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게 문제지요-8] 남북통일에 대한 주변 강국의 생각은?

워싱턴-변창섭, 란코프 pyonc@rfa.org
2011-11-29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리지나이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주임이 이끄는 중국의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15일 전용기편으로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리지나이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주임이 이끄는 중국의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15일 전용기편으로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변: 안녕하세요. 북한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오늘 대담에 북한 전문가인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입니다. 오늘은 어떤 주제를 살펴볼까요?

란코프: 네, 오늘은 남북통일 문제에 관한 주변국의 입장에 관해 살펴볼까 합니다.

변: 네, 사실 남한이나 북한의 언론을 보면 통일에 대해 별로 긍정적인 의미가 담긴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데요. 평양이나 서울의 언론이나 정치인들은 말로는 ‘우리 소원은 통일’이라고 주장은 합니다. 다른 나라의 언론도 아주 비슷합니다. 미국이든 러시아이든, 중국이든 일본이든 그 나라 외교관들은 다 같이 남북 통일을 지지한다고 주장합니다. 이걸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됩니까?

란코프: 글쎄요. 아마 그렇진 않을 겁니다. 외국 외교관들은 입을 모아 남북한 통일을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믿을 만한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외교가에서 널리 통용되는 외교관의 정의에 관한 농담이 있는데요. 그게 뭔지 아십니까?

변: 글쎄요. 외교관이라고 하면 자기 나라의 국익을 위해 다른 나라에서 봉사하는 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란코프: 네,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입장에서 보면 자기 나라를 위해서 다른 나라에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바로 외교관이라고 한답니다. 남북한은 공식적으로 통일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외교관들은 통일을 반대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통일을 지지하는 국가가 없습니다. 반대로 한반도 주변국가 대부분은 현상유지, 즉 분단유지를 제일 바람직한 구도로 봅니다.

변: 참, 이상하군요. 통일된 한반도를 싫어하기 때문일까요?

란코프: 무슨 말입니까? 국제관계에서는 싫어하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습니다. 국가들은 동맹을 맺기도 하지만 서로 대립하는 이유는 감정이 아니라 국익, 국가이익에 대한 냉정한 분석 때문입니다. 주권 국가는 자국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과 같은 남북 분단 상태는 한반도 주변국가의 장기적인 이익에 잘 맞는 것입니다.

변: 그러니까 남북한이 통일되는 것보다는 분단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 강대국들에겐 더 좋다는 말씀인데요. 그럼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부터 살펴보지요. 우선 중국은 북한과는 동맹 관계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국익에 따라 1992년 남한과도 대사급 수교를 맺지 않았습니까? 양국의 교역량이 2천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날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론 통일한국이 가져올 부담 때문에 남북한이 통일되기 보다는 지금처럼 남북한이 분단된 상태를 선호할까요?

란코프: 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힘이 제일 센 나라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 분단은 바람직한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로 북한은 중요한 완충지대입니다. 북한이 있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지리적으로 더 멉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국가가 약하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불평등한 무역을 할 수도 있고, 값싼 가격으로 북한 지하자원의 채굴권을 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이 통일하면 중국은 문제가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통일 한국은 중국 조선족 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일 한국은 지금처럼 미국과 여전히 동맹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변: 그러니까 통일 이후에도 한미동맹이 여전히 남아있을 까봐 중국도 부담이 된다는 말씀인데요. 하지만 중국도 남북한이 통일되면 얻을 게 많지 않습니까?

란코프
: 물론 그렇습니다. 남북 통일의 경우에 중국도 잃는 것뿐만 아니라 얻을 것도 많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저는 낙관주의자 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남북 통일이 닥쳐올 때 중국이 통일을 가로막으려 노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은 통일을 원하지 않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남북 통일에 굳이 기여할 이유가 그리 없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남북 분단시대는 길수록 좋습니다.

변: 중국은 남북통일이 닥친다면 막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촉진되도록 하진 않을 것이라는 건데요. 그렇다면 러시아는 어떨까요? 러시아도 중국처럼 남북통일을 반대할까요?

란코프: 러시아는 대체로 중국과 같은 입장입니다. 러시아 외교 전문가들은 통일 한국에서 미국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일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중국처럼 러시아는 남북 통일의 경우 얻을 것이 있습니다. 또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는 그리 중요한 지역이 아닙니다. 물론 한반도에서 사는 사람들에 이건 듣기 이상한 얘기입니다. 특히 북조선 잡지를 보면 북한의 역할을 과장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말하면 주변 지역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통일을 받아 들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러시아도 남북 통일이 촉진되도록 노력할 이유가 없습니다.

변: 그렇다면 한국의 동맹이자 우방인 미국은 어떨까요?

란코프
: 미국은 아주 이중적인 입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상 다른 강대국에 비하면 미국은 남북통일을 덜 싫어하는 나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때문에 미국을 찬양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영국이든 이란이든 어떤 나라든 자기나라의 국가 이익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남북 통일이 초래할 결과를 분석하면 부정적인 것이 있으나 긍정적인 것이 더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일 먼저 통일 한국은 중국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통일 때문에 동북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약해 질 수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좋은 소식입니다.

하지만 통일한국이 미국과 지금처럼 군사동맹을 유지할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런 불투명성은 미국 입장에서 보면 문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은 남북 통일을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점은 꼭 명심해야 합니다. 미국은 통일을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지만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통일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미국은 대체적으로 남북통일에 아주 소극적인 입장이라고 생각됩니다.

변: 네, <북한 이게 문제지요> 오늘 순서에선 남북 통일과 관련한 주변 4강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