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생계 막힌 북 주민들 “미국 경제봉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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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보릿고개’라고 하는 최악의 춘궁기를 맞고 있습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 미사일 발사시험 이후 취해진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 주민들은 최악의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말까지 남한과 미국을 향해 핵공격을 하겠다고 초강경 자세를 유지하던 북한 김정은도 올해 새해부터는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오는 4월과 5월에는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까지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이와 같은 외부 정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북한 가족들과 연락하는 미국 내 탈북여성을 통해 북한 내부 민심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함경북도 어느 지방에 살고 있는 가족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미국 서부에 사는 30대의 탈북여성 차모씨는 북한의 최근 근황에 대해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제보했습니다.

차씨는 지난해 내린 서리로 양강도와 함경북도 지방에는 강냉이 농사가 잘 되지 않아, 그곳 주민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과, 당장 끼니가 어려워진 대부분 주민들은 가을에 두배 이상을 갚기로 하고, 고리대 식량을 꾸어다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의 중학교 교원들도 식량 배급을 타먹기 위해 어린 중학생들을 농사채비에 강제 동원시킨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또한 현재 북한은 기름부족과 식량 부족으로 전쟁할 능력이 없으며, 김정은은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차씨는 덧붙였습니다.

계속하여 차씨의 가족은 대뜸 딸에게 이 모든 경제적 어려움이 “미국의 경제 봉쇄 때문”이라는 말을 되풀이 했고, 현재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이 남한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할 것이라는 사실도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아직까지 북한의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주민들에게 공표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이대로 더 가다가는 주민들이 무리 죽음이 날 것이라는 절망적인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닥친 경제적 어려움과 내부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대화로 선회하긴 했지만, 형편이 나아지면 앞으로 대화 기조를 계속 이어갈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북한 내부 주민들의 근황을 미국 서부에 사는 탈북여성 차모씨의 질문과 답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영: 안녕하세요?

차모씨: 네 안녕하세요?

정: 최근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했다고 하셨는데, 최근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간다고 합니까,

차씨: 어제 그제 우리 아버지 전화 왔는데요. 돈도 없고 농사도 잘 되지 않아서 어렵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1천 달러 보냈습니다. 남편이 한푼 두푼 모으는데, 이번에는 정말 말이 안떨어지는 겁니다. 저의 아버지는 농촌에서 삽니다. 저의 아버지가 경작하는 산에는 강냉이 농사가 잘 되는 데 작년에는 서리를 맞아서 농사가 안됐다고 합니다.

정: 그러면 과거보다는 사시는데 어려움이 많겠군요.

차씨: 우리 아버지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야, 우리 고장에서는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는가? 북한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 여기는 미국놈들이 봉쇄를 가해가지고 우리에게로 들어오는게 아무도 없다. 딱 끊겨서 사람들이 서로 죽는다고 아우성이다고 합니다.

정: 최근 부모님이 사는 북한 내륙지방 상황은 어떻다고 합니까,

차씨: 농촌은 지금 제일 바쁩니다. 지금부터 7월까지 제일 힘들때입니다. 그래서 먹을 것이 없는 사람들은 농사 좀 잘 된 곳에 가서 쌀을 꾸어옵니다. 고리대 쌀을 꾸어먹습니다.

예를 들어 강냉이 30kg을 꾸어오면 가을에 가서는 전분(감자 농마) 30kg을 주어야 합니다. 전분 30kg은 강냉이 값에 비해 두배 비쌉니다. 만약 강냉이를 돌려주려면 60kg을 물어주어야 합니다. 다음해 가서 물어주고 나면 농민들은 먹을 게 없습니다.

정: 전분이라고 하면 감자 농마가루를 말하지 않습니까,

차씨: 네 국가에서 농민들에게 전분을 가공하게 합니다. 그러면 국가에선 농마를 빼앗아가고, 농마 찌거기를 ‘까리’(감자 농마 찌꺼기)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먹고 살지요.

전분은 쌀 가격과 똑 같은데, 농민들은 겨우 농사를 지으면 국가에서 농마를 빼앗아가고 주민들은 까리를 먹고 살지요.

