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은 어디로> 오늘 진행을 맡은 한영진입니다.
"진정한 지도자가 되려면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이 말은 북한에도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인권지도자 넬슨 만델라가 남긴 말입니다. 만델라는 남아프리카에서 흑인해방 운동을 위해 싸우다 정치범으로 잡혀 무려 27년간이나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석방후에는 미국과 영국, 쿠바 등 외국을 다니며 세계분쟁 문제에도 기여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민주선거를 통해 남프리카공화국에서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용사이면서도 용서와 화해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는 만델라. 그는 "사람의 인생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주위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냈는가가 더 가치가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간추린 토막 뉴스 마치며, 오늘의 주제 "김정은의 최대 딜레마 '인권압박'"를 시작합니다.
이 발언은 요즘 외부 사회에서 높아지고 있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최고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입니다.
우선 미국정부는 지난 7월 김 위원장을 비롯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을 인권유린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로버트 킹 미국무부 북한인권 특사의 말입니다.
로버트 킹 인권 특사: Basically it is question of the evaluating who is individual, who is responsible for human rights violations. All these individuals who personally specifically have some responsibility for setting the policy or who carrying out the actions the involved human rights violations.(기본적으로 이 문제는 누가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인권탄압) 정책을 작성하는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며, 인권탄압에 가담한 사람들입니다)
미국 국무부 차관보 톰 말리노프 스키:이번 제재의 효과는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는 북한 인사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이름이 뭔지, 무슨일을 하는지 우리가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말리노프 스키 차관보는 이번에 제재 명단에 포함된 북한 인사들은 전부가 아니라며, 앞으로 제재명단에 추가될 북한 인사들이 많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강조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도 "김정은 정권 하에서 수백만 북한 주민들이 강제노동과 고문 등 고난을 겪고 있다"며 북한 최고 지도부를 직접 겨누었습니다.
유엔도 지난 11월 중순 북한인권에 책임이 있는 북한 최고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촉구하는 북한인권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에 부응하여 많은 국제 인권단체들과 남한의 대북인권 단체들이 김정은을 국제형사 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한국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음성 녹취>: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인권탄압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안보리에 요청하는 국제청원 운동이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인권탄압자로 자신이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 서게 되는 것. 때문에 어떻게 하나 자신의 이름이 인권탄압자 명단에 오르는 것을 막으라고 북한 외무성 등 관계기관을 강하게 질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김정은을 제재 명단에 올린 미국을 향해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제부터 미국과의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우리 공화국의 전시법에 따라 처리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북한 외교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미국에서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을 때에도 그것을 상영하지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외무성에 내려보냈다"면서 "자신이 인권 범죄자로 몰리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외교관들은 유엔 무대에서 김정은이 인권 범죄자로 규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유엔에서 북한 지도부를 처벌하도록 권고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관리들은 회의장에서 일방적으로 퇴장하고,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을 적대시하는 국가들의 정치적 공모"라고 반박했습니다.
2년 전에도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는 유엔무대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증언하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증언1(김혜숙): 정말 하루에 한끼 먹으면서 너무 풀을 뜯어먹으면서 먹어서 산에 풀도 없습니다. 그래서 도토리 나무 잎사귀를 뜯어다가 떱떱한 것을 우려내어 사람들이 먹고 살고…
탈북자 증언2(정광일): 노동량을 채우지 못하면 식량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죽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인권담당 참사관은 북한 최고 지도부가 책임져야 할 반인륜적 범죄가 무엇이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은 인도네시아 등에서 진행되는 북한 인권 행사장에도 나타나 행사를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총력전은 어떻게 하나 김정은을 인권탄압자로 지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됐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집권초기에는 자신을 '인권주의자'로 자처했습니다. 최근 탈북한 간부 출신 탈북인사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기에 "우리(북한)가 왜 반인권 국가라는 비난받아야 하는가"며 광폭정치 일환으로 1만명의 죄수들을 일거에 석방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자신이 할아버지와 아버지 시대에 자행됐던 인권탄압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아 1만명에게 대사령을 선포한 겁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한 대북 소식통은 "대사령이 내려지자 많은 경제범들과 절도범, 탈북자들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김정은 만세'를 부르는 등 북한 내에서 어느 정도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갔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소식통: 2월 16일 퇴소했는데, 대사령을 받았는데, 그게 뭐 도강생(탈북자)들, 경제범이라고 하는데 가족들은 다시 탈북할까봐 그런거죠.
하지만, 이는 잠시 반짝 효과를 거두었을 뿐, 실패로 돌아갔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왜냐면 당시 사회로 방출된 죄수들에게 직장과 집을 주어 안착시키고, 직업 능력개발 교육도 시켜야 했지만, 대책없이 내놓기만 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으로 끌려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북한 상황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취한 처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뒤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는 등 공포정치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고위간부 수백명을 잔혹하게 숙청해 '인권유린자'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은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서 당했던 인권 압박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빅딜', 즉 큰 거래를 꿈꾸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핵을 폐기하지 않은 채,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 등에 매달릴 경우, 미국은 김정은 정권 교체를 포함한 초강수를 들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 등 국제무대에서는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최고지도부 핵심인사들을 국제형사 재판소(ICC)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송상현 전 국제형사 재판소 소장은 김정은을 국제형사 재판소 법정에 세우는 것 자체가 상징적이고도 정신적인 큰 압박으로 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송상현 전 국제형사 재판소 소장: 절차에 있어서는 그런 기간 제한이 없고요. 이 영장이 그 사람이 죽을 때까지 살아있는 겁니다. (외국을)방문하면 체포해서 보내야 하니까, 방문도 못하고, 따라서 죽을 때까지 그 사람은 편안하지 못합니다.
비록 김정은이 외국에 나오지 못하고, 안에서 버티기 작전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내부 균열로 인해 어떤 일이 발생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송 소장은 내다봤습니다.
무자비한 측근 처형으로 이미 '인권유린자'의 반열에 오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앞으로 국제사회의 핵포기 압박과 인권압박에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RFA 주간기획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김정은의 최대 딜레마 '인권압박'"를 마칩니다.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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