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가상화폐에 눈길을 돌린 이유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05.21
북한이 가상화폐에 눈길을 돌린 이유 미국 오레건주의 한 가게 창문에 비트코인을 받는다는 네온사인이 붙어 있다.
/AP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과학과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북한 IT와 과학기술> 시간입니다.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도 현대 과학기술 지식에 관해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던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흥광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흥광 박사: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가상화폐 열풍이 지난 18일 중국 국책은행의 가상화폐 불인정 발언과 채굴장 퇴출 움직임으로 한풀 꺾이고 있습니다. 특히 가상화폐에 유독 관심이 많은 북한을 비롯하여 가상화폐 채굴단과 투자자들이 긴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이 왜 가상화폐에 관심이 높은지 알아보겠습니다. 김 박사님, 먼저 이 가상화폐가 어떻게 만들어집니까?

김흥광 박사: 네, 기술적으로 설명하면 청취자분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일단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북한이 지폐를 평성에 있는 돈 공장에서 인쇄기로 찍어내지요. 그런데 이 가상화폐는 종이로 찍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상에서 만들어지는데, 이를 채굴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채굴이냐면 그 가상화폐의 암호기술을 누구도 훔쳐가지 못하게 하고, 안전하게 보존되도록 이 암호의 강도를 점점 더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컴퓨터를 보면 중앙 처리장치라고 하는 계산을 전문으로 하는 장치가 있는가 하면, 또 화면 모니터에 그림을 표시하고, 글자를 비추는 그래픽 카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그래픽 안에 또 하나의 연산 처리장치가 있거든요. 그 연산처리장치를 활용해서 비트코인의 암호화 강도를 높이기 위한 이런 계산들을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암호화 강도를 확실히 높였다고 하는 사람에게 사례로 코인을 얼마를 줍니다.

그러면 그 코인을 어디에 저장되는가? 숫자입니다. 전자상의 숫자입니다. 종이에 쓰는 숫자가 아니거든요. 이것을 또 컴퓨터에 있는 내 돈지갑, 즉 비트코인 돈지갑이라고 하는 어떤 장소에 암호화 해서 넣는 것입니다. 누가 훔쳐가지 못하게 넣는 것이지요. 나중에 모든 나라들이 비트코인을 종이돈과 함께 쓸 수 있다고 선포하는 날에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을 때 밥 값을 내라고 하지요? 그러면 저는 전자지갑을 열고, 식당주인의 비트코인 전자지갑 번호를 달라고 하거든요.

그러면 그 번호를 클릭해서 얼마 먹은 값을 지불하면 비트코인이 내 지갑에서 음식점 사장 전자지갑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이게 은행을 통하는 것이 아닙니다. 은행의 개입이 없이 국가의 감시 없이 자유롭게 넘어가는 것입니다. 순수 둘만의 거래가 되는 것이지요.(웃음)

진행자: 그렇게 개인들끼리 돈 거래가 이뤄지면 금융당국에서는 그 내역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김흥광: 그렇지요. 그래서 국가의 개입도 아주 맥을 추지 못하게 됩니다. 지금 전세계인들은 더 강한 자유, 개인의 권리가 국가권력보다 더 많아 질 것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국가의 권력은 좀 감소하고, 개인의 힘과 활동의 권리들이 더 커질 것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둘 사이에서 돈을 주고 받는데 왜 은행이 삐치느냐? 물론 전자적 방법으로 돈이 오고 갈 때는 은행이 들여다 보고, 국가의 금융 감독 기관이라는 정부기관이 들여다 보는 데 개인들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는 굉장히 바람직한데, 그런데 오늘 날 북한의 해커부대들처럼 다른 사람의 비트코인을 막 훔쳐가고, 비트코인을 모방한 다양한 사기수법들이 막 등장해서 사람들이 여러가지 피해를 많이 보기 때문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가상화폐를 체제 도전 요인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단속을 시사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김흥광박사: 이 비트코인이 2009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해서 2012년쯤부터는 많은 비지니스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나오자, 아주 손벽을 치면서 좋아하는 그런 집단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까요?

마약 밀수업자들, 다른 나라에 몰래 불법적으로 무기를 팔아먹는 사람들, 범죄 집단들, 이런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나오자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환호를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북한에서도 마약, 즉 빙두를 만들어 중국에 밀수로 많이 파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의 1킬로그램당 1만 5천~1만6천 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두만강이나 압록강에 가서 중국 사람들로부터 현찰로 받습니다. 즉 지폐로 받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폐를 받는 것은 힘듭니다. 지폐를 많이 가져가야 하고, 지폐를 들고 가다가 강도에게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런 것들을 은행에서 송금하는 식으로 해야 하는데요. 송금을 한다고 하면 은행이 들여다보고, 또 국가감독기관이 들여다 보기 때문에 “야, 이 사람은 기업하는 사람도 아닌데, 무슨 큰 돈이 이렇게 들어오는가?”고 하고 바로 수사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범죄 집단들은 자기들이 마약을 거래한 대금이라든지, 불법적으로 무기를 판 대금을 미국달러 기축 통화 제도에 들어가지 않고 은밀하게 순식간에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범죄적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쾌재를 올렸지요.

그런데 북한은 어떻습니까? 북한이 국제적 제재를 굉장히 받고 있습니다. 첫째로 광물 등 돈이 될만한 희유금속을 수출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무기 수출하면 안됩니다. 그런데 북한은 무기 수출하고 국제사회가 하지 못하게 막은 엄청난 물건들을 갈비를 막 내대고 팔고 있거든요.

이 대금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 업자들로부터 받기 위해서는, 즉 무기와 미사일을 판 돈을 현찰로 가지고 비행기를 타지 못한단 말이지요.

진행자: 북한은 유엔대북제재로 석탄이나, 광물들을 팔 수 없는데다, 더욱이 무기거래에 많은 돈이 오가야 하는데, 그런 돈 세탁을 가상화폐로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군요.

김흥광: 그렇습니다. 북한은 국제 및 국가간 통화 시스템인 스위프트망을 이용해서 중국으로 돈을 옮기고, 다시 북한으로 몰래 현찰을 가져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스위프트 망이라고 하는 국제통화 체제의 개입이 없이 개인으로부터 돈을 자유롭게 비밀리에 주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고 하니까,

북한은 비트코인이 나오던 초기부터 “그 비트코인이 뭔가?” “그 우리가 비트코인을 쓰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그 비트코인을 캐서 우리도 돈벌이를 하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벌어놓은 비트코인을 훔쳐서 돈 가져올 수 없는가?”하는 이런 아주 나쁜 생각, 범죄적인 생각만 가지고 그런 연구를 많이 해가지고 오늘날, 비트코인이라고 하면 북한이 딱 따라갑니다. 도둑놈, 그리고 비트코인으로 돈 세탁을 하는 나쁜 국가라는 오명이 나 있거든요. 그러니까,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진 것이지요.

진행자: 네, 그렇게 뜨겁게 달아 올랐던 가상화폐 시장이 중국의 경고로 한풀 꺾였습니다. 현재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북한도 상당히 당황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북한이 왜 가상화폐에 관심이 높은지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북한이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과학자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흥광 박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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