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물가] 국제 구리가격 상승과 북한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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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북한 물가’ 시간에 정영입니다. 오늘은 최근 상승하고 있는 구리 가격과 북한의 밀수 실태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최근 국제시장에서 구리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5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장중 파운드당, 즉450그램에4.2달러를 훌쩍 넘겼습니다. 비철금속을 주로 거래하는 대표적인 런던금속거래소(LME; London Metal Exchange)에서 구리가격은 4월 11일 기준으로 톤당 9천37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구리는 북한에서 적동이라고 하는 전동기나 변압기에 들어가는 전선을 말합니다. 구리는 전기 저항이 작기 때문에 먼 곳까지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전선으로 널리 사용됩니다. 전선줄이 없으면 전기기관차도 달릴 수 없고 먼곳까지 전기도 보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왜 구리가격이 오를가요?

이유는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은 수백 수천대의 컴퓨터가 밀집된 곳에서 엄청난 양의 자료를 빠른 속도로 연산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4차 산업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을 받으면서 대형 기술기업들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인 아마존은 버지니아주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는데, 이 데이터 센터는 일명 ‘전기먹는 하마’라고 업계에서 부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챗GPT 같은 생성형 AI 를 기반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구글,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도 데이터센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기업 및 인공지능 기업인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얼마전 ‘보쉬 커넥티드 월드 컨퍼런스’에서 “AI의 연산 능력이 6개월마다 10배씩 증가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내년부터 전기와 변압기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년전에는 인공지능에 들어가는 반도체 신경망 칩이 부족했지만, 다음으로 부족할 것은 반도체 칩들을 가동시킬 수 있는 전기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만가동해야 하는데, 챗GPT 같은 생성형 AI 검색서비스를 이용하자면 구글로 검색할 때보다 수십배나 전기가 더 드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왜냐면 사용자가 묻는 질문에 컴퓨터가 답변을 하자면 많은 양의 자료를 읽고 내용을 취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인공지능이 발전할 수록 전력이 부족하고, 이는 곧 발전기와 변압기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구리의 수요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인공지능 관련 국제투자기관은 2030년에는 지금보다 100만 톤의 구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국제투자기관 골드만삭스와 대형 은행 씨티그룹은 내년도 구리 가격을 톤당 1만2000달러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지금보다 30% 더 뛸 것이란 지적입니다.

북한의 구리매장량은 290만톤에서 423만톤으로 정확한 량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지만, 남한보다는 50배가량 많은 것을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구리는 중국으로 몰래 밀수하는 주요 품목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 양강도에서 동밀수 등을 하다 남한으로 탈북한 배모씨는 “전국의 동과 귀금속이 북중 국경으로 몰리는 데 중국의 밀수업자들이 동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북한 주민들은 국제 구리 가격을 정확히 모르고 무작정 중국 사람들이 요구하는 대로 넘기고 담배나 술 등을 받았습니다. 당시 배고픈 북한 주민들은 구리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전기선을 절단하는 현상도 많이 나타났습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 용천군 용암포 등은 중국에 구리를 밀수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평안북도 출신의 한 탈북민은 “압록강 국경지역에는 중국과 거래하는 밀수꾼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지방에서 가져온 구리를 중국에 넘겨 많은 이윤을 남겼다”면서 “북한당국은 구리 밀수를 막기 위해 관련자들을 최고 총살까지 했지만, 여전히 구리 밀수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국제 환율 및 주요 물가 시세입니다.

4월 11일 미국 외환시장( https://www.x-rates.com)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7.23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3,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53엔입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 돈의 가치는 1대1,369원입니다. 다음은 금 시세입니다. 4월 1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순금 1트로이 온스(troy ounce)당 가격은, 즉 31.1그램은 2,345달러입니다. 한편 4월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배럴(158.9리터)당 85달러, 중동산 두바이유는 85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당 90달러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