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첨단 기술과 북한의 IT] 실험동물 대신한 오가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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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을 세계의 첨단과학과 기술의 세계로 안내하는 북한에서 온 박사 김흥광입니다.

지난 방송에서 우리는 100세 무병장수를 담보하는 최신 의학기술인 유전자 가위와 줄기세포에 대하여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생명공학 분야의 최신 기술인 오가노이드에 대하여 전해드리면서 100세 시대가 말이 아닌, 눈앞에 다가오는 현실이구나 하는 사실을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이야기에 앞서 두가지 질물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는 신약개발이나 치료법 연구를 위해 한 해에 사용하는 실험용 동물은 얼마나 될까요? 둘째로 그렇다면 실험용 동물을 쓰지 않고 신약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대체 방안은 없을까요?

첫번째 질문의 답을 드린다면 대한민국에서만도 작년 2022년에 거의 500만 마리의 실험동물을 썼습니다. 북한의 가정과 논밭에서도 자주 보는 생쥐와 들쥐는 인간에게 친숙한 동물입니다. 과학자들은 인간을 대신해 생쥐를 연구개발 과정에서 활용하는 실험동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기니피그, 햄스터, 토끼, 개, 고양이, 돼지, 원숭이를 쓰기도 합니다.

생쥐를 실험동물로 많이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 유전자와의 유사성 때문입니다. 생쥐는 인간처럼 약 3만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중 약 80%가 인간의 유전자와 상동성을, 19%는 높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사성이 없는 유전자는 1% 미만에 불과합니다.

실험동물로서 생쥐의 두번째 장점은 임신 기간이 3주 내외로 짧고, 한번에 5~15마리의 새끼를 낳는 겁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 세대가 2~3년으로 매우 짧아 노화 연구나 의약품 효능 검증과 같은 연구에 적합합니다.

최근 신약개발을 위해서 너무도 많은 동물을 실험용으로 쓰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인간이 무병하게 살려고 실험동물을 무제한적으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어 세계적으로는 매년 4월 24일을 세계 실험동물의 날로 정하였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동물자원센터는 매년 4월 24일 세계 실험동물의 날에 실험동물 위령제를 개최합니다. 위령제를 통해 인간을 대신해 고통을 겪고, 소리 없이 죽어가는 실험동물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령제를 지내는 것만으로 죽은 실험용 동물들을 살려낼 수 없고,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그날까지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해마다 수억 마리의 동물을 죽이지 않고 신약과 치료법을 연구 완성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022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식품의약국 현대화법에 서명함에 따라 비임상 단계에서 동물실험 결과 없이도 의약품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의무 조항이 완화되면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그 대안이 무엇일까요? 바로 오가노이드입니다.

오가노이드란 인체의 줄기세포로부터 분리한 세포를 3차원 배양법으로 다시 응집·재조합하여 개별적 신체 장기의 생리의학적 특징을 그대로 재현하는 세포 집합체입니다. 오가노이드는 신체의 복잡한 신체장기의 기능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실험동물 대신 이 인공적인 세포조직 체계를 사용하여 신약 개발, 인공 장기 및 질병 치료 등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욱 발전하여 오가노이드는 실험동물용 대체수단으로 뿐아니라 못쓰게 된 인체 장기들을 들어내고 새로 이식할 수 있는 완전한 장기를 만드는 데도 핵심기술로 이용됩니다.

오가노이드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한 나라는 미국이고 선두에서 이 기술을 완성해나가는 나라도 바로 미국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오가노이드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 연구센터 손미영 박사 외 16명의 연구집단은 몇해 동안에 10개 이상의 신체장기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작년에는 이 기술을 관련 전문기업에 67 여억원을 받고 기술이전 함으로써 혁신 신약, 재생치료제 개발 및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평가 체계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목격하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북한에서는 신약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답답해집니다. 그럼 이것으로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