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뇌물문화 경제 망친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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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간부자녀들이 군복무를 기피하는 것이 하나의 사회적 풍조가 되고 있다.
북한에서 간부자녀들이 군복무를 기피하는 것이 하나의 사회적 풍조가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도 북한의 부정부패 문제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에서 김일성 시대에 없던 부정부패가 김정일 시대부터 나탄나기 시작했는데요. 그렇다면 김정은 시대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김정은 시대는 무엇보다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당 간부들이 부정부패에 적극 가담하는 사례가 늘었을 것 같은데요. 북한에서 장마당과 부정부패는 서로 상관관계가 있죠?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들어와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본 이유는 2009년 화폐개혁의 실패 이후 북한 경제정책은 훨씬 더 합리주의적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북한에서 장사 대부분은 비법입니다. 물론 말뿐입니다. 지금 북한 언론은 북한이 모범적인 사회주의 국가라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금 북한에서 배급제도는 완전히 사라졌죠?

란코프: 맞아요. 배급이 없어졌을 뿐아니라 국가가 경영하는 회사도 거의 없습니다. 북한의 모범적인 사회주의 국가라는 주장을 어느정도 믿을 수 있을까요? 제가 보니까 진실과 거리가 매우 먼 주장일 뿐입니다. 김정은정권은 비공개적으로 시장경제,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을 격려하는 조치를 실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옛날 김일성 시대의 법칙과 규칙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화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리는 좋은 것보다, 인민들이 고생을 불러오는 것으로 점차 바뀌었습니다. 왜냐하면, 시장경제에서 많은 뇌물을 요구하는 관리들이나 간부들은 도움이 별로 되지 않는 장애물일 뿐입니다. 그들은 생산하는 게 아예 없습니다. 그들은 뇌물을 받지 않는다면, 생산적인 활동을 아무때나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뇌물 자체는 비생산적인 자원낭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올바른 경제 체제가 있으면, 부정부패는 나쁜 것이 됩니다. 사실상, 현대 세계에서 부정부패 때문에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인민들의 생활을 많이 개선할 수 없는 나라들이 아주 많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이러한 나라들이 많습니다.

기자: 북한은 부정부패를 언제쯤 극복할 수 있을까요?

란코프: 알 수 없지만, 이것은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금 북한에서 뇌물문화, 비리문화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부들은 뇌물을 받는 것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고급 간부들도 그 밑에 있는 중급, 하급 간부들이 뇌물을 받지 않는다면 매우 이상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북한사람들이 어린 시절 때 자기 눈으로 본 것은 법칙대로 사는 사람이 굶어죽는 모습입니다. 이와 같은 사고방식이 북조선 어디에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조건이 좋아져도 없애기가 어렵습니다. 부정부패를 뿌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수십년동안 아주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완전히 성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 김정은 정권에 들어 고급 간부들이 부정부패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정은이 이런 비리를 없애버릴 수 있을까요?

란코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서는, 뇌물이나 비리가 생기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환경이 무엇일까요? 누구든지 규칙과 법칙을 잘 지키고, 누구든지 간부들의 행동을 알아야 하는 환경입니다. 그리고 누구든지, 규칙과 법칙을 어기면 교화소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비리행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2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북한 정권은, 이러한 원칙들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야만 합니다. 둘째로, 주민들이 어느 정도 간부들을 감시할 능력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 국내정치의 특징을 감안하면 둘 다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기자: . 왜 그럴까요?

란코프: 첫째로, 북한은 지금 사실상 시장경제를 도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지도부는 이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못 합니다. 이유는 국내 안전에 대한 우려감입니다. 북한 정권이 사실상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중국처럼 개혁을 통해서 자본주의 경제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을 인정한다면, 인민들은 혼란이 생기고 체제에 대한 의심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합니다. 그 때문에 김정은정권은 자본주의를 사실상 인정할 때도, 이것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할 수도 없고, 자본주의 경제를 합법화시키는 법칙을 만들 수 없습니다. 둘째 문제는 간부들에 대한 통제입니다. 인민들이 간부들을 감시할 수 있는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요? 당연히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북한과 같은 사회에서 인민들이 간부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김정은 뿐만 아니라 북한을 통치하는 간부계층은,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할 생각조차 없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집단자살로 가는 확실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에서 비리가 없어지기 시작할 희망이 아예 없을까요?

란코프: 조금 그렇지 않습니다. 김정은정권은 시장경제 개혁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할 생각이 조금도 없는 상황에서도 어느정도 부정부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김정은과 북한지도부가 부정부패가 너무 심한 중급, 하급 간부들을 제거하고 그들을 교화소로 보내거나 처형시킬 뿐만 아니라 이 사실을 인민들에게 널리 알린다면, 부정부패의 규모가 당연히 어느 정도 줄어들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벌을 받는 간부들은 그냥 정치적으로 위험하게 생각되는 사람들보다, 비리행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바로 지금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이 실시하고 있는 정책입니다. 물론 이러한 정치는 비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저의 희망입니다. 김정일 시대 필요악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뇌물 문화는, 조만간 북한이라는 나라의 발전과 성장의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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