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갈수록 중국 경제개혁 닮아간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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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보통강백화점 2층의 수입 화장품 매장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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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Photo/Wong Maye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제척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은 현재 북한이 추구하는 경제정책이 1970년대말 80년대초 중국이 실시했던 정책과 매우 비슷한 것이라고 토론회에서 많이 주장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란코프: 1970년대 말 중국은 세계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사회경제적 실험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 말 들어와 중국공산당 고급간부들은 원래 소련에서 수입했던 명령 계획 경제에 대해서 실망이 컸습니다. 그들은 1949년 공산주의 중국을 창립했을 때 당연히 스딸린시대 러시아, 즉 소련에서 경제를 경영하는 방법을 많이 모방했습니다. 원래 중국은 소련식 경제가 빨리 성장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말, 해외 생활을 잘 알수 있는 고급간부 누구든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수 있었습니다. 중국공산당 고급 간부들은 동아시아에서 제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들이 빠짐없이 대만이나 남한처럼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선택한 국가였다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그 때문에 사실상 중국은 그 때부터 단계적으로 사회주의경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 자본주의 경제로 바꾸기를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당연히 세계역사에서 전례가 거의 없는 빠른 경제 성장이었습니다. 1980년대까지 북한보다 매우 어렵게 살았던 중국은 20년 이내에 북한보다 훨씬 잘 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된 유일한 이유는 개혁입니다.

기자: 이처럼 자본주의 국가로 사실상 탈바꿈한 중국정부는 지금도 사회주의 국가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정권도 여전히 공산당 독재 아닙니까?

란코프: 물론 중국공산당은 이러한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선전을 위한 주장에 불과합니다. 중국경제를 보면, 사실상 미국이나 영국보다 자본주의 성격이 더 강한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국가에 바쳐야 하는 세금의 비율이 더 높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이면 자신이 번 돈의 20%를 국가에 세금으로 바쳐야 하지만, 잘 사는 사람이면 45%를 바쳐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영국 부자들은 돈을 벌면, 이 돈의 절반정도를 국가에 바쳐야 합니다. 반대로, 매일 품을 팔아서 품삯을 받는 어렵게 사는 사람은 20% 정도를 바쳐야 합니다. 심지어 아주 못 사는 사람이면 세금을 낼 필요도 없습니다. 이들 나라에서 국민들이 바친 세금으로 국가는 무상교육, 무상치료를 제공합니다.

물론 북한 선전일꾼들은 이 사실을 알려주기가 싫지만, 잘 사는 자본주의 국가들은 거의 다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병원도 대부분의 경우 무상이나, 매우 쌉니다. 당연히 의사에게 뇌물이나 선물을 주는 생각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은 말로는 사회주의를 운운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회복지가 거의 없습니다. 어렵게 사는 사람은 국가에서 지원을 거의 못 받고, 장사를 잘 하는 사람들은 영국이나 미국 부자들이 상상하지도 못하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것은 당연히 자본주의의 부작용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오늘날 중국에서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중국사람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불만도 있고 비리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1979년 개혁개방 이전 모택동시대에 살았던 것을 무서운 악몽처럼 생각하고, 1980년대 이후 공산당이 시작한 개혁개방 정책을 많이 지지한다고 하는데요. 사실인가요?

란코프: 그렇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진짜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본 이유는 개혁개방이 불러온 경제성장입니다. 1970년대 말부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8%였습니다. 결국, 원래 어렵게 살았던 사람들도 살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모택동시대에는 자전거만 있어도 부자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지금 중국 도시에서 그럭저럭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자가용 차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식량 상황이 중국역사에서 전례 없이 좋아졌습니다. 중국의 수천년 역사에서 누구든지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된 때는, 바로 개혁이 시작된 이후 1980년대 말 입니다. 그 때문에, 중국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도 부자들에 대해 적대감과 질투가 없지 않지만, 이와 같은 정치 노선을 환영합니다. 개혁 덕분에 중국사람 누구든지 얻은 것이 많습니다.

기자: 하지만 중국 언론을 보면, 중국 선전 일꾼들은 여전히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고 주장하지 않을까요? 사실상 유일한 정당은 여전히 중국공산당 뿐입니다. 왜 그럴까요?

란코프: 그렇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개혁개방을 시작한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바로 중국공산당 지도부였습니다. 전체 인구의 극소수에 불과한 공산당 고급간부들은 개혁과 개방을 시작했을 당시, 당연히 나라의 발전에 대해서 꿈을 많이 꾸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중국의 발전을 위해서 자신의 권력과 특권을 포기할 생각조차 없었습니다. 1970년대 말 소련식 사회주의에 대해서 실망을 느끼게 된 중국공산당 고급간부들은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할 필요성을 깨달았지만, 권력을 포기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권력을 계속 유지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중국공산당이 찾은 답은 사실상 자본주의 건설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은 경제에서 자본주의를 건설하기 시작했지만, 정치분야에서는 여전히 공산당 1당 독재를 유지했습니다.

기자: 그럼에도 중국인들이 한때 이런 공산당 독재정권에 항거해 민주주의 투쟁을 벌인 적이 있죠?

란코프: 그렇습니다. 제일 잘 알려진 사건은 1989년 천안문에서 벌어진 민주화 반공 투쟁 사건입니다. 당시에 수십만명의 노동자와 청년, 학생들은 북경에서 제일 넓은 천안문 광장에서 모이고, 공산당 독재를 규탄하고, 민주화를 요구했습니다. 결과가 무엇일까요? 중국공산당 고급 간부들은 겁을 많이 먹었지만, 민중운동을 힘으로 진압했습니다. 탱크와 군대를 동원했습니다.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 병사들은 수많은 청년학생들은 학살하고, 반공산당 항쟁을 진압했습니다. 이 사건은 중요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중국공산당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공산당 정권에 대해서 불만이 있지만 매년, 매월, 매일 좋아지고 있는 생활 때문에 독재정권을 필요악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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