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관계 종식’ 북한, 반미선전교육 폐기할까?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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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TV'가 지난해 5월 2일 '올 놈은 다 오라! 양키들아'라는 제목의 영상 화면 캡쳐.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TV'가 지난해 5월 2일 '올 놈은 다 오라! 양키들아'라는 제목의 영상 화면 캡쳐.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미북정상회담에서는 수십년간 이어온 두 나라간 적대적인 관계를 끝장내고 새로운 신뢰를 구축할 데 대한 의제가 논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70년 가까이 이어온 해묵은 반미선전교육이 사라질 지 주목됩니다. 정상회담 이후 주민들 속에서는 미국에 대한 환상이 확산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이외로 “평화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말라”고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양국간 적대관계의 산물인 북한의 반미선전교육이 막을 내릴지 여부와 북한이 주민들 속에서 확산되는 미국에 대한 환상을 어떻게 막겠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이 녹음은 지난 14일 북한 중앙텔레비전이 방영한 미북정상회담 관련 동영상입니다.

40분 분량으로 편집된 영상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평양을 출발하는 장면, 두 정상이 만나는 장면, 공동성명서에 서명하는 모습 등을 담았습니다.

수십년간 이어온 적대관계를 극복하고, 두 정상이 악수를 하는 모습은 북한 내부에 상당한 충격과 호기심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미디어 정치에 뛰어난 감각을 가진 북한의 신세대 지도그룹은 이번 미북정상회담을 김정은 띄우기에 크게 활용했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북한 사진 촬영가들은 미화 2만달러 어치의 현대적인 촬영장비를 사용하고 있었고, 이들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만남의 세부장면까지 놓칠세라 바쁘게 뛰어다녔고, 돌아가서는 신속하게 영상을 편집해 내놓았습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을 개선장군마냥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영상에서 경이로운 것은 북한의 노간부들이 싱가포르로 떠나는 김정은을 눈물로 바래우는 장면이었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들에 따르면 북한은 노동당 강연을 통해 “원수님이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미국대통령과 담판을 하러 간다”고 선전해왔습니다. 이른바 ‘100년 숙적’으로 비난하던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김정은의 용단을 경모해 눈물을 흘린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무사히 평양으로 귀환한 다음 북한 주민들의 마음은 미국에 대한 기대와 환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와 관련해 북한 소식통은 “대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층들 속에서는 미국영화와 미국 가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로스안젤스나 뉴욕과 같은 미국의 지명을 자주 입에 올리고, 미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하려는 열의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6.25전쟁을 겪은 세대들이 점차 사라지고, 전쟁이후 태어난 사람들이 사회 주류를 이루게 되면서 자연히 반미 적대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또 미국에 정착한 탈북인들이 늘어나면서 북한 주민들은 교과서에서 배운 미국이 아닌 현실적인 미국에 대한 기대가 이번 미북정상회담을 기회로 증폭된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오랫동안 미국을 철전지 원수로 교육받았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자체가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김정은이 무사히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오자, 주민들 속에서는 미국에 대한 호의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과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서는 대미비난 기사가 사라지고, 북한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미합중국 대통령’ ‘최고 수뇌’라는 존칭어까지 깍뜻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존칭어를 사용하는 것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선전용일뿐 이라고 미국 동부에 사는 한 탈북인사는 자유아시아방송에 19일 말했습니다.

김씨: 외부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 존칭어를 붙여주고, 그렇게 보여주어야 북한도 변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에 보여줄 수 있으니까, 그래야 미국에서 여러가지 지원이 갈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통제는 더 강화할 것입니다.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여전히 평화에 대한 환상을 꿈꾸지 말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소식통은 14일 “군부대에서는 병사들과 군관들에게 평화에 대한 환상을 조금이라도 가지지 말라고 사상교양사업을 강도높게 진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미북정상회담이 북한 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데 따른 평화 의식이 군인들 속에서 싹트는 것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과의 적대관계를 끝장내고, 외교관계 수립을 꿈꾸는 북한에서 70년간 이어온 해묵은 반미선전박물관과 각종 반미선전 교육자료들이 사라질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적대관계를 해소하자고 약속한 이상, 그 약속의 첫 이행이 거짓과 날조로 점철된 반미선전교육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러면 북한에는 반미선전교육장이 얼마나 될가요?

현재 북한의 각도시군에 건설된 반미계급교양관은 약 200여개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행정말단 단위인 리, 노동자구에도 반미선전실을 꾸려놓아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북한은 과거 대내 결속을 위해 반미교육을 강화해왔음은 조선중앙 텔레비전을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북한군 장령 녹취: 백두산 총대로 날강도 미제의 사상최대의 압박과 도발책동을 단호히 짓부셔 버리고….

한 탈북자는 “북한 정권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나 민생이 악화될때마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돌려왔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 전역에 반미계급교양실을 대대적으로 꾸리고 반미교육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신천박물관 등 몇몇 장소에 국한되었던 반미교양선전장은 김정은 집권이후 전국으로 확대되고 매 도시군에 반미계급교양실을 꾸려왔습니다.

반미선전교육장을 정기적으로 주민들에게 참관시켜 미국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주입시키고, 정권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려왔던 것입니다.

북한이 이용한 선전내용 중에는 날조된 것도 적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이 반미계급교양실을 꾸리라고 지시하자, 일부 지방 당국은 6.25 때 미군이 점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으로 자료를 발굴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중앙TV: 군에서는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삭주군에서 감행한 미제 승냥이들의 치떨리는 살인 만행을 보여주는 사진 자료들과 직관물들을 전시해놓고 참관조직을 짜고들고 있습니다.

삭주군은 6.25때 미군이 점령한 바 없지만, 반미계급교양관을 만들어 북한 주민들을 교육하고 있음을 북한 매체가 공개한 것입니다.

일부 지방에서는 또 다른 지방의 ‘미제의 만행’ 자료들까지 가져다 자기 지방에서 벌어진 것처럼 꾸며 대중 교육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대표적인 반미선전장으로 활용하는 신천박물관에는 미군이 신천군 주민 3만 5천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립문서보관서에는 이 학살을 주도했다는 미군 지휘관의 이름이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복수의 탈북자들은 신천지방에서 벌어진 대학살은 공산당과 반공세력 사이에 벌어진 살육전이었고 미군의 개입은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탈북인 김씨는 북한이 반미선전교육을 중단하기는커녕 내부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김씨: 북한의 기본적인 정권의 명분이 공산주의 사상엔데, 반제반미 제국주의 사상인에 기초하고 있는데, 그걸 없애지는 않을 겁니다. 외부적인 쇼를 계속 하면서 아마 내부적으로 통제를 강화할 것입니다. 북한정권을 지키는 것을 우선시 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여러가지 경제 지원을 하여야 하니까, 아마 외부적으로는 쇼를 하고 내부적으로는 통제를 더 심하게 할 것입니다.

계속하여 김씨는 북한 전역에 널려진 반미선전교육장도 성급히 폐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즉 반미선전을 중단할 경우, 지금가지 북한 정권이 벌여온 북한 체제 정통성이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적대관계 청산을 주장한 북한이 반미선전장을 폐기할 지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이상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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