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봇 시대에 ‘백두의 칼바람’ 정신 강조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0.01.31
ciros-620.jpg 사진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주방일을 도맡아 하는 가사전담 주방로봇 '씨로스(CIROS)'.
사진-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과학과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북한 IT와 과학기술> 시간입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도 현대 과학기술 지식에 관해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흥광 대표님, 안녕하세요?

김흥광: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지난시간에 이어 북한의 로봇 기술과 세계적인 로봇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해보겠습니다. 로봇이라고 얼핏 생각하면 기계사람인데, 손마디 발가락 하나하나가 다 조인트, 즉 기계적 관절로 이루어졌다고 상상이 되는데요. 그러면 로봇의 구조는 크게 어떻게 구분할 수 있습니까?

김흥광: 네 산업용 로봇의 경우 그냥 순차적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된 시컨스라고 하는 전자회로, 즉 조종하는 제어부가 있고요. 그리고 실제로 물건을 잡고 옮기고, 팔을 돌리는 등의 작업을 하는 운동부가 있고, 그리고 정확히 잡기 위해서 수감부 같은 것이 있거든요. 이렇게 3가지로 크게 구분해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매우 중요한 것은 수감부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가에 따라 로봇의 작업량이 많아지는 것이지요. 단순 로봇이 수행하는 운동부 즉 회전하고, 수평으로 움직이고, 무거운 짐을 들었을 때도 견딜수 있게 유압이라든지 이런 단순 노동용 로봇 기술은 북한도 어느 정도 기술을 장악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수감기술이라든지, 로봇이 해야 할 일들을 저장하고, 사람이 준 지령에 따라 모든 부분이 치차처럼 맞물려 돌아가게 하는 제어부쪽에는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까지 들어갔는데, 이쪽은 북한이 자금이라든지, 그리고 거기 들어가는 부품이 국산화가 안됐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아직 덜 발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4차 산업 시대는 로봇, 인공지능, 5G이런 기술로 대표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세계적인 로봇 발전수준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김흥광: 네 정말 좋은 질문인데요. 올해 1월7일부터 나흘동안 미국의 라스베가스라고 하는 대도시에서 전세계 가정용 전자제품 박람회가 진행됐습니다. 여기에는 전 세계 161개국에서 온 4,500여개 기업들이 참가했습니다. 출품된 가전제품만 보더라도 270만개의 제품이 출시되었는데요. 당연히 가전제품 부분에서 압권은 로봇이었습니다.

이 로보트가 어떤 로봇인가 하면 가정에서 사람들의 삶을 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해주고, 사람의 뜻에 따라서 집안을 청소하는 등 집안의 가전제품 전체를 관리해주는 로봇이 나왔습니다.

그날 한국의 삼성회사 가전제품 부분 김현석 사장이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그가 나와서 연설을 하려고 하는데, 뒤에서 공만한 동그란 물건이 따라 나왔습니다. 이 물건은 김사장이 걸으면 같이 (굴러가고)걷고, 이 사람이 서면 거동을 살피는 등 교감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무슨 로봇이었냐면요.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들을 총관리하는 감독로봇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온 디바이스 AI’라고 하는데, 이 로봇은 일을 하는게 아니라, 집안에 있는 청소로봇, 냉장고, 전자장비들을 전체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이 로봇의 지령에 따라서 전자제품들이 사람을 대신하여 정말 쾌적한 환경, 먹을 음식 등을 보장해주는 데, 이런 로봇의 모델이 정말 엄청난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세계 신문들에는 이 로봇에 대해서 대서특필했습니다. 이 정도 로봇과 축구시합을 하는 로봇을 비교하면 정말 갓난 아이 수준이 되는 거지요.

