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인생: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씨


2006.08.22

주간 기획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인생’ 이 시간에는 노숙자 걸식자 등에게 무료로 사랑이 담긴 음식을 제공하는 인천의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씨의 아름다운 인생을 전해 드렸습니다.

남한에는 배고픈 이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나누어 주는 곳이 꽤 여러 곳이 있습니다. 그런 곳 가운데 인천시 동구 화수동에 민들레 국수집이 있습니다. 지난 2003년 문을 연 민들레국수집의 운영자인 서영남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에서) 배고픈 이들에게는 한 끼의 밥도 소중하지만 그 밥그릇에는 사랑이 담겨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서영남 : 무료급식한다고 거리에 줄 세워놓고 사람을 사람대접 안하는 거 같아서... 그렇게 눈칫밥 주고 그렇게 해서 살겠습니까? 그 사람을 정말 따뜻하게 대해주고 사람으로, 이웃으로 대해주고 그래서 식사를 해야 그게 살로 가죠.

서영남씨는 오전 10시부터 문을 열어 오후 5시까지지만 자신이 식당에 있는 한 시간이 지났다고 거절하는 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서영남 : 그 이후에 와도 제가 있으면 식사대접 해드려야죠, 왜냐하면 늦었다고 식사를 안 드리면 굶어야 되거든요.

다들 서영남 씨의 사랑이 담긴 음식대접에 고마워 하지만 늘 좋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닙니다. 술을 마시고 와서 그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영남씨는 이들마저도 한 식구, 한 가족과 같이 대했습니다.

서영남 : 술 먹고 한 여섯 달 정도 와서 못살게 굴고 했는데 그거 다 받아주면 되죠 뭐 외로워서 그러는 건데.. 여섯 달쯤 받아주니까 재미가 없어서 술을 끊어 버리던데요.

수도원에서 24년 동안 수도사생활을 하면서 늘 꿈꾸던 일이 있었는데 그건 감옥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아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영남 : 수도원 있을 때 제가 꿈꾸던 것이 감옥에 있는 사람들 돌보아 주는 일 그걸 할려고 애썼거든요 1994 년부터는 교도소 일 만 전문으로 나섰댔습니다.

그 당시 서영남 씨가 만난 사람 중에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인 세례명이 꼴베라는 분이 있습니다. 교도소에서 종이가방을 만들어 한 달 받는 7만원을 꼬박꼬박 모아 민들레 국수집에 보내고 있는 서영남씨는 꼴베씨가 감옥에 간 이후 홀로 남은 꼴베씨의 노모를 보살펴 주고 한 달에 한 두 번은 그 멀리 떨어진 산골 청송교도소를 찾아 꼴베씨에게 삶에 대한 용기를 잃지 않도록 붙잡아 주었습니다. 서영남씨는 꼴베씨가 교도소에서 나오면 조폭, 그러니까 조직 폭력배들이 또 꼴베씨에게 접근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꼴베씨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서영남 : 지금도 조폭들이 나오면 조직에서 일하라고 하지만 그걸 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국수집 옆에서 같이 살기로 하고 그랬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은 단체나 정부로부터 지원을 일체 받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작지만 사랑으로 참여하는 개인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됩니다.

서영남: 우체부 아저씨가 한 달 용돈 조금 받으면 달걀 사놓고 그리고 굶으시고 그래요 그 날은.. 배고픈 사람들과 배고픔을 같이 나눠야 된다.. 그래야 마음을 나눌 수 있고.. 배고픈 사람의 심정은 배고파봐야 알지요.

서영남씨는 외로운 사람이 외롭지 않을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외로움과 외로움이 함께 만나 친구가 되면 둘 다 외롭지 않게 된다는 아주 단순한 해법입니다.

서영남: 자포자기 했을 때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면 거기서 살 수 있거든요, 보통 감옥에 있는 형제들이 자기가 너무 외롭다고 그러는데 외롭다고 하면서 절망스럽다고 하면서 더 힘든 사람과 함께 하면 되는데 그걸 못하는 게 제일 안타깝지요, 더 외로운 사람에게 친구가 되 주면 둘 다 안 외롭게 되잖아요.

워싱턴-이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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