신은 주상성 인민보안상이 중국을 방문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습니다. 물론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주상성 보안상의 방중(訪中) 목적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탈북자 문제와 마약 문제, 조직범죄 같은 것을 중국 측과 논의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편에서는 앞으로 있을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비해 호위 사업을 토의하기 위해 가지 않았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MC: 북한에서 인민보안성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사회 범죄를 다루는 부서인데 그럴 가능성도 있을까요?
정영: 원래 국경 월경죄는 국가안전보위부와 국경경비대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이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 갑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호위 사업은 호위사령부에서 전담하기 때문에 주 보안상이 이 문제 때문에 중국에 갔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개연성이 보이는 것은 북한이 이번 화폐개혁에서 적발된 화교들의 비리 같은 것을 처리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화폐개혁에서 적지 않은 화교들이 돈을 잃었습니다. 양강도 지방에서는 화교들과 주민들이 채무관계로 다툼을 벌이다가 집단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또 어떤 화교들은 돈을 불사르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화교들이 북한에서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는 북한 법에 따라 처벌받겠지만, 그래도 북-중 관계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치안 질서를 위해 필요한 수사 장비 같은 것을 중국에 요청하기 위해 방문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MC: 요즘 주상성 보안상이 장성택의 최측근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 그와 연관시켜 볼 수 도 있는가요?
정영: 얼마 전 한국 국방연구원(KIDA)의 한 연구원은 주상성 보안상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계열로 분류하면서 북한 군부의 핵심권력으로 꼽았습니다. 그가 과거에 인민군 5군단장을 지내는 등 군인으로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를 군대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최근에 인민보안성의 권한이 막강해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와병이후에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권위가 올라가면서 그 지위도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장성택 행정부장이 맡은 일이 사법, 검찰,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기 때문에 주상성을 내세워 체제안전과 질서 같은 것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례로 주상성 보안상은 지난 4월에 있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추대되었습니다.
MC: 결국 장성택 부장이 뒤에서 밀어주어 인민보안성의 권력이 올라간다는 이야기군요.
정영: 이번 화폐개혁을 보안성이 전담하면서 지금 북한에서는 보안원들이 사람들을 마구 잡아들이고 처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90년대 중반 북한에서 있은 ‘심화조’ 사건과 비슷한 상황인데요. 당시 사회안전부 정치부장 최문덕도 장성택의 오른팔이 되어 서관히 노동당 비서를 공개총살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권력기관에서는 권력이 한참 상승할 때는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악명 높았던 사회안전부도 ‘심화조’사건을 극좌적으로 몰고 갔다는 비판을 받고 오히려 최문덕 정치부장이 공개 총살되는 등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인민보안성의 권한 상승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MC: 그렇군요. 북한에서 권력의 힘이 어디에 실리는가에 따라 상승도 하지만, 지나친 권한 상승은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되는 군요.
-돈 잃은자와 잃을게 없는자 ‘희비’
다음 소식입니다.
MC: 이번 화폐개혁으로 돈을 잃은 주민들과 돈이 없던 근로계층들과 내부 갈등도 증폭된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이 단행한 화폐개혁으로 인해 북한 내부에서는 주민들의 사회 경제적 처지가 뒤바뀌는 등 갈등이 많다고 남한의 대북인권단체인 ‘성통만사’가 전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화폐개혁은 시장에서 돈을 모은 주민들을 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돈을 잃은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으로 되고, 돈이 없던 주민들이 득세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MC: 북한은 화폐개혁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 우대조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정영: 그래서 북한은 직장 근로자들에게 화폐교환 한도 외에 장려금도 주고, 식량배급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직장에 나오지 않고 장사를 하던 사람들에게는 장려금도 주지 않고, 배급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근로계층들은 ‘참 잘 된 정책’이라고 좋아하면서도 돈을 잃은 주민들에게는 ‘한때 혼자 잘 살다가 잘됐다’고 비웃는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무산군의 한 주민은 자기 친척이 화폐개혁 이전에 혼자 잘 먹고 잘 살면서 자신들을 잘 돌봐주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돈 수백만 원을 잃자, 세상이 바뀌었다고 박수를 보내는 형국이라고 합니다.
MC: 화폐개혁 초기에 북한당국이 사회질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궁금했는데, 그렇게 주민들 사이의 이런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군요.
- 올해 식량 분배 턱없이 부족해
MC: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 전 협동농장에서 식량분배를 받은 농민들이 한해 식량으로 턱없이 모자란다고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얼마 전 함경북도 북부지역 협동농장들에서 한해 식량 분배를 했다고 탈북 지식인 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최근 밝혔습니다.
북한이 농민들에게 식량 분배를 해주었다는 이야기는 전번 시간에도 언급이 되었는데, 그때는 밭에서 직접 탈곡을 하지 않은 겉곡을 농민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농민들에게 줄 식량 대상을 정하고 공급했다고 합니다.
MC: 북한에서는 식량을 줄때도 등급을 정해서 주는가요?
정영: 그렇습니다. 사회주의 분배원칙에 따라 일을 많이 한 사람은 많이 먹고, 적게 일한 사람은 적게 먹으라는 소립니다.
북한은 이번 분배 대상을 4부류로 나누었다고 합니다. 1부류는 1년 동안 300일 이상 가동한 사람, 그리고 270~300일 동안 가동한 사람은 2부류, 240~270일 동안 가동한 사람은 3부류, 240일 미만 가동한 사람은 4부류로 나누었다고 합니다.
MC: 그럼 부류에 따라 배급량이 달라진다는 소리인가요,
정영: 그렇습니다. 1부류는 일인당 겉벼와 통강냉이, 감자를 합쳐 210~240kg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루 식량이 575g~657g가량 됩니다. 북한은 원래 농민들에게 하루에 800g가량으로 계산해 공급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준 식량은 800g에 훨씬 미치지 못하거니와 또 겉곡으로 주었기 때문에 실제로 탈곡을 하면 여기서도 감량이 많이 난다고 합니다.
이번 식량 분배에서 제일 어려워진 사람은 4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한해 식량으로 겉곡 150kg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것을 1년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410g정도 됩니다. 이것도 겉곡으로 주었기 때문에 감모량을 빼면 300g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받은 식량으로 4~5개월밖에 먹지 못한다고 농민들이 걱정한다고 합니다.
MC: 농민들에게 식량을 매번 이렇게 작게 줍니까,
정영: 북한은 식량난이 어려웠던 90년대에도 군량미가 모자라 농민들의 분배를 줄였습니다. 결과 농민들이 봄철에 배가 고파 농사를 짓지 못했습니다. 농민들이 배가 고파 농사를 못 지으면 다음해에도 또 농사가 안되기 때문에 북한은 농민들에게는 한 해 식량을 다 주고 계획 수행에 따라 더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식량분배를 대폭 줄인 것을 보면 군량미도 걷을 수 없을 만큼 농사가 망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C: 북한이 화폐개혁 때 노동자들에게도 배급을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곡물이 없는 데 그 약속을 어떻게 지킬 지 궁금증이 생기는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북한 들여다보기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다음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