진행자: 로봇을 만들고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경제적 이득이 따라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본다면 축구 경기를 하는 로봇의 경우 그것을 만드는 데 품과 기술, 자재 같은 것들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 로봇을 상업화할 수 있는 것입니까,

김흥광: 그것 보다는 북한 대학생들도 로봇 기술을 상당히 많이 알고 있고, 또 직접 만들어서 서로 시합을 시켜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그 자체로서 수익을 창출하거나 경제성을 창출하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자 그러면 청소 로봇이 우리에게 가장 확 와 닿는 로봇같습니다. 그러면 청소로봇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김흥광: 네 청소로봇은 2단계 수준으로 발전해왔는데, 1단계에서는 자가 주행을 하면서 어떤 특정한 곳을 찾아다니기 보다는 정해진 궤도를 따라가면서 저절로 청소를 하는데요. 어떤 모서리에 가서 부딪치면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로를 찾아다니면서 저절로 자행을 하거든요. 그러면서 먼지를 많이 빨아들이는데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그 로봇 1단계가 나왔을 때는 어떤 장난감 같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렇게 청소를 해서야 마음이 들겠는가”라고 하면서 좀 더 좋은 것을 원했습니다. 사람들은 구석구석 있는 먼지를 청소하는 로봇이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2단계 청소 로봇을 개발했는데, 그게 바로 인공지능 로봇이었습니다. 이 로봇은 먼지를 봐야 하고, 둥그런 로봇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는 팔을 뻗어서 꼼꼼하게 감춰진 곳까지 찾아다니면서 청소하는 데 정말 완결된 청소환경을 만들어주는 그런 로봇 시대까지 왔습니다.

진행자: 저희가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청소가 아니겠습니까, 이건 너무 단순하고 반복적인 노동이기 때문에 개발된 것이 청소 로봇인데, 텔레비전으로 보니까, 둥그런 로봇이 가다가 책상다리와 부딪치면 돌아서서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고 하면서 배터리가 나갈때까지 움직였습니다. 사람들이 출근하면서 로봇을 켜놓고 갔다 오면 이 로봇이 청소를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게 몇단계입니까,

김흥광: 1단계였지요.

진행자: 아 지금은 2~3단계로 발전해서 팔을 쭉 뻗어서 구석구석 먼지를 청소하는 수준까지 왔는데요. 그러면 북한 주민들도 청소 로봇에 대해서 관심이 높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로봇뿐 아니라, 여러가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최첨단 전자제품이 도입되자고 해도 기본은 전기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흥광: 그렇지요. 또 제가 폄훼하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실제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는 로봇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쌀과 전기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겠습니까, 초보적으로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올해 또다시 ‘정면돌파전’이요. ‘백두산 칼바람’이요 하면서 전체 주민들을 또 고통과 인내로 몰아가고 있는데, 지금 세계는 그런때가 아닙니다.  여기 남한은요, 자동차를 거의 모든 가정이 다 가지고 있고, 어떤 세대는 두대 세대씩 가지고 있는 가정들도 많은 데 앞으로는  로봇시대가 될 것이라고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데, 이번에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제품 박람회에서 연설한 삼성 가전제품 부분 김현석 사장도 그랬습니다. 앞으로 10년은 경험의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각종 로봇이 나와 취사를 하고, 사람의 건강을 돌봐주고, 집안 청소를 해주는 것도 말하는 것도 없고, 필요한 것을 찾아주고, 경비를 서주고, 아이를 돌보고, 환자를 돌보고 하는 일을 로봇이 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집이 부유한가 하는 것은 어떤 기능의 로봇을 몇대 가지고 있는 가 하는 시대입니다.

그런 시대인데, 그런데 아직도 ‘백두의 칼바람’ 정신으로 적의 공격을 맞받아 나가자고 하니까, 실상을 너무 엉뚱하게 주민들을 속이는 거지요.

진행자: 대표님 말씀을 들으니까, 저희도 북한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에 선하게 띄는데요. 지금은 그런 1930~1940대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이 안쓰럽습니다.

외부 사회에서는 로봇이라는 기계가 사람이 할 수 있는 어렵고 힘든 일들을 대신하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아직도 고난의 강행군, 정면돌파라는 원시적인 구호아래서 고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고요. 다음에도 재미있는 주제를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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