정: 네, “봄철에 되로 식량을 꾸어먹고 가을에 말로 갚는다”는 말이 나올법 한데요. 김정은이 왜 갑자기 대화로 나왔다고 봅니까?

차씨: 실제로 내가 보기에는 계속 압박하면 자기도 할 수 없지요. 핵이 아니면 북한이 망하거든요. 핵으로 압박을 하고 있는데요.

정: 그러면 북한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북한 주민들도 생각하고 있습니까?

차모씨: 지금은 북한이 전쟁을 한다고 해도 망합니다. 지금은 돈 나올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은이도 머리를 쓰는겁니다. 이제 양해를 구하고 무역을 해서 장사를 해야지 인민들이 잘살아야 하는데, 수입이 나올 게 없지 않습니까,

거기다 좀 있다는 것은 핵만드는데 다 쓸어넣고, 박박 긁어 쓰다보니 재고가 없는겁니다. 그리고 빚진 게 엄청 많습니다. 대를 이어 빚진 것인데, 그래서 자기네도 살기 위해서 머리 숙이는 겁니다.

정: 혹시 북한이 전쟁을 한다고 하면 북한에는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차모씨: 지금 군대들도 기름을 몰래 팔아가지고 탱크도 기름이 없어가지고, 차도 기름이 없어서 다니지 못하지, 사람들은 먹을 게 없어서 레일도 다 끊어 팔아먹고요. 기차도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탄알도 없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목수인데, 교도대 군관들이 발사관 탄알을 깍으라고 했습니다. 발사관 있지 않나요? 그 탄알이 비싸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훈련하는 데 다른 총알 같은 것은 괜찮은데, 1년에 한명당 2발씩 쏘는데, 한 개 대대가 쏘면 얼마나 많이 낭비가 됩니까, 그래서 교도대 군관들이 아버지 목수이니까, 나무로 발사관 탄알을 만들라고 한거지요.

왜냐고 물으니까, “위성이 날아와서 다 찍는다”고, “미국놈들이 우습게 본다”고 하면서 나무로 발사관 탄알을 만들어서 쇠를 씌어서 포탄창고에 건사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차씨는 미국의 정찰 위성이 어떻게 북한 발사관 탄알이 나무라는 것까지 알겠는가고 반문하면서, 무력하기 짝이 없는 북한 지방군 무장상태에 대해 말했습니다.

정: 그러니까, 김정은은 핵밖에 없다는 거지요?

차씨: 그렇지요. 그것도 보여주기용으로 가지고 있는거지요. 실제로 북한 사람들은 전쟁을 해도 한번 쏘고는 다음에는 탄알이 없어서 빈손만 빨겁니다.

정: 마지막 질문인데요. 김정은이 마지막에는 미국이나 남한을 향해 핵을 쓸까요? 안쓸까요?

차씨: 안 쓸겁니다. 그가 죽지 않고, 정신이 돌지 않는 이상, 그가 흔들 수 있는 게 그 핵이 가장 마지막입니다. 그게 마지막 발악입니다. 만약 그걸 쓰는 날에는 자기가 죽을 길인데. 만약 쏜다고 해도 이 큰 나라에 쏜다면 미국은 가만 있겠습니까,

북한 땅이 미국 애리조나주보다 더 작은데, 만약 북한이 한발 쏜다고 하면 미국은 금방 통째로 재가루로 만들겁니다. 그리고 만일 그것을 쏘면 김정은 밑에 있는 아첨쟁이들도 가만 있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북한과 연락하고 있는 또 다른 탈북민은 “북한 핵은 미국을 향한 것이 아니라, 남한을 향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한 김정은은 2013년에 ‘2015년을 무력통일 대전의 해로 만들겠다’라는 구호를 제시하고 핵무력으로 조국을 통일하는 것이 선대 수령의 유훈이라고 역설해왔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장거리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만든 것은 미국을 위협해 남한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을 향해 설사 한방 쏜다고 해도 미국 대륙을 평정시킬 수도 없거니와, 또 미국이 막강한 무력으로 북한을 반격하기 때문에 미국을 향해 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보릿고개에 최악의 식량난을 맞고 있는 북한 내부상황을 가족들과 연락하는 탈북민들을 통해 들어보았습니다. 이상, RFA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